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거리는 맞았는데 / 방향은 맞았는데

빈스 윙 2012. 1. 28. 07:30

언젠가 같은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여성골퍼들과 스크린 골프를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다른 골퍼가 뒤땅을 치면 무조건 힘이 들어갔다고 마디 하고, 슬라이스가 나면 엎어 쳤다고 얘기하고, 톱볼이 나면 헤드업 했다고 얘기하는 , 시도 입을 가만이 두지 못하는 골퍼가 있었다.

 

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쉴새 없이 말을 하는 여성골퍼가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퍼팅을 하고 나서 거리는 맞았는데 방향은 맞았는데였다.

 

퍼팅에서 거리와 방향이 맞지 않으면 홀에 공을 떨어뜨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홀에 공을 넣게 위해서는 거리만 맞아도 안되고 방향만 맞아도 되는 것이 퍼팅이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골퍼가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경사나 반대의 경우에 여성골퍼의 말대로 거리는 맞았는데 방향이 조금 틀어졌다면 방향만 수정하면 공이 안으로 들어갈까? 엄밀하게 말하면 공이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거리와 방향을 모두 수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경사도에 따른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방향은 맞았는데 거리가 조금 짧았거나 길었다면 거리만 수정하면 공이 안으로 들어갈까? 경우는 위의 경우보다 홀인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스트로크의 세기에 따라서 공을 보내는 목표지점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거리를 수정하면 방향도 수정해야 한다.

 

결국은 거리는 맞았는데 방향은 맞았는데라는 말은 경사도가 없는 퍼팅에서는 성립되지만, 좌우로 흐르는 경사도가 있는 경우에는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그리고 퍼팅에서는 들어간 공과 들어간 공만 존재할 뿐이지, 거리만 맞거나 방향만 맞는 것은 별로 소용이 없는 일이다.

 

라운드를 하는 동안 머리가 아플 정도로 쉴새 없이 말을 많이 해서 이런 내용을 알려주면 조용해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약간은 불편한 심기에서 말도 되는 소리 제발 그만해라라는 뜻이 담긴 생각이었으므로 딴지를 걸기 위한 말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 두었다.

 

여성골퍼를 통해서 라운드를 하면서 쉴새 없이 말을 많이 하거나 상대방의 스윙에 대한 지나친 참견은 상대방의 심기를 불편하게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나는 즐거운 라운드를 위해서 조금은 참을 줄도 아는 매너 있는 골퍼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