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골프약속이 2번이나 있었다. 영남지역의 Y골프장과 S골프장에서 라운드를 가졌는데, Y골프장은 주중에, S골프장은 주말에 라운드를 하였다. 그런데 두 번의 라운드가 너무나 상반된 대조적인 라운드였다. 나의 스코어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고 골프장과 캐디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Y골프장은 회원들이 많아서 주말에 부킹을 하기가 쉽지 않은 골프장이다. 그래서 주로 주중에 이용하는 편인데, 그 날도 역시 주중에 부킹을 해서 라운드를 즐겼다. 주중이라서 그런지 티박스를 모두 백티로 옮겨 놓았고, 날씨도 좋았고,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 상태도 올해 들어 가장 좋았다. 그리고 제일 좋았던 것은 경력 3년이 채 안된 캐디의 성실함과 노력이었다.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아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재미있는 라운드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얘기한 그 캐디는 거리를 파악하는 데는 크게 부족한 부분이 없었고, 그린 위의 브레이크를 읽는 것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손님들과 서로의 의견을 교환해 가며 신중하게 자신이 읽은 브레이크를 알려주는 모습이 내게는 마치 개인 캐디와 함께 라운드를 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굳이 공을 찾지 말라는 우리들의 만류에도 카트를 우리에게 맡기고 공을 찾아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열성이 같이 라운드를 한 동반자와 나를 감동시켰고, 라운드 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자신이 책임지겠으니 편안하게 여유를 가지고 샷을 하라는 그녀의 말은 3년 경력의 캐디가 아닌 30년 경력의 노련한 캐디로 비쳐졌다.
앞 팀이 많이 밀리자 무전으로 독촉하는 모습에서는 초조한 마음을 읽을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밝은 얼굴과 미안하고 고마움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즐거운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우리는 시간을 지체하는 앞 팀은 우리보다 더 똥줄이 탈 것이니 너무 독촉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었고, 앞 팀은 너무 지체되는 것이 미안했던지 퍼팅도 하지 않고 홀아웃했다.)
아마도 지난 주 Y골프장에서의 라운드는 내가 라베를 찍은 날보다 더 기분 좋게 라운드를 한 날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기분 좋은 날을 만들어 준 동반자들과
Y골프장에서의 기분 좋은 라운드만 생각하고 S골프장에서의 나쁜 기억은 내 머리 속에서 영원히 잊고 싶다. 다시 한번 생각할수록 기분 좋은 Y골프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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