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트롱 그립으로 슬라이스를 방지한다?

빈스 윙 2012. 1. 6. 07:30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 그립 잡는 법을 알려준다. 나의 경우는 뉴트럴 그립으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7번 아이언으로 똑딱이를 배우고, 풀스윙을 배우고, 드라이버를 배우는 식으로 진도가 나간다.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드라이버 샷이 슬라이스가 나서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구력이 조금 쌓이면 훅이 나서 고생을 한다. 이렇게 구질이 변하는 것에 대해서 골퍼 자신도 모르게 그립이 스트롱 그립으로 변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슬라이스를 방지하기 위해 스트롱 그립으로 잡고, 어느 정도 공이 맞기 시작하면 비거리에 대한 욕심으로 스트롱 그립을 잡으면서 훅이 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이 (초보)골퍼들의 일반적인 현상이라면 주로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초보골퍼에게 애당초 스트롱 그립으로 알려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초보골퍼들에게 스트롱 그립으로 잡게 하는 레슨프로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미국프로골프 투어에서 뛰는 선수 중 80% 이상이 스트롱 그립을 잡고 있다는 통계를 본 적도 있다. 그리고 아마추어 골퍼들 역시 스트롱 그립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골퍼들이 스트롱 그립으로 잡는다. 이렇게 스트롱 그립으로 잡는 이유는 비거리 향상에 있을 것이다.

 

스트롱 그립이 비거리를 향상 시키는 이유를 찾아보니 이런 것이 있다. 스트롱 그립은 뉴트럴 그립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돌려 잡으므로 임팩트 순간 왼손의 손등이 아닌 약간 손날방향으로 비구선을 향하게 된다. 손등보다는 손날이 더 큰 힘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비거리가 증가한다는 논리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위의 설명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다만 손등과 손날의 논리로 이해하자면 손등으로 뭔가를 치면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손날로 치면 덜 아플 것 같아서 강하게 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든다.

 

장타를 위한 그립으로 스트롱 그립을 소개하곤 하는데, 내가 스트롱 그립으로 스윙을 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백스윙이 편해졌다는 것이다. 스트롱 그립은 뉴트럴 그립보다 손과 팔의 회전 움직임이 적다 보니 백스윙이 부드러워져서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이것은 다운스윙과 임팩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하여 정확한 임팩트의 향상을 가져와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기까지는 좋다. 이유야 어째든 스트롱 그립이 비거리의 향상을 가져온다는 말은 어느 정도 수긍하겠는데, 오늘 제목과 같이 스트롱 그립이 슬라이스를 방지한다는 말에는 왠지 반감이 생긴다. 슬라이스를 방지하기 위해 스트롱 그립을 잡는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나는 싫다.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골퍼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트롱 그립을 잡으면 일시적으로 구질(슬라이스)의 개선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슬라이스가 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교정하지 않고 그립으로 샷이나 구질을 개선하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골퍼 중에 스윙을 하면서 상체가 앞서 나가면서 클럽페이스가 열려서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가 있었다. 하루는 스크린을 치는데 스윙은 그대로인데 비거리도 꽤 나가고 슬라이스도 많이 없어졌다. 그래서 살펴보니 스트롱 그립에 클럽 페이스가 상당히 많이 닫혀진 상태로 어드레스를 하고 있었다.

 

그 골퍼 왈 이 그립(스트롱 그립)이 특효약이야. 슬라이스도 많이 없어지고, 거리도 엄청 늘었어.” 그런데 한 두 달 정도 지났을까? 더 이상 스트롱 그립으로 잡을 수 없을 만큼 왼쪽 손등이 위를 보고 있을 정도로 심하게 스트롱 그립을 했지만 슬라이스가 재발한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스윙의 문제점을 알려주었는데 지금은 그립을 어떻게 잡고 스윙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글을 쓰고 나서 연락해보니 요즘 골프를 치지 않는단다. 그 이유는 묻지 않았다.) 이 골퍼의 경우를 보더라도 스트롱 그립으로 슬라이스를 방지한다는 것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드물기는 하겠지만 스윙에는 아무 문제가 없고 그립에 문제가 있어서 슬라이스가 났다면 그립만 고쳐 잡으면 간단하게 해결되겠지만, 초보골퍼들이 슬라이스를 내는 원인은 대부분 스윙에 문제가 있지 단순하게 그립을 잘못 잡은 것에 있지는 않다.

 

오히려 스윙에 문제가 있어서 슬라이스를 유발하는 초보골퍼들은 그립을 스트롱 그립으로 잡는다 하더라도 슬라이스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골프실력의 향상과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스트롱 그립으로 슬라이스를 방지한다는 것은 결코 권장할만한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립과 관련된 사진을 찾던 중에 인터넷에서 위와 같은 사진을 발견하였다. 골프관련 잡지에 실렸던 사진 같은데 사진 속에 소중한 정보가 담겨 있어서 올려 본다. 사진과 관련된 글은 현재 준비중이다.

 

그립 잡는 법에 대한 팁은

아무래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레슨투어 빅토리 장재식 프로의 레슨을 링크한다.

- http://blog.nikegolf.co.kr/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