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90타 깨기

골프,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은 나를 두고 한 말?

빈스 윙 2011. 4. 6. 08:00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의 병을 고치기 위해 병원(연습장)을 찾았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고질병(만성병)은 한 번에 고치기 힘드니까 의사(레슨프로)의 처방대로 따라야 할 것이다. 오늘은 전반적으로 좋다는 스윙에 대해 지적 받았다. (사실 오늘 레슨을 받고 나서, 나의 스윙이 전반적으로 좋다는 말은 거짓말이었거나 괜찮아 보이는데 문제점이 많은 스윙이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나를 두고 한 말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먼저, 백 스윙이다. 그 동안 내가 했던 백 스윙의 문제점을 먼저 짚어보면;

머리를 고정시키기 위해 너무 움직이지 않고, 과도하게 어깨를 회전시키려고 하다 보니, 약간은 리버스피벗 동작처럼 뒤집어지는 백 스윙을 만들었다는 것과 백 스윙 탑에서 손의 위치가 몸을 벗어난 것, 그리고 오른쪽 팔꿈치가 바깥쪽으로 향하는 플라잉 엘보(닭 날개)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뭐라도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예전에 내가 취했던 어드레스 자세다. 거리를 내기 위해 로프트 각도를 세우고 그립을 잡은 손이 과다하게 목표방향을 향해있다. 소문자 y를 그리는 어드레스 취하라는 골프레슨을 어디선가 어디선가 본 것도 같은데... 어째든 지금은 다음과 같이 어드레스를 바꿨다.

그래도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다. 물론 아직은 습관이 되지 않아서 스윙을 할 때 신경을 쓰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말이다. 먼저 머리를 너무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잘 돌아가지 않는 어깨를 과도하게 회전시키려고 하는 동작이 리버스피벗 동작을 유발시키므로 백 스윙 탑의 위치와 모양을 먼저 만들어 주었다. 거의 3/4 스윙 정도의 백 스윙이었다. 그리고 오른 팔꿈치는 지면을 향하도록 하고, 어깨회전을 과도하게 해서 손이 몸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예전의 백스윙이다. 약간의 리버스 피봇 동작을 보인다.

뒤에서 본 모습은 오른쪽 팔꿈치가 조금 벌어져 있다. 사실 예전에는 이 보다 더 심했다.]

 

 

[교정하고 있는 백 스윙 자세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리버스 피봇 동작이 많이 좋아졌고,

이로 인해 스윙이 간결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오른쪽 팔꿈치가 예전보다는 지면쪽을 향하고 있다.]

 

이런 동작을 몇 번 연습해보니 이전과는 다르게 백 스윙 시에 오른쪽 다리에 엄청난 무게가 실리는 것을 느꼈고(나중에는 아프기까지 했다.), 스윙에 힘이 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냥 기분만 그런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백 스윙에서 오른쪽 팔꿈치를 지면으로 향하게 하다 보니 가슴을 조여주는 느낌이 들면서 임팩트 순간에 힘이 모아진다는 느낌이 든 것은 그냥 기분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공이 맞아나가는 느낌도 확연히 달랐으니까 말이다. 특히, 드라이버 샷의 경우에는 확실하게 힘이 실리는 것과 스윙 스피드가 빨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백 스윙이 달라지니 공을 맞히는 것은 아직 미흡하지만, 이것은 연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백 스윙 동작에서 가장 힘든 것이 오른쪽 팔꿈치를 지면으로 향하게 안쪽으로 조여주는 것인데, 왜 그렇게 힘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처음 젓가락질을 배우는 아이들을 보면 힘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고, 처음 스윙을 하는 골퍼를 봐도 힘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평소에 하지 않던 동작이나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할 때는 왜 그렇게 힘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시냅스에서 강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기 위해서 그렇다면 이해가 가겠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고 이것도 나중에 연구과제로 삼아봐야겠다.

 

현재로서는 지금 교정하고 있는 스윙에 약간의 문제점도 있다. 힘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중력을 이용한 스윙을 하기 힘들다는 것과 코킹을 예전처럼 최대한 끝까지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이것은 교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스윙이 조금 익숙해지면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지금 연습하고 있는 백 스윙은 거의 3/4 스윙에 가깝지만, 스윙 아크는 더 커졌고, 지금까지 내가 느끼지 못하다가 이번에 느끼게 된 것은 백 스윙 탑에서 클럽헤드가 목표지점의 왼쪽을 향하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엎어 치는 스윙이 되거나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책에서만 읽어왔던 스윙이론에 관한 내용을 오늘 체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의 건강을 위해서 교정을 권고 받은 내용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피니쉬 자세이다. 나의 피니쉬 자세는 활처럼 휘어지는 역C자형 자세인데, 나이가 든 중년의 골퍼는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아도 될 부분은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차원에서 피니쉬를 일자형 피니쉬로 바꾸도록 했다. 보기에는 역C자형 피니쉬가 멋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분명 허리에는 무리한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레슨프로의 설명이었다. 사실 나는 스윙연습을 하거나 라운드를 돌고 나면 허리가 많이 아팠었다.

 

 

[예전의 역C자형 피니쉬와 현재의 일자형 피니쉬]

 

어제와 오늘 배운(교정 받은) 스윙은 이전에 했던 스윙보다 간결해진 느낌이어서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 만큼 그 동안 해왔던 나의 스윙이 복잡했다는 뜻인가? 어째든 내가 아는 골프스윙을 내세우기 보다는 레슨프로가 알려주는 대로 열심히 해서 올해 목표를 이루는데 부족하지 않도록 연습에 매진할 것을 내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다짐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