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가장 보기 흉한 초보골퍼의 스윙 - 치킨윙

빈스 윙 2011. 6. 20. 08:00

나 역시 아직은(?) 초보라고 자처하는 골퍼이므로 가능하면 골프의 기술적인 동작이나 레슨 형식의 글은 자제하려고 한다. 그런데 지금도 많은 골퍼들이 치킨윙으로 고생하고 있고, 카페 회원 중 한 분의 요청이 있어서 오늘은 나의 경험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포스팅 하고자 한다.

 

초보골퍼들에게는 릴리즈, 로테이션 등의 동작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왜냐하면 하루에도 수백 개 혹은 수천 개씩 공을 치는 프로들이야 그러한 동작이 이미 일상화되었지만,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동작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릴리즈나 로테이션을 제대로 못한다고 해서 치킨윙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프로가 된다면 나는 ‘난 골프에 소질이 없나 봐.’ ‘난 안돼.’ 라는 말을 하는 골퍼는 가르치기 싫을 것 같다. 왜냐하면 골프 멘탈적인 측면에서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골프스윙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 나도 되네.’ 라는 말이 자신도 모르게 나오게 해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레슨을 하고 싶다.

 

그런 차원에서 치킨윙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초보골퍼들에게 치킨윙을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을 먼저 제시하려고 한다. 먼저 치킨윙이 임팩트 후에 왼팔이 구부러지면서 뒤로 빠지는 것임을 감안해서, 자연스럽게 왼손으로 클럽을 들고 스윙하는 방향으로 가능한 크게 원을 그려본다. 여기서 왼팔로만 원을 그리는데 왼팔이 치킨윙 동작을 만드는 골퍼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치킨윙을 고칠 수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먼저 내가 치킨윙으로 고생(사실 처음에는 내가 치킨윙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고생이랄 것도 없다.)하고 있을 때, 레슨프로가 나에게 한 말은 ‘임팩트 후에 왼팔을 쭉 펴세요.’ 단 한 마디였다. 누가 왼팔을 굽히고 싶어서 구부리나? 그게 그냥 저절로 구부러지는 골퍼는 정말로 미치기 일보직전이라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문제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보골퍼들에게 치킨윙 동작이 생기는 원인을 같은 초보골퍼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치킨윙은 어떤 동작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다른 어떤 동작이나 구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골프스윙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대부분 원인과 결과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치킨윙의 결과는 이 글 말미에 잠깐 언급하기로 하고, 먼저 치킨윙의 원인을 순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첫째, 공을 의도적으로 맞히려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스윙궤도 상에 공이 놓이도록 하여 자연스럽게 스윙을 할 때, 공이 맞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공을 때리려고 하는 본능에서 치킨윙이 발생한다.

 

둘째, 공을 멀리 보내려는 욕심 때문에 왼쪽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왼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 왼팔의 힘에 오른팔도 막혀서 원활한 피니시 동작도 할 수 없게 된다. 왼손잡이의 경우에도 강한 왼팔의 힘 때문에 치킨윙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셋째, 임팩트 시에 회전하는 힘보다 팔이 리드하는 힘이 약하면 회전하는 힘을 버티기 위해서 왼쪽 팔이 구부러지게 된다. 작년에 올린 글 중 ‘힘이 없으면 팔을 펴지 못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29’ 에서도 언급했듯이 팔의 근력이 약한 골퍼는 팔에 힘을 주기 위해서 팔이 구부러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넷째, 퍼 올리는 스윙을 하면서 치킨윙이 나타나기도 한다. 공을 띄우기 위해서 퍼 올리는 스윙을 하면, 임팩트 후에 클럽페이스가 하늘을 바라보며 회전하면서 중심을 기준으로 양팔의 길이가 달라지면서 치킨윙이 생긴다.

 

다섯째, 팔로 스윙을 하면서 팔로 클럽을 컨트롤 하려는 동작에서 치킨윙이 나온다. 주로 팔로 공을 때려서 클럽과 공이 만나는 순간에 스윙을 끝내기 시작하면서 원래의 스윙궤도를 벗어나 치킨윙이 생긴다.

