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디 오픈 - 인자한 할아버지 미소가 빛났다

빈스 윙 2011. 7. 18. 07:56

인자한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톰 왓슨은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 골프장(70, 7211야드)에서 열린 제140회 브리티시오픈에서 나이를 잊은 듯한 샷으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톰 왓슨은 메이저대회 통산 8승 가운데 브리티시오픈에서 5승을 올릴 정도로 링크스 코스에 강한 면을 보였다.

 

 

이번 대회를 6오버파 공동22위로 마감한 톰 왓슨은 2년 전 2009년 이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턴베리에서 열린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치고 스투어트 싱크에게 연장전에서 패해 최고령 메이저 타이틀을 내주었지만, 환갑이 넘은 나이에 관록의 샷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골프팬들에게 아름다운 준우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 2라운드 6번홀(3, 169야드)에서는 4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 속으로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이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1라운드 16번홀에서 나온 더스틴 존슨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한 것이다.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것은 물론 경기 내내 시종 온화한 미소를 띄며 비바람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마음으로 골프를 즐기는 모습은 스코어에 급급해하는 아마추어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때 공동선두까지 올랐던 필 미켈슨은 디 오픈에서 악천후가 계속된다면 누구도 왓슨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운드 최종일까지 언더파를 친 선수가 4명에 불과할 정도로 비바람이 거세게 부는 악천후 속에서 대회를 치르는 동안에도 그는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런 의연함 때문이었을까? AP통신은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왓슨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는 우승하러 왔다.” 라는 말로 1라운드를 시작한 왓슨의 말에서 백전노장의 자신감을 배울 수 있었고, “이런 날씨에는 낮은 각도로 샷을 날려야 하며, 공을 너무 강하게 치려고 해도 안 된다.”나는 62세라 세게 치려고 해도 못 친다.”라며 웃는 그의 온화한 미소 속에서 여유 있는 골프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