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이왕이면 골프 연습장도 잘 따져서 선택하자

빈스 윙 2011. 6. 14. 13:13

오늘은 골프 연습장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한다. 내가 처음 골프에 입문하는 골퍼에게 주로 권하는 연습장이 있다. 처음 골프에 입문하는 골퍼에게는 연습장의 선택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골프가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담이 큰 편이므로 연습장 등록비용도 고려해야 하고, 효율성도 고려해야 하고, 시간적인 제약도 고려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 할 사항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첫째, 나는 골프에 입문하는 골퍼에게는 실외 연습장보다는 실내 연습장을 권하는 편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 번째로 대부분의 실내 연습장은 실외 연습장보다 저렴하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연습장 등록비용으로 레슨까지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이 글의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골프가 경제적인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골프에 투자되는 비용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본다.

 

두 번째로는 멘탈적인 측면이다. 샷을 하고 날아가는 공을 보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본능이다. 실외 연습장에서는 공의 체공시간이 길어서 임팩트 순간 공이 클럽 페이스를 떠나는 순간을 확인하고 나서 날아가는 공을 봐도 충분한데도 대부분의 골프 입문자들은 공이 클럽 페이스와 만나기도 전에 시선을 목표방향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실내 연습장의 경우에는 임팩트가 이루어지자마자 공이 타깃을 맞히기 때문에 공을 볼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골퍼들은 고개를 돌려서 애써 공을 보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되고 임팩트 순간에 공과 클럽이 만날 때, 클럽을 통해서 손으로 전해져 오는 느낌과 공이 타깃에 맞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처음 골프에 입문할 때는 거리보다는 스윙(궤도)을 만드는데 주력을 하는 것이 좋다는 관점에서 볼 때, 굳이 비싼 돈 주면서 실외 연습장을 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나의 경우에는 처음 입문할 때 실외 연습장에서 골프를 배웠지만, 지금은 실내 연습장에서 주로 연습을 하고 주말에 가끔씩 실외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둘째, 시간으로 계산하는 곳과 공의 개수로 계산하는 곳이 있다.

골프입문 후에 어느 정도 스윙이 만들어져서 연습장에 일정 기간을 등록하지 않고 가끔씩 가는 경우나 실내 연습장에 등록을 하고 가끔씩 실외 연습장에 가는 경우에는 연습의 목적에 따라 연습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어프러치 샷을 연습할 때는 시간으로 계산하는 곳을 선택하는 편이고, 풀 스윙 위주의 연습을 할 때는 공의 개수로 계산하는 곳을 선택한다.

 

시간으로 계산하는 연습장에 가면 공을 한 개라도 더 치려는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로 인해 자신의 스윙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공만 많이 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골프 스윙연습이 아니라 공 치는 연습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몇 분 안 남으면 왠지 공을 더 쳐야 될 것 같은 욕심 내지는 조바심에 시달리기도 한다. 공의 개수로 계산하는 연습장에서는 공 하나도 신중하게 치게 된다. 막연하게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샷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정성을 들여 연습을 하게 된다. 따라서 빈 스윙도 많이 하게 되며, 약간의 긴장감도 가질 수 있어 필드에서의 조건과 비슷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공 90개를 치는데 3시간이 걸린 적도 있다. 그 만큼 빈 스윙을 많이 하고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해 가며 연습을 했다는 얘기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시간단위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진정으로 골프를 사랑하고 골퍼들을 위한다면 골퍼가 선택적으로 연습을 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매트는 가능하면 새 것으로 비치되어 있는 곳이 좋다.

초보골퍼들은 클럽으로 매트를 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클럽으로 매트를 칠 때의 충격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사실 그러한 충격이 누적되면 부상의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매트가 좋다. 매트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닳아서 거의 맨땅에서 스윙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도 있다. 여러 번의 스윙으로 그 충격이 누적되면 손목이나 팔꿈치에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새 것으로 준비되어 있는 연습장을 찾는 것이 좋다.

 

넷째, 자동티업기보다는 수동티업기가 있는 곳이 좋다.

요즘에는 최신 시설을 갖추었다고 광고하는 연습장을 보면 대부분 자동티업기를 설치하고 있다. 나는 자동티업기만큼 초보골퍼들에게 나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동티업기에서는 공을 치면 올라오고, 치면 올라오고... 이렇게 반복되다 보니 자동티업기의 템포에 우리의 스윙템포를 맞추게 된다. 초보골퍼들에게 빈 스윙을 할 시간적 여유뿐만 아니라 자신의 스윙을 점검하고 생각할 시간까지 빼앗아 버리는 것이 자동티업기이다.

 

다섯째, 실외 연습장의 경우 2층보다는 1층이 좋다.

