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 스코어, 벙커와 오비가 좌우한다

빈스 윙 2011. 10. 9. 08:00

벙커와 오비. 아마도 초보골퍼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한 때는 오비보다 벙커가 더 무서웠던 시절이 있었다. 왜냐하면 오비야 벌타 먹고 다시 치면 되지만, 벙커에서는 한번 만에 탈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오비보다 타수를 더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벙커샷 연습을 할 수 있는 곳도 가르쳐 줄 수 있는 연습장도 별로 없다 보니 초보골퍼들은 라운드 하면서 벙커샷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 라운드를 하면서 처음으로 벙커에 있는 공을 쳐 보았다. 재수 좋으면 한 번에 탈출하지만 대부분 2번 혹은 3번 만에 탈출하기 일쑤였고 몇 번을 쳐도 탈출하지 못하면 동반자들이 꺼내 놓고 치라고 해서 손으로 집어 들어서 탈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쯤 되면 그 홀의 스코어는 이미 양파를 기록하게 된다.

 

그런데 한 홀에서만 그런 불상사가 발생하면 다행인데 초보골퍼들의 경우 대부분 거리가 항상 짧다 보니 그린 앞에 있는 벙커에 자주 빠지게 되고, 방향성이 좋지 않다 보니 그린 좌우에 있는 벙커에 빠지게 된다. 초보시절에는 벙커에 빠지는 회수에 비례해서 스코어가 결정되곤 했다. 재수가 좋아서 벙커에 별로 많이 빠지지 않으면 스코어가 조금 좋아지고, 벙커에 자주 빠지는 날에는 형편없는 스코어를 기록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면 근처 초등학교 모래밭에 가서 클럽으로 모래를 치는 연습을 했다. 클럽이 모래를 파고 들 때의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라운드를 할 때는 무조건 탈출을 목표로 중간에 스윙을 멈추지 않고 휘두를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휘둘렀다.

 

최근에 집계한 나의 벙커탈출 성공률은 80% 정도 되니 벙커에 다섯 번 빠지면 네 번 정도는 한번 만에 탈출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보통은 한 라운드에 두세 번 정도 벙커에 빠지니까 100% 한번 만에 탈출하거나 한번 정도 탈출하지 못하는 수준이니 스코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나의 경우 벙커에서 제대로 탈출했을 때의 느낌과 방법을 몇 번 경험하니 조금 세게 휘두른다 싶어도 톱볼이 나지 않는 한 공은 그리 멀리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보골퍼가 벙커에서 클럽을 끝까지 휘두르지 못하는 이유는 모래를 치는 것에 대한 감각(경험)이 없다는 것과 공이 너무 멀리 날아갈 것을 염려하여 임팩트를 하자마자 스윙을 멈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 없이 클럽으로 모래를 파고 들어가는 느낌을 연습하는 것도 초보골퍼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으로 오비 없이 라운드를 한 것은 작년 10월이라고 기억된다. 그 때는 이미 벙커탈출 요령을 익혔을 때였으므로 오비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라베도 찍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백파를 했을 때도 오비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10타를 깨는 것을 목표로 했을 때는 보통 한 라운드에 대여섯 개의 오비를 내곤 했으니 오비 때문에 까먹는 타수가 10타에 이르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초보골퍼들의 오비는 대부분 슬라이스로 인해 생기기 마련인데, 슬라이스와 관계되는 부분은 나도 블로그를 통해서 많이 언급했고, 관련된 글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므로 생략한다. 슬라이스 고치는 비결 또는 슬라이스가 나는 여러 가지 이유 등에 대해서 쓴 글이 수도 없이 많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골퍼 스스로가 여러 가지 슬라이스의 이유 중에서 자신이 슬라이스를 내는 이유를 알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 초보골퍼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3퍼팅의 남발, 온탕 냉탕 순례, 불안정한 샷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오비로 인한 벌타가 10타 가까이 되고, 벙커에서 서너 번 만에 탈출한다면 100타는커녕 110타도 깨기 쉽지 않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타수를 줄이는 방법은 많이 있지만, 그리고 골퍼 개인별로 그 방법이 서로 다를 수도 있지만, 초보골퍼에게는 오비로 인한 벌타를 줄이는 것과 벙커에서 한 번 만에 탈출하는 것이 타수를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