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에서 그립만큼이나 무시당하는 왜글

빈스 윙 2012. 1. 30. 07:30

골프스윙에서 그립이나 어드레스만큼 무시를 당하는 부분이 있다면 왜글이라는 동작일 것이다. 최소한 나의 경우에는 그렇다. 나의 경우는 무의식적으로 클럽헤드를 위로 들었다 내렸다 하는 약간의 왜글을 하기는 하는데, 어떤 목적을 두고 하는 왜글이라기 보다는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에 불과하다.

 

내가 아무런 의미 없이 하는 왜글동작을 일반적으로 좌우로 흔드는 왜글이 아닌 위 아래로 들었다 내리는 동작으로 하는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왜글 하는 모습을 보면 손목을 좌우로 흔들면서 손목이 (손등과 손바닥 방향으로) 꺾이는 동작을 보게 된다.

 

물론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일수도 있지만 어째든 그런 이미지가 나의 머리 속에 있다. 그런 이미지에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테이크 백을 하면서 골프스윙에서 금기 시하는 손목 꺾는 연습(?)을 미리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 그립과 어드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왜글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져서 관련자료를 찾아보니 왜글도 골프스윙과 마찬가지로 정형화된 동작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왜글을 하면서 몇 가지 지켜져야 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왜글(의 방법)에 대한 서로 상반된 의견도 있지만, 공통된 것은 골프스윙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왜글을 하지 말라거나 왜글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찾을 수 없었고, 왜글은 골프스윙을 준비하는 좋은 습관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스윙에 결코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니 이제부터 왜글의 의미를 바로 알고 스윙 전에 왜글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먼저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는 왜글의 목적은 경직된 팔(손목)의 근육을 풀어줌과 동시에 긴장을 최소화시키기 위함이다.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그립을 세게 잡은 상태에서 공을 치려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지 않아도 긴장으로 몸(근육)이 경직되어 있는데 그립까지 세게 잡게 되면 평소에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습했던 샷이 나오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정지된 상태에서 백스윙으로 출발하는 동작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역학적으로도 일단 움직이기 시작한 물체는 관성으로 인해 처음에 움직이는데 필요했던 힘보다 적은 힘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정지상태의 물체를 움직이려면 처음에 힘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손목이 부드러워야 빠른 스윙스피드를 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왜글은 손목을 유연하게 하는 동작으로도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손목의 근육을 풀어주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유도하기 위한 동작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성격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보골퍼들은 긴장을 많이 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왜글을 통해서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긴장으로 경직된 근육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목적으로 왜글을 하는 것이 아마추어 골퍼라면, 프로골퍼들은 또 한 가지 목적으로 왜글을 한다고 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스윙을 체크하는 의미에서 왜글을 하는 것이다. 프로골퍼들은 왜글을 프리샷 루틴에 포함시키고 프리샷 루틴을 스윙의 일부로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프로선수들은 테이크 백에 중점을 두는 왜글을 많이 한다. 그렇게 테이크 백에 중점을 두고 왜글을 작게 하는 프로선수들이 있는 반면, 백스윙까지 왜글을 아주 크게 하는 선수들도 있다. 왜글을 백스윙 톱까지 크게 하면 어깨와 팔의 긴장도를 알 수 있고, 큰 왜글을 통해서 그러한 긴장을 풀어줄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 그 이유다.

 

왜글의 크기보다는 왜글을 하면서 전체적인 리듬을 생각하고 클럽헤드의 무게를 느끼면서 스윙의 감각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동안 내가 아무 의미 없이 그저 습관적으로 클럽을 위 아래로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은 스윙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동작을 취하거나 왜글을 너무 오래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한다.

 

왜글이라는 미니스윙을 통해서 스윙궤도 내에 공이 있는지(공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잣대로 삼는 골퍼들도 있다. 벤 호건이 집중적으로 연구했던 동작이기도 한 왜글은 미니 스윙, 연습스윙의 축소판, 스윙의 준비동작, 스윙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 측면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동작임에 틀림없다.

 

그립이 신체와 클럽을 연결시켜주고, 어드레스가 신체와 지면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라면 왜글은 정지상태에서 스윙의 시작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결은 골프스윙의 매끄러운 흐름으로 연결된다고 볼 때 왜글은 무의미한 동작으로 볼 수 없는 너무 중요한 동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