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드라이버나 아이언 그리고 우드의 스윙과는 전혀 다른 스윙이 퍼팅 스트로크다. 물론 퍼팅을 골프스윙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전혀 다르고 아니고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윙과 스트로크의 매카니즘에서 우리 초보골퍼들에게 중요한 것은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퍼팅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쉽다는데 있다. 퍼팅이 쉬운 이유는 그 매카니즘이 스윙보다는 훨씬 단순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 측면(매카니즘)에서 풀 스윙과는 전혀 다른 스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일반적으로 퍼팅의 매카니즘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스트로크를 아크로 만드는 ‘인사이드 투 스퀘어’ 이고, 나머지 하나는 곧장 뒤로 뺐다가 퍼팅 라인대로 스트로크하는 ‘스트레이트 백 앤 스루’ 방식이다.
백 스트로크에서는 퍼터 페이스가 오픈되고 임팩트시에 스퀘어가 되었다가 폴로스루에서 클로즈되는 아크를 그리는 ‘인사이드 투 스퀘어 방식’은 내가 좋아하는 골프 지도자 하비 페닉에 의해서 거의 50여 년 간 퍼팅의 일반적인 개념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인 사이드 투 스퀘어 방식’ 보다는 ‘스트레이트 백 앤 스루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퍼팅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데이브 펠츠(Dave Pelz’s) 역시 에임라인을 따라 일직선을 이루는 스트로크가 가장 단순하고도 자연스러운 스트로크라고 말한 바 있다.
어떤 방식을 취하든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택하면 될 것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위에서 말한 두 가지의 방식이 아니고, 논리적인 퍼팅, 감각적인 퍼팅 그리고 복합적인 퍼팅에 관한 문제다. 이는 방향보다는 거리와 관계된 방식인데 대부분의 성인 남성 골퍼는 감각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논리적인 퍼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어느 정도 감각이 있는 골퍼는 복합적인 퍼팅을 추천하고 싶다.
유소년 골퍼들의 경우에는 논리적인 퍼팅을 가르쳐도 쉽게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그들은 거의 100% 감각에 의존한 퍼팅을 한다. 그들의 감각적인 퍼팅은 신기에 가까울 정도로 정확하다. 성인 골퍼들도 감각에 의존한 퍼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나친 좌뇌의 발달로 인해 쉽지 않은 일이며, 감각을 일시적으로 상실하게 되면 극과 극을 치닫는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감각적인 퍼팅이란 시각적으로 거리를 측정하고 뇌에서 받아들인 시각정보에 의해 운동명령을 내려서 수행하게 되는 퍼팅을 말한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그냥 감으로 치는 것이다. 이것은 우뇌가 발달한 골퍼들에게는 논리적인 퍼팅보다도 정확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논리적인 퍼팅은 실제로 걸음 수를 측정하여 퍼팅의 백 스트로크를 얼마로 할 것인지 계산하여 시행하는 퍼팅을 말한다. 좌뇌가 발달한 대부분의 성인 남성골퍼들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감각적인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렇게 거리를 몇 걸음인지 확인하고 스트로크의 크기를 결정해서 시행하는 퍼팅이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논리적인 퍼팅을 하더라도 감각적인 요소가 전혀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거리는 몇 걸음인지 실제로 확인을 하지만, 실제 스트로크의 크기나 빠르기는 감각적으로 할 수도 있다. 복합적인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논리적인 퍼팅에 가까운데,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논리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좌뇌와 감각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우뇌의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좌뇌와 우뇌의 충돌은 우리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퍼팅을 하면서 발생하는 마음 속의 갈등이다. 마음 속에 갈등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복합적인 퍼팅도 아니고 논리적이거나 감각적인 퍼팅도 할 수 없게 된다.