 

여섯째, 아웃-인 스윙궤도에서 원심력에 의해 왼팔이 밀려서 치킨윙이 발생한다. 엎어 치는 스윙궤도에서 클럽이 회전하려는 힘에 왼팔이 밀려서 팔꿈치가 구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일곱째, 두 번째 이유와는 반대로 오른팔이 너무 강해서 왼팔이 밀리는 현상이다. 백스윙 톱에서 굽었던 오른팔이 다운스윙에서 펴짐과 동시에 왼팔이 굽어지게 되는 경우인데 자신도 모르게 오른팔을 강하게 사용하는 경우에 이런 결과가 발생한다.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치킨윙의 원인을 적다 보니 멘탈적인 측면, 왜곡된 스윙궤도, 팔의 근력으로 원인이 압축된다. 멘탈적인 측면을 잠깐 살펴보면,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공이 있을 때와 공이 없을 때의 스윙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치킨윙으로 고생하는 초보골퍼 중에 공이 없을 때는 왼팔을 굽히지 않고 자연스러운 피니쉬를 하는데, 공만 있으면 치킨윙 현상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공을 때리거나 맞히려는 본능적인 욕구가 너무 강해서 일어나는 치킨윙이 틀림없다. 이런 경우에는 빈 스윙 연습회수를 늘려 가면서 교정이 가능하다. 빈 스윙을 열 번하고 공을 한 번 치는 식으로 연습을 한다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이 있으나 없으나 치킨윙 현상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팔의 근력이 약하거나 두 팔이 균형을 이루지 못함으로 인한 왜곡된 스윙궤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왜곡된 스윙궤도로 인해서 치킨윙이 발생하는지, 아니면 치킨윙으로 인해 스윙궤도가 왜곡되는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의 문제가 될 것 같기도 한데, 치킨윙이 발생하는 폴로스루의 스윙궤도는 다운스윙의 스윙궤도보다 플랫 해지고 작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스윙궤도가 왜곡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두 팔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두 팔의 힘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는 사람은 없다. 오른손잡이는 당연히 오른팔이 강할 것이고, 왼손잡이는 왼팔이 강할 것이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그립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면, 오버래핑 그립을 기준으로 그립에 힘을 주는 손가락은 오른손(가락)보다 왼손(가락)이 더 많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이유를 강한 오른손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두 팔의 균형이 무너지는 원인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간단하게 설명할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골퍼의 신체적인 조건이나 스윙습관에 따라서 두 팔의 균형이 무너지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두 팔 중에서 어느 한쪽이 너무 강하거나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지금까지의 설명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치킨윙이 생기는 원인은 멘탈과 왜곡된 스윙궤도 그리고 팔의 근력이고, 왜곡된 스윙궤도는 두 팔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두 팔의 조화와 균형은 치킨윙이 생기는 원인에서 언급한 팔의 근력과도 연관이 있다.

 

두 팔의 조화와 균형이 치킨윙의 원인이라는 측면에서 내가 치킨윙을 고친 방법은 간단하다. 위에서도 두 글자로 언급했는데, 폴로스루의 스윙궤도를 크게 그리는 것인데, 그 방법은 가능하면 짧은 클럽을 가지고 임팩트 후에 클럽을 잡은 두 손이 머리 위로 지나가게 하는 것이다물론 스윙을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하지만 회전중심을 기준으로 두 팔의 길이를 최대한 같게 하여 왼쪽 팔꿈치가 밀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조금은 과장된 동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하게 되었다.

 

짧은 클럽을 사용하는 이유는 스윙궤도가 업라이트 할 때 폴로스루에서 피니쉬로 가는 과정에서 스윙궤도에 의해 클럽을 잡은 두 손이 왼쪽 귀로 넘어가지 않고 머리 위로 올라가기가 쉽기 때문이다. (글로 설명하기 힘들어서 급한 대로 집에서 연속동작 사진을 찍어서 올립니다. 사진이 연속동작을 찍은 관계로 선명하지 못한 점 이해바랍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방법은 하프스윙부터 시작해서 스윙을 점점 크게 가져가는 것이다. 스윙을 점점 크게 가져가는 도중에 치킨윙이 발생하면, 다시 처음부터 하프스윙을 하면서 스윙을 점점 크게 가져가는 식으로 연습을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연습을 할 때는 빈 스윙 10회에 샷을 한 번씩 하는 정도의 비율로 연습을 했다.

 

마지막으로 나처럼 연구하기를 좋아하는 골퍼는 스윙의 기본원리에 입각한 교정방법이 있다. 척추 축을 중심으로 클럽헤드와 양팔이 회전하는 것이 스윙의 원리라면 척추 축을 고정시키고 양팔을 크게 회전시킬 때 양팔이 어떤 모양으로 릴리스되어 로테이션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 만약에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야구스윙을 해봐도 좋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치킨윙을 만들어서 피니쉬를 끝까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치킨윙은 슬라이스를 유발하고, 스윙 스피드를 감소시켜 거리를 줄게 만들고스윙궤도를 왜곡시키고, 피니쉬를 방해하고, 보기에도 흉하다. 치킨윙 동작을 하는 모든 골퍼들이 반드시 고쳐서 시원스런 스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