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무대를 옮긴 영원한 맞수, 유소연 vs 서희경

빈스 윙 2011. 7. 12. 09:30

유소연 선수가 미국 콜로라도주 브로드무어 골프장(71, 7047야드)에서 열린 66US여자오픈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희경 선수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랭킹 상위 선수 자격으로 초청받아 참가한 이 대회에서 유소연 선수는 4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전으로 승부를 이어가는 뒷심을 발휘하여 자신의 첫 번째 LPGA투어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한편, 4라운드를 3언더파로 먼저 마친 서희경 선수는 연장 두 번째 홀(5)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3온에 실패하며 보기를 범하면서,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유소연 선수에게 우승컵을 헌납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여 결국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유독 한국선수와 인연이 많은 이 대회에서 유소연 1998박세리, 2005김주연, 2008년 박인비, 2009지은희에 이어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다섯 번째 한국선수가 되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7년에 프로로 데뷔한 유소연 선수는 신인상은 최혜용 선수에게 넘겨주었고, 당시 신지애 선수와 서희경 선수의 그늘에 가려 국내무대에서는 출중한 실력에 비해 그리 부각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2009 5월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최혜용 선수와의 9홀 연장 접전 끝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면서 신인상을 빼앗긴 앙갚음을 했다.

 

신지애 선수가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2009년 상반기에는 2008 6승을 올린 서희경 선수를 누르고 3승을 올리면서 서희경 선수의 그늘에서 벗어나 국내 여자 골프의 정상에 서는가 싶었는데, 하반기에 역전되어 서희경 선수가 상금왕과 최소타수상 그리고 최우수선수상까지 휩쓸어버렸다.

 

하지만 2010년 부진한 한 해를 보냈던 유소연 선수가 이번에는 무대를 미국 메이저대회로 옮겨 2009년 국내 무대의 지존 경쟁에서 서희경 선수에게 밀렸던 설움과 2위 징크스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날려버렸다.

 

유소연 선수의 우승으로 이번 시즌 LPGA 무대 한국 선수 첫 승을 신고하게 되었고,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청야니의 꿈도 다음 시즌으로 미뤄지게 되었다. 최종순위 톱10안에 6명의 한국선수가 이름을 올린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남은 대회에서도 한국선수들의 승전보를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