마음 속에 갈등이 일어나는 예를 들어보면, 홀컵 오른쪽에 에임라인이 있는 경우 임팩트 순간에 퍼터 페이스가 닫힌다든지, 임팩트 순간에 스트로크가 짧다고 느껴지면서 스트로크 스피드가 순간적으로 빨라지는 것 등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뇌가 본능적인 명령을 내리는 경우인데 일종의 보상작용에 의한 명령으로 잘못된 명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상작용은 잘못된 동작을 만회하려는 행위로 성공적인 퍼팅 스트로크를 하기가 어렵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퍼팅에서 이러한 보상작용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처음 생각했던 스트로크를 신뢰하고 퍼팅 동작을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퍼팅 동작을 단순화시키는 것은 퍼팅뿐만 아니라 스윙에서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상작용을 최소화하여 실수를 줄이기 위함이다. 퍼팅이나 스윙이나 그 동작이 복잡해지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스윙이나 퍼팅은 가급적 단순할수록 좋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백돌이 골퍼는 전체 타수의 43%가 퍼팅이라고 말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백파를 하기 전에는 이 수치가 어느 정도 맞았지만, 백돌이 탈출을 하고 나서는 35~3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나의 블로그에는 작년 6월부터 라운드 한 모든 자료들을 정리해 놓았다.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가 1.8 ~ 1.9개로 전체타수에 비해 퍼팅 수는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논리적인 퍼팅이 거의 자리를 잡았고, 내리막과 오르막 경사 정도를 보거나 브레이크를 보는 눈이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낀다. 사실 여기서 가끔씩 좌뇌와 우뇌의 충돌이 일어난다. 마음에 갈등이 생긴다는 얘기다.
내가 퍼팅을 연습하는 방법은 내가 정한 논리적인 수치를 확인하는 것과 스트로크의 빠르기를 일정하게 하는 것뿐이다. 백 스트로크와 폴로스루에서 자신의 논리적인 수치를 정해 놓으면 스트로크의 빠르기만 항상 일정하게 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이 두 가지를 익히는 데는 그리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신의 몸에 수치화되어 있으면 한 동안 연습을 하지 않아도 터무니없는 퍼팅은 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100% 감각에만 의존하는 퍼팅보다 좋은 점이라 할 수 있다.
연습장에서 대부분의 골퍼들은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의 풀 스윙을 주로 연습한다. 만약에 그들이 풀 스윙의 연습량만큼 아니 절반 정도만이라도 퍼팅을 연습한다면 퍼팅의 발전속도는 풀 스윙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급성장 할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연습하는 골퍼들이 많지 않다는데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스윙연습을 100번 한다면 퍼팅연습을 50번만 해도 스윙연습 100번 한 것보다 두 배 이상의 효과가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퍼팅은 (스스로 복잡하게만 만들지 않는다면) 동작이 단순하기 때문에 골퍼의 신경세포에 기억시키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렇게 쉽기 때문에 많은 골퍼들이 퍼팅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니면 퍼팅이 별로 골프답지 못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퍼팅도 골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퍼들의 명언 중에는 퍼팅에 관한 얘기가 유독 많이 있다. 토미 아머(Tommy Armour)는 ‘퍼팅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고 퍼터의 페이스가 퍼팅라인과 직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전부다. 문제는 이 방법이 1000가지도 넘는다는데 있다’ 고 하였다. 이 말은 퍼팅에 정석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기본만 있을 뿐이다. 이는 스윙도 마찬가지겠지만, 퍼팅에 대해서는 레슨프로들도 비교적 관대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를 처음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내가 퍼팅에 대해 배운 것은 그립 잡는 법이 다르다는 것과 팔과 가슴이 만드는 오각형을 유지하면서 스트로크 하라는 것 정도 외에는 별로 배운 적이 없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도 사정은 비슷비슷하다. 그 만큼 퍼팅에 대해 관대하다 못해 무관심한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퍼팅은 이렇게 관심 밖에 두어야 할 부분이 아니다. 왜냐하면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 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결정적으로 스코어를 좌우하는 것이 퍼팅이기 때문이다.
하비 페닉은 “퍼팅을 잘 하는 선수는 누구와도 대적할 수 있지만, 퍼팅을 못하는 선수는 아무도 대적할 수 없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비록 나는 하비 페닉의 퍼팅 이론과는 다른 퍼팅을 하고 있지만, 그의 말은 공감한다. 1, 2미터의 거리를 놓쳐서 1타를 까먹는다면 너무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는 것은 1타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지만, 정확한 퍼팅은 1타를 줄이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1타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서 연습시간을 퍼팅에 조금 더 할애해 보는 것은 어떨지 초보골퍼들에게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골프 > 빈스윙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골퍼, 비거리 짧아도 실망할 필요 없다 (0) | 2011.04.13 |
---|---|
골프를 망치게 하는 과거와 미래의 샷 (0) | 2011.04.12 |
자신의 신체적인 특징을 살려 스윙하자 (0) | 2011.04.09 |
심리적 요인을 100% 반영하는 골프레슨 (0) | 2011.04.04 |
목표에 따라서 노력의 크기가 결정된다 (0) | 2011.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