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내가 디봇을 못 만드는 이유

빈스 윙 2010. 7. 5. 10:10

처음 1년간 라운딩을 하면서 난 뒤땅보다는 톱볼이 많았다.

물론 임팩트 순간에 몸을 일으켜 세우거나, 헤드업을 하면서 생기는 톱볼이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잔디를 파내는 것이 나의 도덕성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습스윙을 하다가 또는 뒤땅을 쳐서 잔디를 파게 되면 골프장 주인에게 어찌나 미안한지 얼른 떨어져 나간 잔디를 주워다가 제자리에 놓고 미안한 마음을 내 스스로 달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의 마음을 읽은 한 친구가 연습스윙을 하면서, 잔디를 마구 파내며 "이렇게 해도 괜찮아. 우리 그린피 내고 공치는 거잖아. 그린피가 왜 그린피 인줄 알아? 잔디 관리비야."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때 이후로는 미안한 마음은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왠지 멀쩡한 잔디를 파내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멀쩡한 잔디를 합법적으로 파도 괜찮은 곳이 골프장이란 말인가? 아직도 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미안함이 남아있다. 난 볼만 깨끗하게 걷어내는 그런 스윙을 해서 나도 좋고 골프장도 좋은 라운딩을 하고 싶어했었다. 연습은 그렇게 안 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나의 스윙이 연습장 모드와 필드 모드로 나뉠 수 밖에 었었나 보다.

 

이것도 앞으로 내가 보기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멘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