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90타 깨기

초보골퍼들은 장타 치는 것을 두려워한다?

빈스 윙 2011. 4. 7. 08:00

초보골퍼들은 스스로가 장타를 칠 수 있는 스윙을 하지 않으면서도 비거리가 안 난다고 한탄한다. 특히, 여성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윙에만 연연한 나머지 스스로 장타를 치기 위한 스윙을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암암리에 장타를 치기 위한 스윙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내가 골프레슨 3일째 되는 오늘 깨달은 것이다.

 

나는 요즘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7번 아이언으로만 연습을 하고 있다. 다른 클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물론 나도 드라이버로 뻥뻥(?) 쳐대고 싶다. 하지만 스윙의 기본동작을 익히기에는 7번이나 8번 아이언 만한 클럽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오직 7번 아이언 만으로 연습하고 있다.

 

물론 내가 처음 골프를 배울 당시에는 아이언 스윙과 드라이버 스윙이 별개의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10살짜리 아들에게 배운 스윙의 본질 - http://blog.daum.net/beanswing/188에서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스윙이 하나라는 사실은 알기 때문에 굳이 스윙을 교정하는데 드라이버를 이용하지 않는다.

 

오늘 연습은 첫날 지적 받은 어드레스를 중심으로 백 스윙은 3/4 스윙으로 하고 플라잉 엘보우에 주의하면서 스윙을 하는 연습을 했다. 오늘 연습을 거의 마치려고 할 때쯤 레슨프로가 스크린 골프 연습모드에서 샷을 해보라고 한다. 그러면서 7번 아이언의 거리를 묻는다. 보통은 120미터 내외의 거리에서 7번 아이언을 사용한다는 나의 대답을 듣고는 캐리로만 140미터를 보내는 연습을 하자고 한다. ? 캐리와 런을 합쳐도 120미터 정도 밖에 안 나가는데 레슨3일 만에 풀 스윙도 아니고 3/4스윙으로 캐리로만 140미터면 런을 합쳐서 150미터 정도라는 얘긴데 그게 가능할까 생각했다. 아니 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오늘은 캐리로 130미터만 보내는 것을 연습목표로 삼았다. 사실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캐리로 130미터면 비거리 140미터인데 어떻게 하루 사이에 비거리를 20미터나 늘릴 수 있단 말인가?

 

연습방법은 미셜 위(위성미)와 타이거 우즈의 US아마추어 선수권대회 최연소 우승자 기록을 갈아치운 대니 리(이진명)가 어려서 연습했던 방법과 동일했다. 쉽게 얘기하면 방향에 관계없이 무조건 세게 치는 것이다. 스윙 스피드를 빠르게 하던지, 있는 힘껏 휘두르던지 무조건 힘을 실어서 세게 치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타구 스피드가 38m/s 정도 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비거리 역시 120미터에서 125미터 정도를 맴돌았다. ‘더 세게라는 레슨프로의 말에 젖 먹던 힘을 다해 클럽을 휘둘렀고, 타구 스피드는 점점 빨라지기 시작해서 42~43m/s가 나오면서 캐리 131미터에 비거리 142미터가 나왔다.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나도 그 정도의 거리를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드라이버 비거리도 충분히 늘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3/4스윙으로 이 정도면 풀 스윙으로는 캐리 140미터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앞으로 풀 스윙을 할 생각은 접어두라는 것이 레슨프로의 얘기다. 스윙이 3/4을 넘어가는 순간 욕심이 생기면서 상체가 뒤집어지고, 시선은 공을 놓치고,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스윙이 엉망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필드에서 드라이브 샷을 하면서 매번 느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니까. 연습스윙을 할 때는 정말로 자연스럽게 스윙을 하는데, 실제 스윙을 할 때면 백 스윙이 커지면서 스윙 밸런스가 무너지곤 했던 것을 매번 느꼈으니까 말이다.

 

같이 레슨을 받는 젊은 골퍼들에게는 백 스윙 탑에서 클럽이 지면과 거의 수평을 이루는 스윙을 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보면 내가 현재 나의 신체조건 하에서 할 수 있는 스윙이 3/4정도의 스윙이기 때문에 풀 스윙 욕심을 버리라고 하는 것 같다. 물론 나의 욕심 같아서는 유연성을 키워서 완전한(‘완벽한이 아님) 스윙을 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내 몸이 따라주지를 않으니 레슨프로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초보골퍼들이 골프클럽을 마음껏 휘두르지 못하는 이유를 자신감 부족이 제일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수도 있다.) 연습을 하면서 마음껏 헤드 스피드를 높여 휘둘렀다가 뒤땅이라도 나는 날에는 팔에 전해져 올 충격이 겁이 나서 마음껏 휘두르지 못하는 것도 있고, 스윙에 자신이 없으므로 자신 있게 휘두르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초보골퍼들은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지 자신 있게 마음껏 휘두르는데 대해 어느 정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초보골퍼들이 거리가 안 나는 이유는 스윙의 기술적인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70~80%의 힘으로 스윙을 하라는 레슨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오늘 내가 받은 레슨에서 알게 되었다. 처음 골프를 접하는 골퍼가 자신이 100%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스윙을 모르는데 어떻게 70~80%의 힘으로 스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지금 가능하다면 120% 혹은 130%의 힘으로 스윙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스윙 스피드를 정하려고 한다.

 

그 동안 내가 더 빠르게 스윙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는 ;

첫째, 무조건 세게 치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치겠다는 마음이 앞섰고, 그렇게 치는 것이 오히려 거리가 더 많이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둘째, 세게 치려고 하면 어깨와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뒤땅을 쳤던 기억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있는 힘껏 스윙을 해보니 정확성에서 오히려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있는 힘껏 세게 쳐도 예전과는 달리 뒤땅이 나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이는 나의 스윙이 예전과는 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동안 스윙궤도가 많이 안정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언젠가는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미셀 위나 대니 리도 어려서 누군가에게 골프를 배웠을 텐데, 그들을 가르쳤던 골퍼가 아무 이유 없이 무조건 세게 치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예전에 인터뷰에서 어려서 무조건 세게 치는 훈련을 한 것이 지금의 장타를 치게 되는 기초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장타를 치는 기초를 닦은 후에 방향을 잡기 위한 연습을 했다고 한다.

 

혹시 나처럼 뒤땅이 두렵거나 자신의 스윙에 자신이 없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자신의 스윙을 믿고, 있는 힘껏 휘두르는 스윙으로 장타의 소원을 이뤄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