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가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는 이유

빈스 윙 2012. 3. 27. 07:30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몇 가지의 스윙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겠다. 스윙이 한 가지지 몇 가지 스윙을 가지고 있다니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 생각하시는 골퍼가 있다면 그 분은 고수임에 틀림없다.

 

자랑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불행하게도 나는 여러 가지의 스윙을 가지고 있다. 무슨 펀치샷이니 로브샷이니 하는 그런 스윙의 기술샷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그럼 나를 포함한 초보골퍼들이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나의 경우를 토대로 알아보자.

 

 

첫째, 초보골퍼들이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연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엘스님께서 최근에 쓰신 골프에 대한 고민과 연구,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는? - http://blog.naver.com/rknavy/20153495749 이라는 글에서 대부분의 골퍼는 연습장에서 연습보다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에 절대 공감하면서 나 역시 이엘스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부류의 골퍼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엘스님뿐 아니라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선생님도 골퍼가 해야 할 것은 연구가 아니라 연습이라고 역설하신 바 있다. 아울러 연구는 레슨프로들이 해야 하는데, 정작 연구를 해야 할 사람은 연구를 안 하고 연구를 하지 말아야 할 골퍼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고도 말씀하셨다.

 

내가 연구를 많이 하는 것은 골프에 대한 지나친 혹은 삐뚤어진 애착일수도 있고, 조금 더 자기합리화적인 이유로는 먼 훗날 골프레슨을 하기 위한 준비일수도 있다.

 

하지만 골프스윙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 자신만의 일정한 패턴의 스윙을 하기가 어려웠다. 일관성 있는 스윙을 하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스윙을 연구하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니, 이 스윙도 좋은 것 같고 저 스윙도 좋은 것 같아서 나만의 스윙을 만들 수 없었다.

 

둘째, 인내심의 부족으로 인해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게 된다.

 

스윙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초보골퍼들은 일관된 임팩트를 하기 힘들다.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공이 제법 맞아 나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다음 날이 되니 또 공이 안 맞는다. 이럴 경우 초보골퍼들은 자신의 스윙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물론 스윙의 완성도가 떨어지다 보니 스윙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아니 스윙에 문제는 있다.

 

하지만, 전날 잘 맞았던 공이 오늘 안 맞는다면 그것은 스윙의 문제라기 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초보골퍼들은 모른다. 예를 들면 회사일로 혹은 집안일로 마음이 편치 않다던가,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던가 심지어는 주로 연습했던 타석이 아닌 다른 타석에서 연습을 하는 경우에도 스윙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는데 오직 스윙이 전날과 달라진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도 모르게 공을 맞히기 위해 스윙을 달리하게 된다.

 

그렇게 외부 환경이 바뀌면서 스윙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그럴 때마다 스윙을 바꾸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게 스윙을 바꾸면서 공이 잘 맞다가 다시 공이 안 맞으면 또 스윙을 바꾸는 식으로 악순환을 반복하면서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게 된다.

 

공이 잘 맞지 않을 경우에도 진득하게 자신의 원래 스윙을 견지할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공이 잘 맞지 않을 경우에는 섣불리 스윙을 바꾸기 전에 레슨프로의 도움을 받아 확실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마지막 이유를 언급하기 전에 손가락 클릭 운동 한 번 하시고……

 

셋째, 스윙에 대한 기본지식 없이 독학골프를 하는 경우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질 수 있다.

 

독학골프로는 골프를 배울 수 없다거나 좋은 스윙을 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 인터넷이나 골프서적을 통해서 골프를 배우는 경우는 스윙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다 보니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레슨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A라는 책을 읽을 때는 A라는 스윙을 하고, B라는 책을 읽고 나서는 B라는 스윙을 하게 되어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처음 몇 개월간은 레슨을 받지만 처음에 배운 스윙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으면, 그 원인을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지게 된다. 인터넷이나 레슨서적에서는 스윙오류에 대한 원인을 단 한 가지로 단정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여러 가지 원인을 나열하게 되는데 그 원인에 대한 처방 역시 여러 가지다.

 

그래서 그 처방대로 모두 따라 하다 보면 이 처방도 좋은 것 같고, 저 처방도 좋은 것 같다. 그래서 그 처방대로 스윙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게 되어 자신만의 스윙을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잘 하고 있던 부분까지 처방대로 따라 하면서 스윙을 더 엉망으로 만드는 약물 오남용 사례도 있다. 미국인들이 골프레슨의 원조라고 칭하는 골프 교습가 하비 페닉은 골프스윙에 대한 처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아스피린을 처방한다고 해서 한 병을 다 먹어서는 안 된다. 골프 스윙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도 커다란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좋은 결과를 초래한 작은 변화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더 잘 치고 싶은 욕심 때문에 도를 지나치게 되면 곧 다시 혼동이 되고, 길을 잃기가 십상이다.

 

독학골프를 하려면 스윙에 대한 원리를 먼저 이해하고 레슨의 내용을 정확히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지식과 자신의 스윙 스타일과 맞는 레슨인지 분별할 수 있는 정도의 내공을 먼저 다져야 수 많은 골프레슨을 제대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같은 초보골퍼들은 공이 잘 맞지 않으면 스윙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니 스윙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나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기존에 해왔던 스윙에 문제가 생겨서 공이 잘 맞지 않으면 스윙에 약간의 변화를 주어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로 스윙에 문제가 생겨서 공이 잘 맞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환자가 섣불리 자신의 병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주 위험한 일인 것처럼 초보골퍼가 자신의 스윙을 섣불리 판단하고 스윙을 바꾸는 일 또한 위험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말이 있듯이 스윙을 바꾸는 일은 레슨프로와 상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그 레슨프로가 자신의 스윙을 오랫동안 보아 왔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리고 독학골프를 하더라도 자신의 스윙을 체크한다는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레슨프로에게 자신의 스윙을 점검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초보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 http://blog.daum.net/beanswing/386' 에서 초보골퍼가 스윙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것이 자신만의 스윙을 찾아 가는 과정일 수도, 스윙을 엉망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 일수도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스윙을 가지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스윙 중에서 선택적으로 다른 스윙을 구사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을 초보골퍼에게 골프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자신만의 스윙을 빨리 만드는 것이 골프를 쉽게 즐길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 글을 맺는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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