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게임이다

빈스 윙 2012. 1. 27. 07:30

어린 시절에 돌멩이나 깡통을 발로 차면서 등, 하교했던 기억이 난다지금처럼 컴퓨터 게임이라는 것이 없었던 시절에 돌멩이와 깡통을 차는 것도 일종의 놀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골프를 시작하면서 내가 어린 시절에 돌멩이와 깡통을 찼던 것은 놀이이기 전에 본능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를 시작하고 빈 스윙으로 연습하면서 느낀 것이 공이 없을 때는 스윙이 자연스러운데, 공만 있으면 공에게 덤벼드는 듯한 스윙을 하고, 클럽으로 공을 맞히는데 급급한 나와 초보골퍼들의 모습을 보면서 골퍼가 공을 때리려고 하는 것과 클럽으로 공을 맞히려고 하는 것은 본능적인 행동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선생님은 공과 클럽이 만나는 것은 클럽이 지나가는 길에 공이 있어서 그냥 맞아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초보골퍼들에게 골프공이라는 존재는 골퍼의 본능을 자극하여 공을 때리고 싶은 욕구를 충동질하는 것이다.

 

골퍼가 스윙을 하는 궤도 상에 골프공이 있다가 그냥 맞아나가는 것이 골프스윙이라면 골프는 본능을 제어하고 어느 정도는 본능을 잠 재워야 하는 운동이 아닐까? 이 말이 맞는다면 어쩌면 골프는 골프스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본능을 억제하거나 제어해야 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골프에서 골퍼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은 골프 공뿐만이 아니다.

 

◆ 일반적으로 초보골퍼들이 거리가 긴 파5홀에서 헤매는 이유는 스윙이 안정되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거리가 긴 홀이다 보니 강하게 쳐야겠다는 본능이 발동하는 것은 아닐까?

 

초보골퍼들의 오버스윙 역시 공을 멀리 보내려는 본능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강한 샤프트를 쓰고 싶어하고, 비거리에 욕심을 내는 것 역시 수컷의 본능적인 생각은 아닐까?

 

그린에서 가장 자신 있는 거리를 남겨두는 작전으로 라운드 하기 보다는 무조건 그린에 가깝게 보내야 마음이 편한 것도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초보골퍼가 코킹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축으로 공을 쉽게 맞혀보려는 본능적인 동작은 아닐까?

 

헤드업을 하는 것도 자신이 친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당연한 본능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스윙템포를 너무 빠르게 가져가는 것도 스윙을 하는 동안의 긴장감이나 압박감에서 빨리 벗어나려는 본능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스윙을 하면서 힘을 빼지 못하는 것도 세게 그리고 강하게 쳐야 공이 멀리 간다는 (잘못된) 후천적 본능(학습효과) 때문은 아닐까?

 

깡통이나 돌맹이를 보면 발로 차듯이 공을 보면 후려 패려는 본능이 작용해서 힘을 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초보골퍼들이 레이업을 할 줄 모르는 것은 가까운 길로 가려는 본능 때문은 아닐까?

 

초보시절 슬라이스가 나면 공을 왼쪽으로 보내려는 본능으로 아웃-인 궤도의 스윙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 밖에도 골프를 빨리 잘 치고 싶은 본능으로 꾸준한 연습보다는 새로 나온 장비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만약에 위에 열거한 내용 중에 절반 이상이 정말로 본능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면 스윙연습과 함께 본능을 제어하는 연습도 필요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골프에서 말하는 멘탈이 아닐까 한다. ‘신뢰와 믿음이 골프실력을 향상시킨다 - http://blog.daum.net/beanswing/638에서 신뢰와 믿음을 골프멘탈의 한 축으로 규정했다면 또 다른 한 축은 본능을 잠재우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