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윙스피드를 빠르게 하려고 힘을 쓴다?

빈스 윙 2012. 3. 26. 07:30

골프를 하다 보니 힘이라는 존재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부분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힘을 주어서 스윙 해야 할 것 같은데 힘을 빼라고 하니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다 보면 덩치가 좋고 힘이 좋은 친구가 공을 더 멀리 날려보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주위에 있는 골퍼들을 보면 대부분 힘이 좋은 골퍼는 힘을 이용하는 스윙을 한다기 보다는 자신이 가진 힘으로 스윙을 하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스윙의 대표적인 것이 팔로만 하는 스윙이 아닐까 한다.

 

이는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한데, 팔 힘이 좋아서 200여 미터 혹은 그 이상의 거리까지 공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면 아마추어 주말골퍼 입장에서는 비거리에 대해 크게 아쉬울 것도 없는 입장일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다. 평균 비거리 200미터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나로서는 팔 힘으로만 스윙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거리를 늘려야 하는데 거리를 늘리려면 힘을 빼라고 한다. 그런데 도대체 골프에서 말하는 ‘힘’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힘을 빼고 스윙을 하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생각하는 초보골퍼들은 골프에서 말하는 ‘힘’ 이라는 개념을 ‘힘’ 자체로 보지 말고 힘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개념으로 접근해 보거나, 골프에서의 힘은 스피드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한다.

 

사실 힘을 빼는 방법은 너무나 아이러니 하게도 힘을 키우는 것이다. 언젠가 그립을 약하게 잡기 위해서는 악력을 키워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힘이 없으면 힘을 뺄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비거리가 늘고 골프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글도 읽은 적이 있다. 주로 하체와 손목 그리고 악력운동을 하라고 조언하고 있는데, 하체는 스윙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버팀목 역할을 하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손목과 악력운동이 골프에 그렇게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힘에 유연함이라는 부분을 추가해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듯도 하다.

 

 

나는 지금 손목의 힘과 손목의 유연함을 생각하면서 이 글을 적고 있다. 손목의 힘이 약해서 힘을 뺄 필요조차 없다면 손목이 흐느적거려서 클럽을 제어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손목의 힘이 너무 강하다면 클럽헤드가 가속도를 붙여서 임팩트 구간을 지나가는 순간에 손목의 힘이 브레이크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힘을 빼라는 얘기가 무조건 힘을 빼라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클럽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은 필요하고, 거기에 유연함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머리 속에는 유연함 속에 강한 힘이 실려서 임팩트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글로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보겠다. 사찰이나 명승지에 가면 파는 북이 있다. 북의 좌우 방향에는 실로 연결된 추가 달려 있어서 북 아래쪽에 있는 손잡이를 양손바닥 사이에 끼고 비비듯이 돌려주면 추가 좌우로 회전하면서 북을 치게 되는 장난감 말이다.

 

여기서 골프에서 말하는 힘의 원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북을 골퍼의 몸통으로 보고, 추를 클럽이나 클럽헤드로 본다면, 만약에 북과 추를 연결하는 실을 빳빳한 철사나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면 소리가 날까? 소리가 나더라도 실로 연결했을 때만큼 큰 소리가 날까?

 

실에 힘이 들어가서 경직되면 소리가 나지 않듯이, 골퍼의 팔이나 손목에 힘이 들어가면 클럽헤드를 가속시키는 것을 방해하여 스윙스피드를 빠르게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연습을 하면서 힘이 빠지지 않을 때는 장난감 북을 연상하곤 한다.

 

많은 골프교습서나 레슨에서 힘을 빼라고는 말하지만 무턱대고 힘만 뺄 일은 아닌 것 같다. 힘이 분산되는 스윙동작을 개선하여 힘을 집중시키는 스윙으로 만들고, 그 힘을 헤드스피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힘의 누수가 없어야 할 것이다.

 

나는 스윙스피드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쓸 힘도 없는 약골이다. 그래서 스윙스피드를 빠르게 하기 위해 힘을 이용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작은 체격에서 폭발적인 힘을 내는 골퍼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골프한국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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