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연습스윙과 필드스윙 사이에는 뭔가가 있다

빈스 윙 2012. 3. 5. 07:30

겨우내 스크린 골프장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한껏 부풀어 오른 빈스윙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연습 스윙을 하면서 샷을 준비한다.

 

어이~~ 빈스윙! 연습스윙을 보니 작년과는 사뭇 다른데? 연습 많이 했나 보지?”

빈스윙이 겨우내 칼을 갈더군. 스크린에서는 언더파까지 쳤는걸. 그 날 아마 버디3개에 보기는 2개 밖에 안 했지?”

 

친구들의 한 마디에 기분까지 좋아진 빈스윙이 제일 먼저 티샷을 했다. 그런데 뭔가 보여주겠다는 빈스윙의 마음과는 달리 아차하는 순간에 쪼루가 나면서 레이디 티를 조금 지나선 지점에 공이 멈춰 선다. 이게 무슨 개망신이란 말인가? 아직은 차가운 봄바람이 빈스윙의 얼굴을 식혀보려고 하지만 벌겋게 달아오른 빈스윙의 얼굴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직 몸이 덜 풀려서 그렇겠지.”

맞아. 몇 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위로의 말을 하면서 빨랫줄 같은 타구를 선 보이는 친구들의 위로가 빈스윙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는 수시로 70대 타수를 기록하고, 필 받으면 언더파를 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고, 연습스윙은 투어프로의 스윙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필드에만 나오면 스윙이 엉망이 되는걸 빈스윙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빈스윙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 것이다. 많은 초보골퍼들이 이미 경험했고, 고수들도 초보시절에는 대부분 겪었던 현상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성 이벤트 행사처럼 일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연습스윙과 실제스윙 사이에는 초보골퍼들이 느끼지 못하는 아니 느끼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손에 꼽고 싶은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선생님께서 하신 한 마디 말로 설명이 가능해진다. 골프스윙은 운동역학이나 물리학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골퍼 앞에 공이 놓이는 순간 심리학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물론 스윙과 샷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한 말일수도 있겠지만, 많은 초보골퍼들이 공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것은 공에게 마음을 빼앗겨서(공에 집착을 하면서) 스윙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연습장에서의 샷과 필드에서의 샷이 다른 것은 심리적인 것 외에도 공이나 발이 위치하고 있는 라이가 연습장과는 달리 평평한 곳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럼 연습장과 조건이나 상황이 거의 비슷한 드라이버 샷에서 서론에서 언급한 빈스윙처럼 쪼루 등의 미스샷이 나오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스크린 골프는 80대 타수를 꾸준히 기록하면서도 실제 라운드에서는 100타를 깨지 못하고 있는 골퍼들과 라운드를 하면서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실제로 그들의 대답도 심리적인 것과 관련된 대답이 많았다.

 

필드에 나오면 왠지 조급해진다.”

필드에서는 쫓긴다는 마음이 생긴다.”

필드에서는 연습할 때보다 스윙이 커지는 것 같다.”

반드시 공을 단 한번 만에 제대로 맞혀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생긴다.”

 

나는 초보골퍼가 스코어를 줄이는 과정을 실제 라운드에서의 샷과 연습장에서의 샷의 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두 가지 샷 사이에는 마음이라는 심리적인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필드에 나가면 평소에 훈련하지 못했던 에임을 제대로 하는 것도 힘들고, 매트가 아닌 잔디에서의 샷이 생소하기도 하고, 두 발과 공이 놓인 위치가 평평한 곳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평소에 연습하던 대로 스윙을 하지 못하는 것이 필드에서 미스샷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필드에서 평소에 연습하던 대로 스윙을 하지 못하는 원인을 나는 골퍼의 심리적인 문제에서 찾고 싶다. 만약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고 스윙 메커니즘의 문제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연습장에서 수 없이 많은 샷을 날리는 골퍼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잘못된 스윙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잘못된 스윙을 하더라도 연습장에서는 정확한 임팩트와 방향성을 가진 골퍼가 필드에만 나오면 정확한 임팩트와 방향성이 실종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은 그들이 필드에 나오면 평소보다도 더 잘못된 스윙을 한다는 말이 된다. 그럼 그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더 잘못된 스윙을 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게 바로 마음이 아닐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골프, 알다가도 모를 운동이다.’ 라는 말을 많이 한다. 골프가 알다가도 모를 운동인 이유는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골프는 그 만큼 심리적인 변화에 아주 민감한 운동이다.

 

골프스윙의 메커니즘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마음도 함께 가다듬어야 연습장에서의 샷을 필드에서도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