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잘못된 에임은 초보골퍼의 스윙도 망친다

빈스 윙 2011. 5. 3. 08:00

생애 첫 라운드를 시작하고 약 1년 가까이 내가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이 바로 에임이다.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목표방향에서 오른쪽을 향해서 에임을 했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샷도 오른쪽으로 향했다. 여기서 나는 내가 에임을 잘못서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저 클럽이 열려 맞아서 공이 오른쪽으로 간다는 생각에 공을 똑바로 보내기 위해서 조심씩 당겨 치거나 클럽페이스를 닫고 치는 버릇이 생겼다. 잘못된 에임으로 인해 스윙까지 바뀌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라운드를 하면서 친절한 캐디가 나의 에임을 지적해 주었다. 나의 공이 에임 한대로 똑바로 나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의 방향이 목표지점보다 오른쪽이다. 결국은 에임이 잘못된 것이었다. 그 날 캐디가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내가 샷을 하기 전에 나의 두 발 앞에 클럽을 놓아주었는데 클럽의 방향이 목표지점보다 오른쪽으로 향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때부터 동반자의 양해를 구하고 클럽 하나를 바닥에 놓고 에임을 잡았다. (이것은 골프규칙에 위배되는 행위이므로 반드시 동반자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아마도 내기골프를 한다면 동반자들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을 한다. 클럽대로 어드레스를 하고 목표지점을 보면 목표지점보다 왼쪽으로 에임을 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상태로 스윙을 하면 공이 왼쪽으로 갈 것으로 염려되어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클럽은 분명히 목표방향으로 놓았고, 그 클럽을 기준으로 어드레스를 했는데, 어드레스를 하고 나서 목표방향을 보면 왼쪽으로 에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뇌에서 혼동이 생기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시각정보를 기준으로 운동명령을 내려야 할지, 아니면 클럽방향대로 논리적인 기준으로 운동명령을 내려야 할지 몰라서 잘못된 명령을 내리기 쉬운 심리적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클럽을 목표방향으로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드레스 자세에서 왼쪽으로 에임을 한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평소에 하던 에임과 비교하여 왼쪽으로 에임의 방향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끼게 되고, 둘째는 어드레스 자세에서 목표방향을 볼 때 어깨선을 목표지점과 맞추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시각정보를 무시할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시각정보가 우위를 점하려고 하면 그 동안 눈에 속은 것을 기억시킨다. 내 눈에 속아서 에임을 오른쪽으로 했고, 공도 오른쪽으로 보낸 사실을 뇌 속에 떠올린다. 그런데 이게 말이 쉽지 눈에 보이는 사실을 쉽게 무시하기가 힘들다. 이러한 좌뇌와 우뇌의 충돌 속에서 나의 스윙은 다시 한번 망가진다.

 

그래서 요즘은 공 뒤에서 에임을 잡고 공 앞쪽에 가까운 거리에 있는 특정 목표를 정하고 어드레스를 한 뒤에 최종목표를 보지 않는다. 처음에는 약간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은 점점 안정되고 있다. 오히려 최종목표를 보지 않고 공 앞쪽에 정한 목표를 기준으로 어드레스를 하는 것이 심적인 안정감을 불러온 듯 하다. 그리고 샷을 하고 나서 목표지점을 보는데, 역시 왼쪽으로 에임을 했다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공이 목표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을 내 스스로에게 계속 보여주면서 나를 길들이고 있다고나 할까?

 

연습장에서는 항상 일정한 방향으로 샷을 하므로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필드에서는 이처럼 방향잡기가 어렵다. 라운드 경험이 많은 경우에는 모르겠지만, 라운드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스윙()으로 인한 방향성도 문제지만, 에임으로 인한 방향성 역시 문제가 된다. 이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방향성은 일관성을 잃게 되고 초보골퍼는 스윙까지 망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혹시 라운드를 하면서 나처럼 공이 오른쪽을 간다고 느끼시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스윙을 확인하기 전에 자신의 에임이 오른쪽으로 된 것은 아닌지 한 번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