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한 라운드에 몇 개의 클럽을 사용하세요?

빈스 윙 2011. 10. 6. 08:00

전문가들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연습장에서 자신 있는 클럽 위주로 연습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신 없는 클럽을 더 많이 연습할 것을 권한다. 아마도 골퍼들의 입장에서는 주위의 눈도 있고 하니 골퍼 자신이 잘 치는 클럽 위주로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골프,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시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203’ 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골프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습장에서 나를 포함한 많은 골퍼들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골프를 한다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오늘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골프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자신 없는 클럽을 더 많이 연습하라고 권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물론 자신 없는 클럽을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 있고 없고의 문제는 다분히 주관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 어느 초보골퍼가 가장 자신 있는 클럽으로 샷을 했는데 미스샷을 연발한다면 자신 있고 없고의 주관적인 구분이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

 

나는 초보골퍼들이 자신 있는 클럽으로 샷을 해도 미스샷을 남발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초보골퍼들은 고수들이나 어느 정도 초보 티를 벗어난 골퍼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가장 많이 연습한 클럽을 자신 있는 클럽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자신 있는 클럽으로 미스샷 없이 라운드를 한다면 그는 이미 초보골퍼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스윙은 하나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초보골퍼들은 모든 클럽을 하나의 스윙으로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클럽을 한결같이 잘 다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렇지 못한 것이 초보골퍼들의 현실이다.

 

그리고 모든 클럽을 한결같이 잘 다루려면 어느 정도는 연습이 필요하다. 스윙이 하나라고 해서 하나의 클럽을 잘 다루면 나머지 모든 클럽은 자동으로 스윙을 잘 할 수 있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어느 정도의 연습이라는 것이 상당한 시간을 잡아 먹는다. 사실 전체 골프 인생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닐 수도 있지만 초보골퍼가 느끼기에는 모든 클럽을 잘 다룰 수 있도록 연습한다는 것은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초보골퍼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공 깨나 친다는 골퍼들도 라운드를 하면서 14개의 클럽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내 블로그 [라운드 분석] 에 보면 내가 한 라운드에 사용한 클럽과 사용횟수를 모두 적어 놓았는데, 한 라운드에 사용하는 클럽은 드라이버와 퍼터를 포함하여 8개 정도다. 그 중에서 한두 번만 사용한 클럽을 제외한다면 한 라운드에 사용하는 클럽은 대여섯 개에 불과하다.

 

주로 사용하는 클럽은 골퍼마다 다르겠지만, 한 사람의 골퍼가 주로 사용하는 클럽은 거리와 정확도에 관계되므로 거의 일정하다. 그럼 전문가의 조언대로 자신 없는 클럽을 많이 연습할 것이 아니라 초보골퍼들은 주로 사용하는 클럽을 위주로 연습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서 골퍼 자신이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병기(클럽)를 하나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의 경우는 비거리가 얼마 안 나가다 보니 고구마(20도 하이브리드 클럽)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한 라운드에 15회 이상 사용하는 클럽이 드라이버, 고구마, AW, 퍼터다. 그래서 고구마를 많이 연습하는 편이다. 그리고 고구마가 난조를 보일 경우를 대비해서 고구마를 대신 할 수 있는 아이언을 연습해야 하는데 미들 아이언과 롱 아이언의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연습을 게을리 하게 된다.

 

라운드를 하면서 다 사용하지도 않을 14개의 클럽을 모두 연습하는 것보다는 초보골퍼의 경우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클럽 위주로 연습계획을 짜는 것이 라운드에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클럽을 연습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