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를 망치게 하는 과거와 미래의 샷

빈스 윙 2011. 4. 12. 08:00

평소에 골프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데, 골프 심리학에 발을 조금 담가보니 그 분야가 무궁무진하더군요. 골프 심리학이라는 것이 결국은 뇌가 명령을 하고, 신경(회로)을 통해서 스윙뿐만 아니라 왜글, 프리샷루틴 등의 특정동작을 하게하는 것인데 이러한 동작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는 이유가 평소와 다른 자극이 주어지면 뇌에서 잘못된 명령을 내리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골프심리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연구(?)를 하던 중에 김헌 교수님께서 쓰신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책에서 가장 중요한 샷을 묻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부분의 골퍼들은 티샷이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저는 어프러치 샷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정답이 다음 샷이라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책에서 언급하는 다음 샷은 이번 샷을 하기 전의 다음 샷이 아니고, 이번 샷을 하고 난 다음의 샷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지금 치려고 하는 샷을 말하는 거겠죠.

 

골프에서 지난 홀에서 친 샷이나, 다음 홀에서 칠 샷 보다 지금 치려고 하는 샷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마도 대부분의 골퍼들이 공감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골퍼들이 샷을 준비하면서 지난 홀의 미스샷을 생각하거나, 지금 치는 샷이 제대로 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프는 과거와 미래의 샷에 집착하는 순간 현재의 샷이 망가져버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샷에 몰입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굳샷을 만드는 길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골퍼들이 과거의 샷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은 과거의 미스샷이 신경세포상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전홀에서 퍼팅이 짧았다는 기억이 머리 속에 강하게 남아있으면 이번 홀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퍼팅이 길어지게 되어 퍼팅감을 찾기 힘들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초보골퍼가 슬라이스를 감안하여 왼쪽으로 에임을 하면서 공이 똑바로 날아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미래의 샷에 대해 염려하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현재의 스윙과는 관련 없는 과거의 미스샷이 머리 속에 강하게 남아있거나, 아직 치지도 않은 공이 잘못된 방향으로 날아갈 것을 걱정하게 되면 현재의 스윙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오늘 공이 너무 잘 맞습니다. 몇 홀을 남겨두지 않았는데 라베를 찍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판 몇 홀을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하염없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이미 미래에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미래에 가 있으면 현재의 샷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현상은 비단 골프에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야구에서나 축구에서도 신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게임이 너무 잘 풀리거나 풀리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현재의 샷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과거 혹은 미래에 가 있게 되면 현재의 샷에 집중하지 못해서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샘 스니드는 집중력은 인내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18홀 내내 현재의 샷에 집중하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전반에 게임이 잘 풀리지 않으면 전반은 포기하고 후반에 잘 해야지하는 마음을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생각이 이미 미래에 가 있어서 현재의 샷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가 됩니다.

 

집중, 몰입, 인내, 정신력이라는 키워드를 생각하고 평소에 연습을 하면서도 이러한 훈련을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휘두르는 연습으로 실전에서 집중력이나 인내심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오직 현재의 샷에만 집중하는 연습과 훈련으로 실력을 키워보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