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파3 골프장이 사람 잡네요. 조심하세요

빈스 윙 2011. 8. 23. 08:00

얼마 전에 파3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했다는 이야기(http://blog.daum.net/beanswing/490)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재미도 있고, 홀인원을 한 감흥이 남아있어 숏게임도 연습할 겸 2주 연속으로 다녀왔는데 그 다음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짧은 클럽의 특성상 가파른 다운블로 스윙을 하다 보니 왼쪽 팔꿈치가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파3 골프장을 다녀온 뒤로 팔꿈치가 시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작년에 엘보우로 고생을 많이 한 터라 빈 스윙을 위주로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연습장에 가면 아무리 빈 스윙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공을 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조금씩 공도 쳐가면서 1주일 정도를 연습했는데 공을 칠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서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는 거의 연습을 하지 않고 팔꿈치가 호전되기를 기다렸는데 별로 차도가 없어서 오늘 결국은 한의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오른쪽 팔꿈치에 엘보우가 왔는데,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미련하게 계속 연습을 하다가 수술까지 받을 뻔 했습니다. 그 미련함의 결과는 6개월 동안 클럽을 잡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6개월 동안 연습을 못함으로 인해 골프에 대한 생각을 글로 적으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점을 생각하면 골프를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너무 하고 싶은 골프를 하지 못하는 고통에 비하면 엘보우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1주일 내지 길어도 1달이면 치료가 가능한 병을 스스로 키워서 6개월 가까운 시간을 흘려 보낸 것을 생각하면 정말 미련 곰탱이가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골프 엘보우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먼저 골프 엘보우의 고통을 알고 계시거나, ‘골프 엘보우로 부터 고통 받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손가락 클릭운동 한번 하시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골프 엘보우예방차원에서 말입니다.

 

 

우리나라 골프 연습장의 현실이 골프 엘보우 환자를 양산하는 구조로 되어있다면 너무 과장된 말일까요? 저는 그리 과장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골프 연습장들이 회원들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연습시간을 한 시간 또는 90분 정도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을 하나라도 더 쳐서 연습을 하려는 골퍼들은 자신이 가진 운동능력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하게 되면서 재미있게 즐기는 골프를 하는 것이 아니라, 통스럽고 고 싶은 고울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의학계에서 골프 엘보우의 가장 큰 원인을 과사용증후군(Overuse Syndrome)으로 단정짓는 것을 보면 제한된 시간 내에 골퍼의 운동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연습이 골프 엘보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럼 골프 엘보우의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병을 키웁니다.

골프를 하다 보면 크고 작은 골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는 것부터 시작해서 근육통, 방아쇠 수지, 옆구리 통증, 손목부상 등등. 그런데 대부분의 골퍼들은 운동부족에서 오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계속 그것도 미친 듯이 연습을 합니다. 골프 엘보우는 위에도 언급했듯이 과사용증후군의 대표적인 질환이므로 무조건 운동량을 줄이고, 손목과 팔꿈치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입니다.

 

작년에 제가 6개월씩이나 골프클럽을 잡지 못한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통증을 참아가며 연습을 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오른쪽 팔꿈치 엘보우였는데, 사람들과 악수는 물론 숟가락 젓가락도 들지 못할 정도로 병을 키웠습니다. 골프 엘보우로 인한 통증이 생기면 즉시 치료받으시길 권합니다. 일찍 치료하면 1주일 정도면 어프러치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고, 열흘 내지 2주 정도 지나면 서서히 풀스윙도 가능해집니다.

 

둘째, 골프 엘보우는 잘못된 스윙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연습장에서 매트를 쿵쿵 찍어야 공을 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약간의 충격이 팔에 전해져야 연습의 짜릿함을 느끼곤 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연습이 공부터 맞으면서 쿵쿵 찍으면 조금 나을지 모르지만, 약간의 뒤땅성 샷을 하면서도 쿵쿵 찍는 스윙을 했으니 팔이 남아나지 않았겠지요.

 

셋째, 공이 놓여있는 바닥의 상태가 골프 엘보우를 유발시킵니다.

먼저 연습장의 매트가 바닥을 드러내는 정도로 닳아 있다면 연습을 자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더욱 더 조심하셔야 합니다. 거의 맨 바닥이나 다름없는 곳에 1톤에 가까운 충격을 준다면 그 충격의 일부만 팔에 전달된다고 해도 팔의 근육이나 힘줄에 상당한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충격이 팔에 전달된다면 골프 엘보우가 오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제가 갔던 파3 연습장의 매트(특히, 1번 홀)도 클럽의 충격을 전혀 흡수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닳아 있었는데, 그것이 이번에 엘보우가 발생한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년에 제가 엘보우에 걸린 이유는 잔디는 거의 누렇게 죽어있고, 땅은 꽁꽁 얼어 붙어있는 페어웨이에서 심하게 뒤땅을 치다 보니, 그 충격이 고스란히 팔에 전해지면서 팔꿈치에 손상을 입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이 놓여있는 바닥의 상태는 골프부상 방지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이라도 연습장의 매트가 많이 닳아 있다면 교체를 요구하거나 상태가 양호한 매트에서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작년에 엘보우로 고생한 이후로 저는 매일 매일 악력기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는 엘보우 같은 것에 시달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또 엘보우에 걸린 것을 보면 아직도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모양입니다. ㅠㅠㅠ

 

나의 골프희망을 무너뜨리는 이야기 하나 - http://blog.daum.net/beanswing/441에서도 언급했고, 최근에 읽은 김장우 프로의 골프 입문에서 싱글까지라는 책에 보면 모두들 하루에 천 개씩 공을 치는 연습을 했다고 나와 있길래 하는데 까지 해보자는 생각에 며칠이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500개 가까이 공을 쳐댔으니 분명히 나의 운동능력을 초과해서 무리하게 연습을 한 것도 원인일 것입니다.

 

한 때는 하루에 100개 이상의 공을 치지 않겠다’, ‘공 치는 연습보다는 스윙에 중점을 두고 연습하겠다’, ‘빈 스윙 10개에 공은 한 번만 치겠다등등의 연습철칙을 세워놓고 실행했었는데, 고수들이 하루에 천 개씩 공을 쳤다는 얘기를 들으니 나의 철칙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버린 것입니다.

 

정말로 싱글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이 많은 골퍼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제발 아프지 마시고 즐겁고 재미있는 골프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