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는 멘탈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빈스 윙 2012. 2. 27. 07:30

골프를 0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골프를 처음 시작하는 골퍼들은 스윙도 0, 멘탈도 0인 상태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단 골프스윙을 배우기 시작하면 초보골퍼들의 머리 속에는 스윙이 100, 멘탈은 0이 되는 과정을 거쳐서 점점 멘탈의 영역을 넓혀 나가면서 스윙이 차지하는 영역이 점점 줄어드는 반면, 멘탈이 차지하는 영역이 점점 더 커져서 심지어는 멘탈이 100이 된다고 말하는 심리학자들도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내가 초보골퍼의 멘탈에 대해 써 온 글의 요지도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이 골프를 하면서 할수록 멘탈의 비중이 커져간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그런데 최근에 초보골퍼의 멘탈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초보골퍼들은 스윙의 일관성이 매우 낮으므로 스윙에만 신경을 쓰고 멘탈은 잠시 뒤로 물려놓게 되는데, 멘탈이 스윙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골프스윙을 하게 하는 운동명령은 뇌에서 내리게 된다. 그런데 뇌에서 생각하는 것이 확고하지 않으면 정확한 운동명령을 내리기 쉽지 않다. 뇌에서 정확한 운동명령을 내렸다 하더라도 몸이 제대로 그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잘못된 동작을 수정하라는 명령을 다시 내려서 스윙의 보상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초보골퍼가 스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다면 제대로 된 운동명령을 내릴 수 있을까? 아마도 초보골퍼가 잘못 알고 있는 대로 운동명령을 내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골퍼가 인지하고는 있지만 확고한 신념이 없을 경우에는 어떨까? 그 역시 알고 있는 대로 운동명령을 내리기 어려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초보골퍼는 슬라이스가 나면 공을 왼쪽으로 보내기 위해 엎어 치는 스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져서 나가니까 왼쪽으로 보내기 위해서 아웃-인 스윙궤도를 만들어서 스윙을 하면 공이 왼쪽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초보골퍼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슬라이스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스윙궤도를 인-아웃으로 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게 된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지금까지 아웃-인 궤도로 스윙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공이 오른쪽으로 가는데 오른쪽으로 스윙 하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는 하더라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믿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은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있는 그대로를 잘 받아들이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그간의 경험과 학습으로 얻은 지식과 상반되는 부분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약물에 부작용이 있듯이 경험과 학습에 대한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인초보골퍼들은 레슨의 의미를 깨닫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레슨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스윙이론에 대한 신념과 함께 레슨프로의 가르침을 100% 믿는 상태에서 스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뇌는 골퍼가 인지하고 있는 대로 운동명령을 내리기 보다는 신뢰의 정도가 큰 쪽으로 명령을 내린다. 아웃-인 스윙궤도가 슬라이스를 유발시킨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공이 오른쪽으로 가는 상황에서 인-아웃 궤도로 스윙을 하면 더 오른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인-아웃 스윙궤도에 대한 신뢰의 정도가 약해져서 기존에 스윙 했던 대로 아웃-인 궤도를 그리도록 운동명령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슬라이스를 예로 들었지만, 초보골퍼가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확실한 신념을 가지지 못해서 발생하는 스윙의 오류나 쉽게 고치지 못하는 동작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공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공과 클럽이 만나는 것에 대한 이해와 공이 뜨는 원리 등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들을 마음으로 확실하게 믿어야 하는 것이 초보골퍼들이 극복해야 할 멘탈이 아닌가 생각된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쓴 글 중에 초보골퍼에게는 세 가지 스윙모드가 있다 - http://blog.daum.net/beanswing/173라는 글이 있는데, 여기서 나의 스윙모드는 연습모드, 스크린모드 그리고 필드모드가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연습모드에서는 안정적인 스윙을 하다가도 스크린이나 필드에 나가면 스윙이 커져서 오버스윙을 하고 막무가내 식의 스윙을 하게 되는 것을 내 안에 있는 욕심이라고 규정했는데, 비단 욕심 때문만은 아니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초보골퍼가 극복해야 할 멘탈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윙모드가 바뀌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골프를 하면 할수록 멘탈의 비중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초보골퍼가 극복해야 할 멘탈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멘탈의 비중은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 멘탈의 종류가 변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