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잘되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다 있다

빈스 윙 2011. 3. 28. 08:27

골프 심리학자들은 골프를 100% 심리운동이라고 주장합니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골프가 심리운동이라는 데는 공감하지만, 그래도 100% 심리운동이라는 데는 고개를 갸우뚱 할 것입니다. 저 역시 100%는 너무 심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이유가 상당한 타당성을 가지고 있어서 오늘 소개할까 합니다. 여러분은 심리학하면 무슨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마음, 심장, 초능력, 심령술사. 이런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스포츠 심리학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뇌 의학이 떠오르더군요. 제가 왜 뇌 의학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골프 심리학자들이 골프를 100% 심리운동이라고 말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골프스윙을 배운다는 것은 스윙 동작에 대한 정보를 뇌에 기억시키는 과정이고, 뇌에 기억된 정보를 뇌가 신경조직을 통해 우리 몸에 명령을 내림으로서 스윙이라는 동작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게 심리학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요? 심리학이란 생물체의 의식 현상에 따른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므로 뇌에 스윙정보를 저장하는 것(의식 현상)과 이에 따른 스윙동작을 하는 골프스윙(행동)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는 심리학에서 극히 일부에 속하는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스포츠(골프) 심리학을 뇌와 신경조직의 원리에 기반을 둔 학문이라는 차원에서 중년의 성인골퍼에게 골프가 어려운 이유와 처음에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 그리고 스윙을 교정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 등을 뇌와 신경조직을 통해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뉴런이니 시냅스니 하면서 신경회로에 대해 설명한다면 너무 복잡하고 내용이 딱딱해지므로, 감각기관(오감)에 의한 자극이 신경회로(감각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되고, 뇌가 신경회로(운동신경)를 통해서 손과 발 등의 신체에 명령을 전달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물론 다소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점은 이해바랍니다.

 

생활 속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정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로 기똥차게 일을 처리하는 달인들이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초밥의 무게를 손으로 갈음하여 똑 같은 무게의 초밥을 만들어내는 달인, 자신이 만든 음식의 맛을 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달인, 공사장에서 삽으로 몇 미터 떨어진 위치에 정확하게 모래나 시멘트 반죽을 던져주는 달인, 간단하게는 저글링의 달인 등등. 이런 분들이 어떻게 달인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을까요? 밥 먹고 매일 하는 일이니까. 맞습니다. 골프로 말하자면 엄청나게 연습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를 뇌 생리학적 심리학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용어가 어려운 것에 대해 걱정하지 마세요. 사실 저도 뇌 생리학적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뇌 생리학이나 신경 생리학이라는 이름이면 적당할 것 같아 임의로 사용한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의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듯이 움직이는 동작도 뇌에서 기억을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자전거 타기, 줄넘기, 훌라우프 등의 동작을 뇌에서 기억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골프스윙동작도 예외는 아닙니다.

 

 

동작이 기억되는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청각, 촉각, 시각, 미각, 후각 등의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자극이 감각신경을 통해서 뇌에 전달되고, 뇌는 이를 분석해서 이미 뇌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라면 운동신경을 통해 근육에 명령을 내리고, 근육은 수축 또는 이완되어 뇌의 명령을 수행하게 됩니다. 뇌에 저장되지 않은 정보라면 뇌에서 혼란을 일으켜 근육에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릴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뇌에 저장된 정보는 배우고 익혀서 학습효과가 생겨 뇌가 기억하고 있는 정보입니다. 전혀 배운 적이 없는 동작에 대해서는 뇌가 어떻게 근육에 명령을 내릴지 모르므로 어설프고 엉뚱한 동작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뇌가 동작을 기억할까요? 뇌가 동작을 기억하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이해하면 골프스윙을 배우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말초신경계와 함께 행동을 제어하는 중추신경계(뇌와 척수를 포함함)는 수많은 신경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신경세포에는 시냅스라는 연결부위가 있습니다. 이 연결부위는 서로 분리되어 있고, 어떠한 자극에 의해서 뇌가 전기적 신호를 보내면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신경세포에 전기적 신호가 전달됩니다.

 

중추신경계 : 동물의 신경계에서 가장 많은 부위를 차지하는 부분으로 뇌와 척수를 포함한다. 말초신경계와 함께 동물의 행동을 제어한다. 척추동물에서는 뇌와 척추가 중추신경계를 이루며 이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는 연합뉴런이 주가 된다.

