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변화하는 스윙을 모두 기억할 수 있다면

빈스 윙 2011. 10. 7. 08:00

언젠가 블로글를 통해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나는 처음 골프를 배울 때 아이언을 완전히 마스터(?)할 때까지 드라이버를 잡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다. 그래서 골프를 시작하고 6개월 동안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고, 라운드를 할 때면 우드로 티샷을 한 적이 있다.

 

우드로 티샷을 하다 보니 티샷의 짧은 거리를 보완하기 위해 세컨샷도 우드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라운드 중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클럽이 우드였고, 가장 자신 있는 클럽도 우드였다.

 

그러다가 고구마를 구입하면서 우드를 멀리하게 되었다. 우드보다는 고구마가 훨씬 더 치기 쉬웠고, 그 때는 이미 드라이버로 티샷을 하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에 급기야는 골프가방에서 하나밖에 없던 우드를 빼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예전에 그렇게 자신 있게 사용했던 우드로 샷을 해보니 옛날처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우선 클럽 길이가 부담스러웠고 거리도 생각만큼 많이 나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옛날에는 내가 우드를 어떻게 쳤는지 궁금해졌다. 지금이야 그 때보다 실력이 좋아졌다고는 생각되지만 단순히 우드를 잡았을 때의 스윙만 생각해본다면 초보시절의 스윙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는 평소에 롱아이언은 연습도 별로 안하고 활용도가 떨어져서 골프가방에서 빼놓고 다녔는데 고구마와 5번 아이언 사이에 거리 차가 많이 나서 4번 아이언을 거의 한달 동안 연습한 적이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기고 거리도 만족할 만큼 나갔는데 역시 라운드에서 4번 아이언의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다시 골프가방에서 빼내버렸다.

 

그리고 최근에 4번 아이언을 쳐보니 예전의 그런 샷이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예전에는 4번 아이언을 어떻게 쳤을까? 클럽 페이스에 공이 쩍쩍 들러붙는 듯한 샷을 어떻게 했을까? 몹시 궁금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스코어를 기준으로 할 때 지금 내가 말하는 예전과 현재의 스코어는 약 10타 가깝게 차이가 난다. 예전에는 클럽 별로 샷의 편차가 크다 보니 특정 클럽을 잘 치는 것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잘 쳤다고 생각하는 클럽으로 샷을 했을 때 나의 스윙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변화된 나의 스윙을 지금 확인 할 수 있다고 해서 예전의 스윙으로 예전에 잘 쳤던 그런 샷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예전에 잘 쳤던 클럽과 그 스윙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이제 갓 골프를 시작한 골퍼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주기적으로 자신의 스윙을 동영상으로 찍어 놓을 것을 권한다. 자신의 스윙이 변해가는 과정과 함께 실력도 향상되는 것을 동영상으로 확인하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