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90타 깨기

골프, 좋은 임팩트의 느낌을 잘 간직하자

빈스 윙 2011. 6. 6. 08:00

좋은 스윙이나 좋은 임팩트의 느낌은 아침에 찾아왔다가 저녁에 떠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오늘은 연습하는 내내 좋았던 임팩트 감을 되살려 블로그에 저장하려고 한다. 그리고 수시로 머리 속에 오늘의 임팩트 감을 떠올려 최대한 붙잡아 두려고 한다. 최경주 선수 역시 '골프는 자신만의 느낌을 여러 방법으로 저장해야 한다'고 말했으니 말이다.

 

롱 아이언은 원래 자신이 없어서 골프가방에서 아예 빼 놓고 다녔었다. 그리고 주로 6번과 7번 아이언으로 연습을 했는데, 요즘 아이언의 임팩트 감이 너무 좋아서 과감하게 4번 아이언을 집어 들고 스윙을 했는데, 그 느낌이 7번 아이언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7번 아이언이나 4번 아이언이나 스윙은 하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4번 아이언이 클럽의 길이에 대한 부담이 많았는데, 클럽도 가볍게 느껴지고 임팩트도 깔끔하게 맞으니 거리가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예전에는 공이 스윗스팟에 제대로 맞은 적이 거의 없으니 예전보다 거리가 얼마나 더 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요즘 연습을 하면서 이것 저것 변화를 준 것이 워낙 많다 보니 어떤 연습을 통해서 좋은 임팩트의 감이 왔는지는 모르겠다. 요즘에는 악력기를 열심히 한다. 악력이 약하면 그립을 세게 쥐고, 그립을 세게 쥐면 힘을 빼기 힘들다는 생각에서 하루에 500회에서 1000회 정도 한다.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고 출퇴근 시간에 운전하면서 한 손으로는 핸들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번갈아 가며 악력기를 잡는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4번 아이언은 물론 드라이버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솔직히 얘기하면 아직도 드라이버는 약간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그럼 요즘 좋았던 임팩트 감과 스윙연습의 키워드를 글로 저장해 보겠다.

 

먼저, 요즘 스윙연습의 키워드를 정리해 보면 ;

 

그립은 약간 강한 그립으로 힘을 빼고 잡는다.

어드레스는 팔이 축 늘어져 있는 느낌이 들도록 역시 힘을 빼는데 신경 쓴다.

테이크백은 팔로 들어올리지 않도록 어깨회전이 되도록 주의한다.

백스윙은 팔에 최대한 힘을 빼고 천천히 어깨를 회전하며 코킹 시점에 유의한다.

백스윙탑에서 배를 내밀어서 상체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하고, 오른쪽 어깨가 올라가는 것에 주의한다.

다운스윙에서는 클럽을 일정구간 끌고 내려온다는 느낌으로 팔이 먼저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임팩트 순간에 머리는 항상 공 뒤에 있도록 한다.

임팩트 순간에 상체가 들리지 않도록 눈과 공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폴로스루에서는 하이 피니쉬가 되지 않도록 회전에 중점을 둔다.

피니쉬 자세는 배를 내밀거나 역C자 자세가 되지 않도록 편안하게 유지한다.

 

스윙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부분을 모두 생각하고 체크하면서 스윙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순서대로 하나씩 생각을 하면서 스윙을 하고, 잘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만족할 때까지 집중적으로 생각해가면서 연습을 한다위와 같은 스윙연습 키워드를 정해 놓고 스윙을 한 결과 임팩트가 상당히 좋아졌다. 물론 스윙연습 키워드를 모두 충족시키는 스윙을 하는 것은 아님에도 말이다. 내 생각에 임팩트가 좋아진 것은 백스윙에서 상체가 뒤집어지지 않게 하는 것, 다운스윙에서 클럽을 끌고 내려와서 코킹을 최대한 늦게 풀어 주는 것, 눈과 공과의 거리를 임팩트 순간까지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정도가 임팩트를 좋아지게 한 원인이 아닌가 한다.

그럼 요즘에 느낀 좋은 임팩트의 감에 대해 적어 본다.

 

첫째, 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란 것이 정말 있었다.

그 동안 말로만 듣던 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도대체 어떤 것일까 하고 궁금했었다. 예전에는 다운스윙을 시작하자마자 코킹이 풀려버려서 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갖기 어려웠다. 어느 정도는 코킹을 유지한 채, 채를 끌고 내려오다가 점점 가속하여 순간적으로 축적되어 있는 힘을 방출한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하니 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둘째, 임팩트 순간 클럽과 공이 만나는 소리가 마치 '찰칵'하는 카메라 셔터소리 같았다.

아주 맑고 경쾌한 소리에 짜릿한 느낌이 들었다. 약간은 공을 '찰싹' 때리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느낌이 드는 임팩트는 공이 아주 가볍게 느껴져서 마치 탁구공과 클럽이 부딪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클럽이 지나가는데 클럽에 맞은 공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다. 반면, 임팩트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클럽이 뒤틀어지거나 마치 쇠공과 클럽이 만난 듯이 클럽에 전해지는 저항이 아주 컸다.

 

셋째, 회초리 또는 채찍을 휘두른다는 느낌이 뭔지 알았다.

스틸 또는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곧고 딱딱하다는 느낌이 강해서 회초리 또는 채찍을 휘두른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연습을 통해서 채찍을 휘두른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운스윙 시작단계부터 있는 힘껏 스윙을 할 때는 몰랐는데, 점점 가속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코킹을 유지한 채 클럽을 끌고 내려오다 보니 클럽을 가속하는 요령을 알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초보골퍼들이 클럽을 가속시키지 못하고 다운스윙 초기부터 힘을 쓰는 이유는 있는 힘껏 휘둘러야 공이 멀리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가속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본능적으로 힘으로 공을 치려고 하는데 있지 않을까 한다. 클럽을 가속시키는 것이 공을 더 멀리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멘탈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힘이 아무리 좋아도 임팩트가 좋지 않으면 공을 멀리 보낼 수 없다는 것은 대부분의 골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이 임팩트의 정확성보다는 힘으로 공을 멀리 보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 것 역시 사실이다. 힘은 조금 줄이더라도 정확한 임팩트로 거리를 늘려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맺는다.

 

골프는 아침에 자신(느낌)을 얻었다고 하면 저녁에는 자신(느낌)을 잃게 하는 게임이다 - 헤리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