2층에서 연습을 하면 공의 탄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고 거리도 많이 나가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좋다. 하지만 자신의 거리를 착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연습장이 1층은 공이 굴러 내려 오게 하기 위해서 가파른 오르막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공을 잘 띄우지 못하는 초보골퍼에게는 이런 가파른 오르막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2층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2층에서 친 거리를 믿지는 말아야 한다. 2층이나 3층에서 친 샷은 내리막이므로 실제 자신의 비거리보다 더 나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여섯째, 타석은 대형 거울이 있는 가장자리가 좋다.

요즘은 타석마다 거울이 붙어있는 연습장이 많이 있다. 그래도 가장자리에 있는 대형거울 앞에서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수시로 자신의 스윙을 거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를 하면서 자신의 스윙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스윙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이 골프다. 거울로 자신의 스윙을 점검하면서 연습하는 것은 초보골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한가지는 자신의 구질에 따라서 타석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훅이 나는 골퍼의 경우에는 제일 왼쪽 타석에 서서 왼쪽 그물을 맞히지 않는 연습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는 오른쪽에 위치한 타석을 선택하여 오른쪽 그물을 맞히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연습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연습장 타석은 정 중앙을 에임하도록 되어있다. 가장자리 타석방향에서 샷을 하면 공이 중앙으로 가게 배치했다는 얘기다.

 

연습장에서는 대부분의 골퍼가 사각형 발판과 매트를 기준으로 어드레스를 하고, 에임하는 것에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자리 타석에서는 골퍼 스스로가 사각형 발판에 의지하지 않고 에임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쉽게 만들어진다. 발판대로 에임을 하면 공은 골프장 끝에 걸려있는 표적지의 정 중앙을 향하게 되지만, 타석에서 앞쪽으로 에임을 하면 발판과는 틀어진 각도로 에임을 해야 하므로 어느 정도는 에임을 잡는 연습을 할 수도 있다.

 

 

일곱째, 레슨프로에 대해 사전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고의 문제는 아니다. 아직 골프의 자도 모르는 골프 입문자가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는 것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말이 많은 레슨프로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초보골퍼의 경우는 레슨프로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말을 아끼지 않는 레슨프로를 좋아한다.

 

처음에 골프를 배우면서 아무 말 없이 자세만 고쳐주는 레슨프로가 있었는데, 나의 몸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성인 초보골퍼들은 머리로 이해가 되어야 몸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자세를 고쳐 줄 때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잘못된 동작과 바른 동작을 함께 보여주면서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왜 그렇게 해야 하고,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 그 이유까지 설명해 주면 더욱 쉽게 받아들일 것이다.

 

가능하다면 골퍼 자신과 체형이 비슷한 레슨프로가 좋다. 골퍼들의 체형에 따라서 스윙이 조금씩은 달라지게 되므로, 자신과 체형이 비슷한 레슨프로의 스윙을 따라 하는 것이 좀 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왕이면 체형뿐만 아니라 성격도 비슷하면 더욱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얘기다. 레슨프로는 골퍼를 도와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스윙을 하는 것은 골퍼 자신이므로 레슨프로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는 말자. 그리고 레슨프로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골프를 빨리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여덟째, 가까운 거리에 있는 연습장이 좋다.

골프에 입문하고 어느 정도 기간은 꾸준히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연습장을 찾는 것이 좋다. 집이나 회사근처 혹은 집과 회사 중간에 있는 연습장을 선택하는 것이 시간적인 제약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고, 꾸준히 연습을 할 수 있게 한다.

 

골프를 처음 시작하면서 매일 꾸준하게 연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녁 시간은 대부분 개인적인 약속이나 회사 일로 연습할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렇게 몇 번 연습을 빼 먹게 되면 연습장에 가기가 싫어지고 결국은 골프를 그만두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가능하다면 아침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꾸준히 연습하는데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는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연습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침에는 신체가 활동할 준비가 덜 되어 있으므로 너무 무리하게 연습하는 것은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은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한 곳의 연습장만 고집하지는 말자.

자주 가는 연습장과 처음 가는 연습장에서의 심리적인 안정감은 다르다. 매일 가는 연습장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어서 샷이 잘 되는 경향이 있다. 골프는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빨리 잘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 라운드를 하면서 똑 같은 환경과 위치에서 샷을 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끔씩은 새로운 연습장도 찾아가서 새로운 환경에서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지도 테스트 해 보자.

 

사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연습장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위에 골프 연습장이 많이 있어서 골퍼들이 선택할 여지가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과 회사 근처에 여러 개의 골프 연습장이 있다면 연습장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한 번쯤은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하며 골프 입문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