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나는 좋아서 하는 일이 있으니 행복하다

빈스 윙 2010. 7. 22. 12:30

가끔은 정말 골프하기 싫은 날이 있다.

 

보통은 과음한 다음 날이 그러한데, 어제는 전날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왠지 몸이 무겁고 별로 클럽을 잡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평소에는 이런 날도 김유신의 애마가 주막으로 김유신을 이끌었듯이 나의 자동차 바퀴가 연습장으로 나를 이끌었다.

 

힘들고 피곤해도 연습을 하면서 피로가 풀리는 경우도 있고, 공 마저 잘 안 맞으면 그 피로가 더욱 가중되어 나를 괴롭히는 날도 있다.

 

어제는 그냥 집으로 직행해서 빈스윙 30분 정도, 퍼팅 50개 정도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몸과 마음이 말을 듣지 않아 오늘 새벽운동을 하기로 하고, 매일 하듯이 이미지 라운딩을 하며 잠을 청하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미 새벽운동을 하기에는 물 건너간 시간. 결국 어제 내가 한 연습은 이미지 라운딩 밖에 없네. 퍼팅 20개 정도 했나?

 

골프는 내가 좋아하는 놀이인데, 좋아하는 놀이임에도 이렇게 하기 싫은 날이 있으니, 좋아하지 않는 많은 일들은 오죽하랴. 갑자기 공부가 싫어서 공부를 한다는 아들 놈의 말이 떠 오른다. 불쌍하기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와 컴퓨터 게임만 매일 할 수 있으면 아니 매일 시킬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다.

 

반대로 내가 아무리 골프놀이를 좋아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주로 업무적인 일 때문에 골프놀이를 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는데, 연습은 업무적인 일(저녁약속)이 생기면 하지 못하고, 라운딩은 대부분 업무적인 일 때문에 하게 된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연습하는 시간도 일정 시간은 업무시간으로 인정해 주면 좋겠다. ㅋㅋㅋ

 

며칠 연습을 못하면 금단현상이 일어난다. 며칠을 연속으로 연습을 못하면 늦은 밤 홀로 아파트 산책로에서 스윙을 하다가 들어 올 때도 있다. 그 금단현상이라는 것이 내 스윙이 아직도 잘 있는지 혹시 도망가지는 않았는지 하는 불안감이다. 그 때는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정도의 스윙을 해 줘야 금단현상이 사라진다. 이 정도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를 살아가면서 좋아서 하는 일보다는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좋아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을게다. 그래도 난 좋아서 하는 일이 하나라도 있으니 여기서 행복을 찾아야겠다. 골프와 더불어 행복해질 때 까지...

'골프 > 빈스윙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스윙의 성장통  (0) 2010.07.23
제발 말 좀 들으세요  (0) 2010.07.22
골프에 미쳐서  (0) 2010.07.22
그립 - 기본이 중요하지  (0) 2010.07.14
파3 골프장 / 9홀 퍼블릭 무시하지 마라  (0) 201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