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의 헤드 페이스 면은 왜 곡면일까

처음 골퍼를 시작하면서 아이언 샷은 그런대로 맞아 나가는데 드라이버 샷은 슬라이스가 나거나, 어째든 똑바로 나가지 않는 것이 드라이버의 헤드 페이스 면이 둥글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헤드 페이스가 둥그니까 정확하게 가운데 맞지 않는 이상 공은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상식적으로는 그럴 것 같다.

 

그런데 드라이버의 헤드 페이스 면을 평면으로 만들면 오히려 공이 똑바로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헤드 페이스의 토우에서 힐 방향의 곡면을 벌지(BULGE)라고 하고, 페이스 상단에서 하단 방향의 곡면을 롤(ROLL)이라고 한다. 벌지와 롤은 일정한 곡률반경을 가지고 있는데, 벌지 방향과 롤 방향의 곡률반경은 같다고 한다.

 

이렇게 헤드 페이스가 일정한 곡률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골프 공이 클럽헤드와 충돌 할 때 헤드 면이 골프 공과의 충격력에 의하여 일정량 찌그러지는 것을 감안하여 과학적으로 제작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약에 드라이버의 헤드 페이스가 평면으로 제작되었을 경우, 골프 공을 임팩트하여 200야드 날아가면 골프 공은 목표물과 공의 직선방향에서 무려 50야드 정도나 왼쪽으로 날아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클럽 페이스의 곡률반경을 클럽 메이커 임의로 만드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실험을 통하여 최적의 곡률반경은 약 21.5cm 라는 사실을 알아 내었고, 클럽 메이커는 이 곡률반경을 참고로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하여 클럽을 제작한다고 한다.

 

곡률반경 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헤드의 재질이나 반발계수 그리고 헤드 페이스 면의 두께 등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헤드 면의 두께가 얇을수록 반발계수는 증가하는 관계가 있으므로 곡률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헤드의 재질에 따라 고유한 반발계수가 있으므로 소재 역시 곡률반경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골프협회(USGA)와 R&A(영국왕실골프협회)에서 규정하고 있는 반발계수는 0.83인데, 이를 넘어서는 ‘고반발’ 드라이버가 속속 출시되어 고반발 드라이버로 라도 장타의 꿈을 이루려는 주말골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현재 ‘고반발’ 드라이버를 출시한 메이커는 뱅(Bang)골프와 웍스(Works)골프, 이맥스, 기가골프, 코오롱 엘로드 등이다. 이 가운데 뱅골프 코리아는 반발계수가 0.925나 되는 고반발 드라이버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맥스도 반발계수 0.894의 드라이버를 출시하여 비거리가 늘지 않을 경우 14일 이내에 환불해준다는 조건으로 판매하고 있다.

 

비공인 드라이버 제작사들의 헤드 페이스 면의 두께를 더 얇게 하여 반발계수를 증가시키는 기술과 반발계수가 높은 신소재 개발의 경쟁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 치열하다. 어째든 골프클럽이 과학의 집결체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