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윙오류의 원인과 결과, 어떻게 접근할까?

빈스 윙 2011. 9. 18. 08:00

요즘에 팔꿈치 엘보우로 인해서 한의원에 침을 맞으러 다니면서 골프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스윙을 교정하는 방법에도 한의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도 있지만, 골퍼의 잘못된 동작을 고쳐주는 의사도 있고, 고장 난 기계를 고치는 의사도 있다. 이들 의사들이 치료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고, 문제가 된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의학에 대해 잘 아는 바는 없지만 그리고 너무 극단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의학은 주로 문제가 된 원인을 치료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 같고, 서양의학은 문제의 원인(본질)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에 집중해서 치료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칼로 무를 자르듯이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리고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라는 차원으로 얘기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방법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주사 한 방에 병세가 호전되는 치료방법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중국에 있는 철도대학병원(양의/한의 협진병원)에서 잠시 통역으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중국 사람들에게 어떤 경우에 양의를 선택하고 어떤 경우에 한의(중의)를 선택하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들의 대답을 수렴하여 정리해보니 만성질환의 경우에는 중의(한의), 급성질환의 경우에는 양의를 찾는 경향이 많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라는 차원의 얘기는 불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만, 사람에 따른 선호도가 달랐는데,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이, 남성보다는 여성이 한방치료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개인적으로 골프에서의 스윙교정이나 병원에서의 치료나 원인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다. 그렇다고 문제가 된 부분만 치료하는 결과론적인 치료가 필요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건장한 청년이 사고로 뼈가 부러졌다면 그냥 기브스하고 필요하다면 수술을 해야지 특별히 약하지도 않은 건장한 청년의 뼈를 강하게 하기 위한 약을 처방하거나 식이요법으로 치료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스윙교정에서 원인을 고칠 것인지, 결과를 고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때 신지애 선수를 가르쳤던 전현지 프로는 잘못된 동작이 나타나는 원인을 찾아 해결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고, 한국인의 체형이나 스윙습관을 고려한 레슨서적 [손이 편한 골프]의 저자 최혜영 프로는 잘못된 동작 자체를 고치면 원인도 제거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입장은 잘못된 동작이 나오는 원인을 찾아 고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지만, 골퍼의 잘못된 동작이 어느 부분이냐에 따라 그리고 골퍼의 성향에 따라 판단을 달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초보골퍼들의 스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치킨윙이나 플라잉엘보를 고치기 위해 양쪽 겨드랑이에 장갑이나 헤드커버를 끼고 스윙을 연습하라는 레슨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대부분 고집부리지 않고 시키는 대로 잘 따라 하는 골퍼들은 그런 방법으로 문제점을 쉽게 고칠 수 있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골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양쪽 겨드랑이에 장갑을 끼고 연습을 해도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 골퍼들에게는 다른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다. 문제가 되는 동작자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서 고치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원인은 초보골퍼가 가진 고집일수도 있고, 클럽이 지면에 부딪히면서 생기는 충격에 대한 두려움일수도 있고, 스윙궤도 자체의 문제일수도 있고, 스윙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마음이 몸을 지배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많은 성인 초보골퍼들에게 나타나는 스윙오류는 다분히 심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면이 있다. 그러한 마음의 병을 고치지 않으면 스윙을 하면서 나타나는 잘못된 동작을 고치기 힘들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초보골퍼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을 고쳐주는 레슨프로들이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골퍼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초보골퍼가 자신의 스윙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 때문에 잘못된 스윙이 나온다는 것을 알면 비록 아직 고쳐지지는 않았더라도 그나마 다행이다. 자신의 스윙동작에서 나오는 스윙오류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모두 알고 있으니 고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나에게 처음 골프를 가르쳤던 프로는 내가 스윙연습을 하고 있을 때 백스윙에서 멈추게 하고는 아무 말도 없이 잘못된 동작을 고쳐주고는 몇 번 나의 스윙을 지켜보다가 사라져 버리곤 했다. 나는 내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프로가 무엇을 고쳐주었는지도 모른 채 아무런 느낌도 없이 그냥 막연하게 작대기 휘두르는 무의미한 스윙연습을 했다. 그런 무의미한 연습으로 프로가 고쳐 준 백스윙 동작으로 연습을 했는지 아니면 원래 나의 습관대로 연습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아마도 십중팔구 원래의 (백스윙) 습관대로 연습을 했을 것이다.

 

글 시작은 문제가 되는 스윙동작의 원인을 파악하여 그 원인부터 고치자는 취지로 글을 시작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원인을 먼저 고칠 것인가 아니면 결과를 먼저 고칠 것인가가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문제고 무엇 때문에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먼저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스윙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가며 스윙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