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봄철 골프 라운드, 복병이 있는 줄 몰랐다

빈스 윙 2011. 4. 18. 08:00

지난 달 올해 첫 라운드를 시작하면서 포스팅하려고 했던 내용인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조금 늦어졌다. 내가 본격적으로 골프의 맛을 조금 알고 라운드를 하기 시작한 것이 작년 6월부터이니 실질적으로 봄철 라운드는 지난 달의 라운드가 처음이었다.

 

골프잡지나 골프레슨에서 봄철 라운드에 대한 내용이 나와도 뭐 그리 특별한 게 있을까하면서 그냥 흘려 넘겼는데, 봄철 라운드의 매운 맛을 보고 나니 우습게 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라운드를 하면서 그리고 연습을 하면서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스트레칭이다. 겨울철 라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생각을 했었는데, 겨우내 전혀 연습을 하지 않고 있다가 잠자던 근육을 갑자기 무리하게 사용하면 탈이 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이른 봄의 오전 라운드는 거의 겨울 라운드와 비슷한 날씨 속에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스트레칭 및 준비운동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부인하는 골퍼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봄철 라운드의 복병들을 알아보자.

 

지난 달 라운드는 3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라운드하는 내내 기온이 1~2도를 유지할 만큼 추운 날씨였다. 봄철 라운드의 첫 번째 복병은 낮은 기온과 바람이었다. 생각 외로 낮은 기온 때문에 몸이 움츠려 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서 몸의 움직임이 조금은 부자연스럽더라도 추위에 벌벌 떨면서 라운드를 하는 것 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감온도가 낮아지면 유연성과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니 봄철 라운드도 추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

 

추운 날씨는 그렇다 치더라도 나로 하여금 더욱 더 적응할 수 없게 만든 것이 강한 바람이었다. 그야말로 강한 바람과의 싸움이었다. 블로그 라운드 분석에서도 밝혔지만 강한 바람은 나의 구질을 자유자재로 드로우로 만들었다가 페이드로 만드는 심술을 부렸다.

 

고수들이야 저탄도의 샷을 구사하여 바람의 영향을 줄인다지만, 나 같은 초보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유선방송 골프레슨에서 가끔씩 맞바람에 대처하는 샷에 대한 레슨을 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지난 라운드에서 유독 톱볼이 많이 나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스윙에 문제가 있었겠지만,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바로 잔디였다. 잔디가 아직은 겨울잔디 그대로여서 거의 맨땅에 있는 공을 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게다가 아직은 땅이 딱딱해서 잘못하면 부상의 위험도 뒤따른다. 깨끗하게 공만 걷어내는 샷이 필요할 것 같은데 나 같은 초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작년 초에 심한 뒤땅으로 인한 엘보우로 고생을 많이 했던 나로서는 과감하게 샷을 하기가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그린 빠르기였다. 초반에는 약간 얼어있던 그린이 해가 비치면서 조금씩 녹기 시작하면서 느린 그린으로 변하는데 감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그늘진 그린에 가면 다시 빠른 그린으로 변하기를 반복하는 데서 나의 퍼팅감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동반자가 먼저 퍼팅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동반자의 퍼팅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그린 빠르기를 파악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골프부상이 가장 많은 계절이 이른 봄철의 라운드에서라고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충분히 워밍업하고 라운드에 임해야겠다. 그리고 겨우내 열심히 연습한 골퍼의 경우에도 너무 의욕이 앞서서 무리한 스윙으로 부상을 입기 쉽다고 하니 더 더욱 충분한 스트레칭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