 

말초신경계 : 동물의 신경계 일부로서 중추신경계와 함께 동물의 행동을 제어한다. 외부의 자극을 감지하여 중추신경계로 전달하고, 또한 중추신경계에서 오는 반응을 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시냅스 : 뇌에는 수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가 존재하며 서로 복잡한 신경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1개의 신경세포는 수천 개의 다른 신경세포와 신호를 주고 받는 ‘시냅스’란 연결을 통해 학습 기억 등 지적 능력을 발휘한다.

 

뇌에서 자극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약할 경우에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지 않아 신경세포간에 전기적 신호가 전달되지 않으므로 동작을 수행하는 등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동작이나 반응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신경세포의 연결부위인 시냅스에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되게 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시냅스(신경세포간의 연결부위)에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활성화된다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같은 동작을 계속적으로 반복하게 되면 같은 신경회로의 시냅스 부위에서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되어, 즉 신경회로가 활성화되어 특정 신경세포의 연결을 강화하게 됩니다. 이렇게 신경세포 간에 연결이 강화되는 것을 학습이라고 하며, 신경회로간의 연결이 변하면 이와 관련된 동작도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골프에서의 스윙동작을 예로 들면, 스윙동작을 수행할 때 연결되는 신경회로는 그 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주 많을 것입니다. 스윙동작을 수행하게 하는 수 많은 신경회로 중에서 하나만 변하면 골프 스윙도 변하는 것입니다.

 

 

특정한 신경회로가 반복적으로 활성화되면(예를 들면, 골프스윙을 위한 신경회로), 신경세포 내에 새로운 종류의 단백질(DNA)이 만들어져서, 이 단백질 내에 정보가 저장되어 우리 뇌에 영원히 기억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자전거 타기나 수영 등의 운동을 오랜 기간 하지 않아도 잊지 않고 할 수 있게 되는 원리입니다. 연습을 꾸준히 하라고 하는 이유도 골프스윙에 필요한 신경회로를 반복적으로 활성화시켜서 신경회로 내의 단백질에 골프스윙에 대한 운동정보를 기억시키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신경회로를 반복적으로 활성화시켜 전용화된 신경회로가 만들어진 후에 제대로 된 스윙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스윙을 변경하려면 기존에 만들어진 신경회로보다 강력한 신경회로를 만들어 기존의 스윙으로 만들어진 신경회로를 억누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신경회로의 특성 중에 하나는 기존에 만들어진 신경회로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배울 때 제대로 잘 배워야 하고, 한 번 만들어진 신경회로는 지속성을 가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스윙교정이 어려워지는 이유를 신경회로의 지속성이라는 특성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나의 초보시절을 되돌아보면, 공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스윙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그래도 잘 맞지 않으면 또 다른 방법으로 스윙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동은 뇌 생리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아주 좋지 않은 방법인 것입니다. 여러 가지 골프스윙의 신경회로가 형성되어 스윙의 일관성을 해치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한가지 레슨프로들이 연구를 너무 많이 하지 말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마추어 초보골퍼가 스윙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스윙이 신경회로에 기억되어 자기 만의 스윙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골프 입문자들은 욕심내지 말고 그저 레슨프로가 시키는 대로 묵묵히 따라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레슨프로의 말을 잘 듣는 골퍼가 골프를 잘 치게 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내가 이러한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을지도 궁금합니다.

 

이처럼 신경회로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서 골프에서의 수행동작에 대한 여러 가지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고의 영역이나 동작의 영역에 자기만의 일정한 패턴이 생기게 되는데, 그러한 패턴은 선입견일수도 있고, 자기고집 일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이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않는 근육을 이용해서 동작으로 표현하는 것에 절대적인 걸림돌이 됩니다. 중년의 성인초보골퍼에게 골프가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 날은 기가 막히게 공이 잘 맞고, 어느 날은 뭔가 부자연스러운 스윙을 하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은 평소에 활성화시킨 신경세포를 이용하지 못하고 새로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스윙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새로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킬 때는 시냅스에 신경전달물질이 원활하게 분비되지 않으므로 뇌에서 내리는 명령이 원활하게 근육에 전달되지 못하므로 어색한 동작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우리 몸에 거미줄처럼 분포되어 있는 신경회로를 통해서 골프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골프 심리학자들의 골프는 100% 심리운동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우리가 이러한 뇌 의학적인 요소가 심리학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그렇게 광범위한 학문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의아해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자세히 생각하면서 읽으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내용을 너무 장황하게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기회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골프심리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