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잘 맞고 있는데 과연 스윙을 고쳐야 할까?

빈스 윙 2011. 8. 8. 08:00

기분이 짜릿짜릿할 정도로 공이 잘 맞는 날이 있다. 아무렇게나 쳐도 찰싹 찰싹 공이 클럽페이스에 들러 붙는다. 아니 클럽을 그냥 휘두르면 공이 저절로 클럽페이스에 와서 맞아 나가는 것 같다. 이런 날이면 당장이라도 필드에 나가서 라베를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연습장 프로가 와서 잘못된 백스윙을 하나 지적해 준다. 그 다음부터는 지독하게 공이 안 맞는다. 백스윙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립만 살짝 바꿔 쥐게 해도 공은 클럽 페이스를 외면해 버리기 일쑤다. 그럴 때면 순간적으로 연습장 프로가 그렇게도 원망스러울 수가 없다.

 

아마도 이런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직 이런 경험이 없는 초보골퍼라면 언젠가는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에 과연 프로가 알려주는 대로 스윙을 고쳐야 할까? 정말 고민스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쳐야 한다. 아니다. 원래 자기 스윙대로 하는 것이 좋다.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다.

 

프로를 지망하는 것이 아닌 아마추어로서 골프를 즐긴다는 가정하에 나의 생각은 이렇다. 스윙에 치명적인 오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동작이 아니라면 그냥 원래의 스윙으로 골프를 즐기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 왜냐하면, 프로들은 단지 5분 정도 가르쳤지만, 골퍼가 5분 간 배운 스윙을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수천 번 내지는 수만 번의 스윙연습이 필요할 정도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골프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보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 http://blog.daum.net/beanswing/386’ 에서도 언급했듯이, 스윙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조금은 교과서적인 스윙에서 벗어나더라도 자신만의 스윙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주말골퍼가 자신의 스윙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나의 골프희망을 무너뜨리는 이야기 하나 - http://blog.daum.net/beanswing/441’ 에서 얘기한 것처럼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사실 스윙연습 중에 레슨프로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다고 해도 골퍼 스스로가 고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원래 스윙으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다. 스윙에 대한 인식이 변하지 않고는 스윙을 바꾸거나 고치겠다는 마음을 먹기조차 어려운 일이다.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교수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스윙을 교정하기 전에 골프를 바라보는 관점을 교정해야 하고, 샷을 교정하기 전에 공을 대하는 마음을 추슬러야 한다.” 김헌 교수는 스윙교정을 멘탈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다.

 

초보골퍼들이 스윙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을 극단적으로 설명하면 자신의 스윙을 찾아가기 위한 현상과 자신의 스윙을 엉망으로 만들어 가는 현상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스윙교정에도 두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첫 번째는 스윙을 완전히 뜯어 고치는 것이다. 프로를 지망하는 골퍼가 아니라면 나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다. 사실 구력이 1~2년만 되어도 스윙을 완전히 뜯어 고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구력이 오래된 골퍼가 스윙을 완전히 뜯어 고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최소한 1~2년 동안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더라도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아마추어 주말골퍼가 그렇게까지 인내하면서 골프를 잘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 골프를 재미있게 즐기는 차원에서 하려면 프로선수들과 같은 스윙을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 방법은 천천히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골퍼 자신의 스윙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 한 가지만 고치는 것이다. 요즘 나의 경우는 백스윙에서 오른쪽 어깨가 들려 올라가는 문제와 임팩트 순간에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가는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은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고치려는 것도 나에게는 벅찬 일이다.

 

하지만, 백스윙에서 오른쪽 어깨가 들려 올라가는 것이 어깨회전을 막아서 거리를 내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임팩트 순간에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가면서 클럽페이스가 열려서 슬라이스가 나므로 반드시 고쳐야 할 나의 문제점인 셈이다. 두 가지 문제점 중에 더 시급한 문제는 임팩트 순간에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심한 슬라이스를 유발하여 오비를 낼 확률을 높이므로 스코어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에게 스윙교정이란 두 번째 방법의 교정이 더 좋을 듯하다. 자칫 스윙 폼을 고치겠다고 덤벼들면 손 댈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첫 번째 방법과 같이 스윙을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스윙교정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고쳐 나가는 것이 좋다. 스윙을 교정하는데 있어서도 조급함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는 과거에 스윙을 교정하면서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좋지 않은 성적을 낸 적도 있고, 벤 호건은 그립을 바꾸면서 몇 달을 고생했다고 한다. 일본 투어 상금왕 김경태 선수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스윙교정으로 2008년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드라이버 비거리 20야드를 늘리는데 2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프로선수들도 스윙을 교정하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그들보다 연습량이 적은 아마추어가 스윙을 교정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평생 동안 해야 하는 숙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적당한 선에서 자신만의 스윙을 만들고,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조금씩 교정을 해나가는 것이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일단 공이 잘 맞는다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골프를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참고글 : ‘골프도사님께서 가르쳐 주신 완벽한 스윙 - http://blog.daum.net/beanswing/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