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 임팩트 때문에 피니시를 못한다

빈스 윙 2011. 9. 20. 08:00

요즘은 엘보우 때문에 연습을 하지는 못하지만, 그 대신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골퍼들이나 스크린 골프를 즐기는 친구들의 스윙의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그들의 스윙을 관찰하면서 임팩트 때문에 피니시를 끝까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내 주위에 있는 골퍼들의 스윙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연습장에서 스윙연습을 하는 골퍼들 중에는 피니시를 끝까지 잘하는 골퍼들이 제법 많이 있다. 그런데 스크린이나 필드에서는 피니시를 끝까지 하는 골퍼들이 별로 없다. 무엇이 그들의 스윙을 이렇게 바꿔놓는 걸까?

 

내가 내린 잠정적인 결론은 임팩트다. 스윙동작의 일부로서의 임팩트와 공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관련된 임팩트 때문에 피니시를 끝까지 못한다는 말이다.

 

먼저, 스윙동작의 일부로서의 임팩트에 대해 말하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가속을 할 줄 모른다고 한다. 다운스윙 초기에 힘을 다 써버리고 정작 임팩트 존에서는 스윙스피드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사실 나도 골프스윙에서 가속이라는 개념을 머리 속에만 간직(?)하고 있지 실제 스윙에 적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내가 가속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임팩트를 스윙동작의 최종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임팩트 구간에서 가속을 하지 못하고 임팩트를 하자마자 스윙을 멈춰버리는 동작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런 스윙은 공을 때리는 동작으로 이어져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스윙이 경직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공을 때리는 동작과 휘두르는 동작을 구분하는 것이 나에게는 아직도 명쾌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데, 공을 때리는 동작은 임팩트 후에 ()브레이크를 밝듯이 스윙이 멈춰 버리게 되고, 휘두르는 동작은 피니시를 끝까지 하면서 헤드스피드가 서서히 감속하게 되는 것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특히, 드라이버 티샷을 할 때) 스윙 키워드에는 피니시 끝까지또는 그냥 휘두르자가 있다. 스윙을 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무념무상의 상태로 스윙을 하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이것 저것 잡생각이 머리 속을 채우는 것보다는 한 가지만 집중해서 스윙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서 스윙 키워드를 하나씩 생각하면서 스윙을 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자기 최면을 걸듯이 스윙 키워드를 생각한다고 해서 휘두르는 스윙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정도 연습이 뒷받침되지 않고 스윙 키워드만으로 휘두르는 스윙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연습해보기로 한 것이 마음골프 김헌 교수님의 휘왼소원이다. ‘스윙은 휘둘러서 왼쪽에서 소리 나게 원을 그리는 것이다라는 말의 첫 글자를 딴 말이다. 휘두르는 것은 위에서 말한 대로 피니시를 끝까지 하는 것으로 갈음하고, 원 그리는 것도 웬만하면 무리 없이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왼쪽에서 소리가 나도록 스윙하는 것이다. 평상시 나의 스윙을 보면 오른쪽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고, 아무리 후하게 평가해도 왼쪽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다가 왼쪽에서 소리를 내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의외로 간단한 방법이었다. 바로 3/4 스윙(쓰리쿼터 스윙)을 하는 것이다. 풀 스윙을 하면 가속의 구간이 너무 길어져서 정작 최고 스피드를 내야 할 구간에서 오히려 감속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3/4스윙을 하다 보니, 가속의 구간이 짧아지면서 파워가 집중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약간씩 왼쪽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3/4스윙을 하면서 약간씩 왼쪽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그 동안 내가 다운스윙 초기에 힘을 많이 소비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왼쪽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폴로스루는 예전보다 힘차게 돌아가면서 자연스러운 피니시가 연출되었다. 나에게 휘왼소원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왼소였는데 3/4스윙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나처럼 백스윙 초기에는 올바른 궤도로 어깨회전이 되다가 백스윙 탑 부근에서 상체가 뒤집어지는 스타일의 골퍼는 3/4스윙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백스윙 탑 부근에서 상체가 뒤집어지면서 어깨회전이 왜곡되는 것은 스윙동작에서 쓸데없는 동작이므로 과감하게 생략하는 것이다. 다운스윙을 할 때 백스윙 시에 쓸데없는 동작을 하는 구간에서 힘을 다 써버리니 3/4스윙을 하면서 스윙에 도움이 안 되는 1/4를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백스윙 탑 부근에서 쓸데없는 동작이 나오는 것은 공을 멀리 보내려는 욕심에서 나오기도 하고, 신체적인 한계를 넘어선 회전을 하면서 정상적인 회전궤도를 이탈하게 되는 것이니 과감하게 생략하는 것이 몸에도 무리가 가지 않고, 스윙에 가속도를 붙여 깔끔하게 피니시도 할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두 번째로, 초보골퍼가 피니시를 하지 못하는 이유로 공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해보면 이것은 다분히 첫 번째 이유에서 언급한 공을 때리려는 마음을 포함한 본능 혹은 욕심 등과 관계되는 멘탈적인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이 없을 때는 자연스런 스윙으로 피니시까지 잘 연출하면서도 공만 있으면 야수로 돌변하는 골퍼들이 있다. 나도 가끔은 그런 야수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런 생각이 공을 때리는데 급급하게 만들고, 스윙의 목표가 공이 되어버려 클럽과 공이 만나는 순간에 스윙이 끝나면서 피니시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첫 번째 이유에서 언급한 쓸데없는 1/4의 백스윙도 공을 멀리 보내려는 욕심에 회전을 많이 하려다 보니 발생하는 오류가 아닐까? 오버스윙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에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이러한 오버스윙도 쓸데없는 백스윙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축구공을 보면 차고 싶고, 아구공을 보면 던지고 싶고, 골프공을 보면 때리고 싶은 것이 본능이라면, 골프에서는 골프공을 때리고 싶은 본능을 억제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골프공을 때리고 싶은 본능보다는 작대기를 들면 휘둘러보고 싶은 충동을 자극하여 골프클럽을 휘두르는데 집중하는 것이 골프를 잘하는 방법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골프스윙에서 임팩트도 중요하고 피니시도 중요하다. 임팩트만 중요하다던가 피니시만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는 골퍼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피니시는 임팩트를 포함하는 스윙동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중요성에 약간의 가중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때리겠다는 생각과 휘두르겠다는 생각이 만들어 내는 스윙의 차이가 샷의 결과를 좌우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생각해보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