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는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라는 생각

빈스 윙 2012. 1. 3. 07:30

퍼즐조각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이 있다. 작은 아들이 그 주인공인데 작은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같이 퍼즐을 맞춰 본 일이 있는데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는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고,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작업이다. 그리고 창의력이 좋은 사람이 잘 맞추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큰 아들은 집중력은 뛰어나지만 퍼즐조각을 맞추는 일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창의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아마도 창의력이 떨어지는 것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원인이 아닐까 나름 생각해 본다. 그래서 퍼즐을 맞추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 집중력과 창의력을 요하고, 즐기지 못하면 하기 힘든 것이라는 측면에서 골프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골프 역시 상당한 집중력과 창의력을 요하는 운동이고, 골프를 잘 치는 골퍼 위에 재미있게 즐기는 골퍼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즐기지 못하면 지속하기 힘든 운동이다.

 

그 밖에도 퍼즐과 골프의 유사한 점을 살펴 보면 ;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 단시일 내에 되지 않는 것처럼 골프 역시 단시일 내에 이룰 수 없다. 퍼즐조각을 맞추는 일이나 골프나 조급하고 성급하게 달려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느긋한 마음가짐이 퍼즐조각을 찾는데 그리고 골프에 눈을 뜨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나름 열심히 연습을 하는데 실력이 빨리 늘지 않아서 초조한 골퍼들이 참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퍼즐조각을 맞추는 일은 일정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다. 온 신경을 퍼즐조각과 그림에 집중하여 수백 개의 조각 중에서 하나를 찾아내는 일이다. 골프에서는 골프를 망치고 싶으면 이것 저것 잡생각을 많이 하라는 말이 있다. 골프를 잘하고 싶으면 무념무상의 세계로 집중하라는 말의 반어적인 표현이다.

 

퍼즐조각을 맞추는 일은 오랜 시간 집중하기 힘들다. 집중을 한다는 것은 아마도 굉장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같다. 그래서 퍼즐조각을 맞추는데 한 번에 오랜 시간 작업을 하기 힘들다. 골프 역시 장시간 집중하기 힘들다. 라운드를 할 때는 샷을 할 때만 집중하면 된다. 18홀 내내 경기 또는 무언가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체력의 고갈을 초래하는 일이 될 것이다. 스윙연습도 마찬가지로 장시간 연습을 하면 연습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아무런 목표의식도 없는 기계적이고 막연한 스윙을 하게 된다.

 

퍼즐이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만 개의 조각을 맞추는 일이라면, 골프 역시 단순하게 스윙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퍼즐과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다. 골프는 스윙기술만 좋다고 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골프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이 스윙이라는 운동적인 메커니즘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또한 골프스윙도 단순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크게는 롱게임, 숏게임, 퍼팅게임에서부터 작게는 거의 모든 샷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라운드 중에 하는 스윙과 샷의 종류는 퍼즐조각에 비견할만하다.

 

이러한 모든 스윙과 샷들이 퍼즐조각을 맞추듯이 맞아 들어갈 때 비로소 골프의 일부가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골프는 스윙이 아무리 좋고, 모든 샷이 조화를 이루더라도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는 게임이다. 그렇게 스윙을 무너뜨리는 것은 멘탈일수도 있고, 무모한 욕심일수도 있고, 잘못된 작전일수도 있다.

 

정신력이 약하면 스윙은 한 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무모한 욕심이 스윙뿐만 아니라 골프를 망가지게 하기도 하고, 잘못된 작전은 지름길을 돌아가거나 돌아가야 할 길을 질러가게 하여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코스 설계자의 의도를 읽는 수준까지는 못 되더라도 때로는 코스에 순응하면서 라운드를 하는 순둥이 전략이 코스와 자연환경에 대적하는 돌격형 전략보다 유리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골프는 스윙과 멘탈과 코스대응전략 등의 수 많은 요소들이 퍼즐조각 맞추듯이 서로 어우러져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외에도 동반자와 자연환경 등등 골프를 구성하는 요소는 수없이 많이 있다. 그러한 구성요소를 퍼즐 맞추듯이 모두 짜맞춰야 비로소 구색이 맞는 골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퍼즐조각은 암놈과 수놈의 미묘한 조합으로 연결된다. 이것을 궁합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면, 골프에서도 수 많은 궁합이 필요하다. 동반자와의 궁합, 클럽과의 궁합, 코스와의 궁합, 공과의 궁합, 자연과의 궁합 등등. 이러한 궁합들이 퍼즐조각과 마찬가지로 미묘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 골프다.

 

이렇게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과 골프는 유사한 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다른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퍼즐조각은 완성되지만 골프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골프마술을 하나 보여 드릴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131' 에서 여러 가지 표현으로 알려 주는 골프레슨이 알고 보면 같은 맥락에서 완성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하면 서로 다른 조각으로 느껴지는 골프레슨을 짜맞추다 보면 결국은 골프라는 커다란 틀로 완성된다고 얘기했다.

 

위에서 완성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골프의 일부분(스윙)이 완성된 것에 지나지 않고, 골프는 영원히 완성될 수 없는 운동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다. 왜냐하면 퍼즐은 그 조각을 다 맞추면 끝이 나지만, 골프는 그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완성이라는 말을 쓰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제 요만큼 맞췄는데 어느 세월에 다 맞추냐?]

작은 아들이 1000개의 조각을 언제 완성할지는 몰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500개의 조각을 완성했듯이 언젠가는 완성할 것이다. 그리고 10000개의 조각을 맞추는 일에 도전할 것이다.

 

비록 골프에는 완성이 없다 하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몇 개의 작은 완성을 이루는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작은 완성을 이루는 날을 위하여 모든 골퍼들이 꾸준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