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90타 깨기

역시 골프는 혼자서 연습하는 게 아니야

빈스 윙 2011. 4. 5. 08:00

정식으로 레슨을 받아 본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온 시즌 목표달성을 위해 지난 주에 연습장 등록을 하고 오늘 처음 레슨을 받았다. 나의 스윙을 본 레슨프로는 전반적으로 스윙이 좋다는 말로 시작해서 하나씩 살펴보자며 진찰(?)을 시작했는데, 나의 스윙은 그야말로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병을 앓고 있는 종합병원의 환자였음을 실감했다. 이런 상태로 혼자서 연습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생각하는 것 조차 끔찍하다. 오늘 지적 받은 잔병(잔병인지 중병인지 모르겠다.)들을 열거해 보면;

 

어드레스에서 로프트 각도를 너무 많이 세우고, 그립을 잡은 손이 너무 왼쪽에 위치해서 펀치 샷을 하듯이 스윙을 해서 낮은 탄도의 샷을 구사했던 것은 이미 지난 주에 언급했고, 이 문제는 오늘 연습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았다. 이러한 스윙은 훅샷을 유발시키기도 한다는데(실제로 나의 아이언 샷은 훅이 많이 나는 편이었다.), 일부러 이렇게 스윙을 해서 드로우 샷을 만드는 골퍼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의도적으로 드로우 샷을 만들 수준이 아니므로 레슨프로의 말대로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어드레스에서 문제점을 지적당했는데 스탠스가 너무 넓다는 것이었다. 나도 이 부분은 인정을 한다. 알고도 고치지 않았던 것은 어디선가 어깨넓이가 아니라 자신의 보폭만큼 스탠스를 서는 것이 적당하다는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리는 짧지만 보폭이 커서, 그리고 스탠스를 넓게 서는 것이 안정감이 있어서 계속 그렇게 스탠스를 했는데 교정하라고 지적 받았다.

 

레슨프로의 설명은 스탠스를 넓게 서는 것이 편하다는 얘기는 강한 상체를 받쳐주기 위해 넓게 서는 경향이 많으므로, 상대적으로 하체가 약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처럼 과다하게 스탠스를 넓게 서면 힘을 실어서 스윙을 할 수 없게 되므로 교정할 것을 권고했다. 스탠스를 이전보다 좁게 서다 보니 스윙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지고, 스윙궤도 역시 업라이트하게 변하였고 임팩트 감각도 예전과 같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좀 더 연습해봐야 알 것 같다.

 

 

그 다음에 지적 받은 사항 역시 어드레스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어드레스 자세에서 그립을 잡은 손이 몸과 너무 붙어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것 역시 임팩트 순간에 힘을 실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평소에 공이 클럽 페이스의 힐 부분에 많이 맞는 편이었는데, 그 원인도 역시 어드레스 자세에서 손이 너무 몸에 가까이 붙어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세상에! 스윙도 아니고 어드레스에서 이렇게 많은 문제점이 발견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정도 지적을 받고 나니 그립에는 이상이 없나 하고 내 스스로 점검을 하게 되었다. 역시 혼자서 골프연습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 일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기적으로 레슨을 받아서 문제점을 교정해 가면서 골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바쁜 일과를 핑계(?)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는 것에도 많은 골퍼들이 공감할 것이다.

 

오늘 지적 받은 어드레스의 문제들은 나의 비거리가 적게 나가는 원인 중에 하나인 것들이 많이 있었다. 스탠스를 너무 넓게 선 것도 그렇고, 그립의 위치가 너무 몸에 가깝게 붙어서 스윙 시에 손이 지나갈 통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 등이 스윙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주 기본적인 레슨이지만 오늘 나는 매우 많은 것을 깨달았고 중요한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부분들은 사실 스윙을 교정하는 것에 비하면 너무 쉬운 일이다. 그런데도 혼자서 연습하면서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연습장에서 골퍼들끼리 서로의 스윙을 봐 주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추어 주말골퍼가 보는 눈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레슨프로가 그냥 프로가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의 골프실력이나 스윙 폼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들은 수 많은 골퍼들을 지도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골프를 보는 눈이 아마추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이제부터는 주기적으로 스윙을 점검 받아가면서 이왕 시작한 골프, 제대로 배워가면서 즐겨야겠다는 마음이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