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그립 - 기본이 중요하지

빈스 윙 2010. 7. 14. 13:09

골프를 처음 배우면 대부분 그립 잡는 법을 제일 먼저 알려준다. 골프는 골프클럽이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하는 운동이니까 당연하다. (내가 골프를 가르친다면 그립 잡는법 보다는 그냥 휘두르는 스윙을 먼저 가르치겠지만 오늘은 무엇을 먼저 가르치냐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자)

 

오늘은 그립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 어느 정도 세기로 잡을 것이냐의 문제를 얘기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어제 그립을 약간 바꿔서 잡으면서 느낀 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비기너가 그립을 잡는 법에 대해서 배울 때, 남자는 오버래핑, 여자는 인터로크 라고 정형화된 그립을 배웠는데, 나는 그립은 자기 편한 대로 잡으면 그만 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잡으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그리고 강한 그립을 잡느냐, 약한 그립을 잡는냐에 대한 문제도 처음 배운 중립그립을 기준으로 개인의 구질에 따라 약간씩 변형시켜 잡으면 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자주 자신의 그립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 그립을 잡으면 공을 수 십개 칠 때까지 양손으로 공을 자신의 위치에 놓고 연습을 마칠 때까지 양손을 그립에서 떼지 않는 비기너들을 많이 보아왔다. 손가락으로 잡았던 그립이 스윙을 몇 번 하면서 손바닥으로 잡게 되고 그것이 익숙해 지면서 다음 연습부터는 아예 손바닥으로 잡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윙을 한번 하고 나서 그립점검, 스윙 한번 하고 그립 다시잡기를 반복해서 올바른 그립이 익숙해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는 그립 잡는 방법을 줄다리기 할 때, 줄을 잡는 것과 많이 비교한다. 손가락으로 그립을 잡는 것에 대해서도 줄다리기와 비교해 보면, 줄다리기를 할 때, 줄을 당기면서 손을 관찰해 보면 줄에 대해 손은 비스듬히 잡고 있는 형태가 된다. 절대로 손바닥과 줄을 수직으로 잡는 사람은 없다. (줄은 당길 때, 손(가락)의 형태를 유심히 살펴 보라.)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려면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으로 비스듬히 잡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우리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맨손으로 줄을 잡는다면 장갑을 끼고 잡는 것에 비해서 더 세게 잡을 것이다. 이는 줄과 손의 마찰이 없어지면 미끄러질 것이고, 미끄러지면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줄다리기를 하면서 줄을 잡는 세기는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의 세기로 잡는다. 그립도 마찬가지로 손에서 미끄러져서 그립이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의 세기로 잡으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립을 살펴보면 그립 끝부분이 더 굵게 되어 있으므로 왠만해서는 손에서 빠져 나가지는 않는다.

 

그런데 왜 비기너들은 그립을 세게 잡을까?

내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악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그립을 세게 잡는 경향이 있는데 비기너들은 그립을 세게 잡지 않으면 그립이 빠져 나갈 것 같다고 얘기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왠만해서 그립이 빠져 나가는 일은 없다. 세게 잡으면 방아쇠 수지에 시달릴 뿐 골프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

 

그립을 아주 세게 잡고 관찰해 보자. 그립을 세게 잡으면 손에만 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손목, 팔뚝까지 힘이 들어간다. 결국 손목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되어 부드러운 스윙을 할 수 없고, 팔뚝에 힘이 들어가서 중력을 이용한 휘두르는 스윙을 할 수 없게 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을 소홀히 하거나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동안 신입회원이 올 때 마다 프로가 그립에 대하여 얘기했지만 난 그것을 귀담아 들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기본이라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지 중요한 것이다. 내가 그립 잡는 법이 스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은 것은 그 동안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전체적인 스윙을 통해 어드레스부터 기본적인 요소들을 살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