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가 핸디를 18이하로 줄여서 보기플레이를 하는 것이었는데, 작년만큼 라운드 기회도 많지 않았고, 지금은 엘보우가 생각보다 심각해져서 아슬아슬하게 목표 달성이 힘들게 되었다. 라운드 하기 가장 좋은 계절에 아쉽게도 나는 이번 시즌을 접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작년 이맘때는 80대 타수를 몇 번 기록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올해는 비교적 쉽게 보기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80대 타수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실력이 줄어든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백돌이 수준이었던 작년 초와 현재 나의 골프를 비교하면서 달라진 부분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사실 구력 2년 차였던 작년에 나의 골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00타라는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레슨을 받아가며 가능하면 저녁약속을 잡지 않으면서 퇴근 후에는 거의 매일 연습장으로 향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때 만난 프로도 나와는 궁합이 잘 맞는 프로여서 골프실력 외에도 전반적인 나의 골프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보골퍼 스코어, 벙커와 오비가 좌우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535‘ 에서도 언급했듯이 백돌이 시절 나를 제일 괴롭혔던 것은 슬라이스 오비였다. 공을 왼쪽으로 보내려고 하면 할수록 공은 더 심하게 휘어져 오비가 나곤 했다. 몸(팔)의 움직임과 클럽헤드가 그리는 궤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거나 아니면 고집이 너무 쌨던 것이 아닌가 싶다.
벙커도 마찬가지였다. 몇 번의 샷을 해도 도무지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 수가 없었다. 탈출했다 싶으면 탑볼이 나서 홈런성 타구가 되어 그린 반대편 벙커로 들어가는가 하면 숲 속으로 들어가서 공조차 찾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오비와 벙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그리 심하지 않다.
다만, 세컨샷에서 사용하는 고구마와 아이언은 백돌이 시절보다 실력이 줄어든 것 같다. 백돌이 시절에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샷을 했다면 지금은 이것 저것 생각이 많은 편이다. 백돌이 시절에는 3온을 생각하고 샷을 하다 보니 심적인 부담이 적었는데, 지금은 3온을 생각하는 것은 같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에서 2온을 하려는 생각이 꿈틀거려서 머리 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2온을 하겠다는 생각이 꿈틀거리는 것은 백돌이 시절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나가고 드라이버 티샷이 안정되다 보니 2온을 할 수도 있겠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한 욕심이 세컨샷을 흔들어 놓아 결국은 3온을 하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그 욕심을 자제하는 것이 어렵다. 누구는 그러한 욕심을 도전이라고 표현하지만, 나는 실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무모한 도전은 욕심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실력이 향상되면서 멘탈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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