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는 부지런 속에 깃든 노력을 요구한다

빈스 윙 2011. 7. 9. 08:00

골프, 돈도 돈이지만 정말로 수 많은 시간을 잡아 먹는 귀신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골프를 잘 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먼저 골프에서 얘기하는 하체와 관련된 레슨을 보면 백스윙이나 다운스윙에서 하체가 무너지면 안되고, 또 다운스윙에서는 하체로 리드하라고 합니다. 하체가 부실한 사람은 골프라는 운동과는 별도로 하체운동을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골프스윙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하체운동까지 해야 하니 보통사람이 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유연성과 근력을 얘기합니다.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많이 하라고 하는데 습관이 되면 모르겠지만 골프와는 별도로 유연성 운동을 하기란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근력운동도 하체운동과 더불어 하복근이나 악력 등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스윙궤도만 익히기에도 숨이 가쁜데 유연성 운동과 근력운동은 머나먼 다른 나라 이야기로만 들립니다.

 

단 시간 내에 싱글이라는 어마어마한 실력에 도달하신 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본업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술도 친구도 끊고 새벽같이 일어나 하루에 5시간 이상 연습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하루에 공을 천 개씩 친다는 것이 보통의 각오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매일 말입니다.

 

직장인이 하루에 골프를 위해 쪼갤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정도의 연습이야 그리 어렵지 않게 한다고 하더라도, 연습시간을 3~4시간 정도로 늘리려면 결국 잠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천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전날 저녁약속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결국은 생활의 일부를 포기해야 합니다.

 

저도 한 때는 아침 5시에 일어나 고3시절 공부했던 것보다 더 열정적으로 골프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침 잠이 없어서 새벽같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1년치 연습장 등록비용이 아까워서 할 수 없이 꼭두새벽에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전날 저녁에 친구들과 거래처와 약속이 있는 날은 도저히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다고 골프 연습한다고 친구들과 그리고 거래처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자연히 얼마 못 가서 아침운동을 포기하고 저녁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운동을 하니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모자랐습니다. 매일 밤 늦게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쌔근쌔근 잠들어 있는 두 아들의 얼굴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으니까요. 직장인이 싱글이 되기 위해 골프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골프가 골퍼에게 요구하는 것은 부지런함뿐만 아닙니다. 꾸준함도 동시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매일 다만 30분씩이라도 꾸준히 한다는 것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어디 부지런함과 꾸준함만 요구합니까? 그 속에는 피와 땀을 흘려야 하는 노력이 깃들어 있어야 합니다. 골프,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꾸준하게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잘 치기 어려운 운동이 맞나 봅니다.

 

신재애 선수의 손을 본 일이 있습니다.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본 일이 있습니다. 도저히 그것이 여자의 손과 발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보기 흉한 손과 발이었지만, 사람들은 그녀들의 손과 발을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그녀들의 손과 발 속에 배어있는 노력이 아름답다는 뜻이겠지요. 그녀들의 손과 발에서 어느 정도의 피와 땀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연습장에서 20~30대 젊은 친구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엉성한 스윙이지만 그래도 부럽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발전속도는 짧은 시간 안에 저를 능가할 것이니까요. 이왕 골프를 시작할거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시작하면 정말 배우기 힘들어지는 것이 골프니까요. 이왕 골프를 한다면 조금이라도 멋진 모습으로 스윙을 하는 것이 본인 스스로도 그리고 남들이 보기에도 좋으니까요.

 

그냥 보기 플레이 정도만 할까?’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와 타협을 해 보기도 합니다. 사실 직장인 주말골퍼(말이 좋아 주말골퍼지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라운드를 할까 말까 한 골퍼들이 많습니다.)들이 보기 플레이를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가끔은 이렇게 어려운 운동을 스트레스 받아가며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바에야 아예 골프를 그만 두던지 그냥 취미로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래도 이왕 목표를 정해 놓고 시작한 이상,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벌써 올해도 반이 지나갔는데, 올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좀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꾸준하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골프가 조금 안 되더라도 힘내시고 골프로 인하여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골프가 너무 쉬우면 재미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