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눈과 몸으로 확인하고도 못 믿는 초보골퍼

빈스 윙 2011. 4. 14. 08:00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처음 골프를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골프스윙에 대해 스스로 체험을 하고도 내 자신을 못 믿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의 예를 들면 연습장에서는 의도적으로 인-아웃의 스윙궤도를 그리면서 스윙을 해도 공이 오른쪽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실제 스윙에서도 체험했건만 실제 라운드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예는 내가 골프를 하면서 많이 경험했다. 공을 띄우기 위해서 굳이 퍼 올리는 스윙을 하거나 손목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실제로는 퍼 올리는 스윙을 한다든지, 있는 힘껏 스윙을 해도 스윙스팟에 공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거리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지막지하게 스윙을 한다든지, 백 스윙을 크게 한다고 거리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오버스윙을 한다든지 등등.

 

이러한 현상은 수도 없이 많다. 이렇게 알고 있거나 실제로 눈과 몸으로 확인을 하고도 고쳐지지 않는 것이 초보골퍼들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러한 초보골퍼들의 한계를 나 역시 극복하지 못하고 수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내 스스로를 설득해가며 지금까지 왔다.

 

이러한 현상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좌뇌와 우뇌의 기능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우선은 자기불신과 자신감에서 찾고 싶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기불신 때문이라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처음 골프를 배우는 성인골퍼의 경우에는 자기불신 혹은 자기고집(我執)을 무너뜨리고 깨뜨려야 위에서 언급한 초보골퍼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이는 곧 마음을 비우는 것과도 통하는 일이다.

 

 

나의 경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단계가 처음에는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어도 머리 속에 알고 있는 대로 또는 레슨프로가 가르쳐주는 대로 할 수가 없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퍼팅을 하면서 고개를 돌리지 않으려고 굳게 마음을 먹고 퍼팅을 했는데, 나도 모르게 머리가 돌아갔고, 아차 싶었던지 역시 나도 모르게 다시 머리를 원위치 시켜서 주위사람들을 웃게 만든 일도 있다.

 

어프러치 샷을 하면서 손목을 썼던 일, 슬라이스가 나면 날수록 나도 모르게 엎어 치는 스윙이 더 심해졌던 일 등등, 나에게 이러한 예를 찾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골프를 배우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나 자신과 싸우는 시간들로 일관했고, 그 만큼 나 자신과 싸우면서 고쳐야 할 수 많은 동작들 속에서 헤매고 있었으니 말이다.

 

먼저, 퍼팅을 하면서 고개를 움직이지 않게 된 방법은 신경을 고개를 움직이지 않는 쪽에만 쓴 것이다. 공이야 굴러가든 날아가든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물론 스트로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머리만 움직이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퍼팅을 했다. 뭐든지 독하게 해야 이뤄지는지 머리를 움직이지 않게 되기까지는 약 1달의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이건 좀 쉬운 편인데도 1달이나 걸린 것이다.

 

어프러치 샷을 하면서 손목을 쓰는 것도 공이 맞건 말건 손목에 기브스를 했다고 생각하고 어드레스시에 유지했던 손목과 클럽의 각도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연습을 했다. 물론 처음에는 로버트같이 뻣뻣한 동작이었지만 그래도 손목을 쓰는 것은 어느 정도 고칠 수 있었다.

 

초보골퍼가 어프러치 샷에서 손목을 많이 쓰는 이유는 공을 띄우기 위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은 로프트 각도에 의해서 저절로 뜬다는 것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손목을 쓰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공을 띄우겠다는 생각은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오직 손목을 쓰지 않는 것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하여 연습하면 효과적이다.

 

이렇게 습관화된 자신고집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조금은 과장되게 연습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딱딱하게 굳어진 습관이라서 깨뜨리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폴로스루시에 왼쪽 팔꿈치가 벌어지는 플라잉 엘보우를 고칠 때도 의도적으로 아주 과장되게 폴로스루를 크게 가져가는 연습을 했다.

 

지금까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못된 습관이 남아 있지만, 골프에서 자신 없어하는 마음과 스윙은 미스 샷을 유발할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자기불신이나 고집은 접어두고 자신감을 가지고 골프와 친해지는 골퍼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