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어프러치, 띄우는 게 쉬울까? 굴리는 게 쉬울까?

빈스 윙 2012. 4. 12. 07:30

최근에 어프러치에 대한 글을 많이 썼다.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어프러치 샷을 홀 주변에 붙일 수만 있다면, 불필요하게 혹은 아깝게 타수를 잃어버리는 일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을 왜 예전에는 미처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을 가장 괴롭히면서 그들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드라이버 샷인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티샷이 오비가 나면서 타수를 까먹는 일이 비일비재하니까 말이다. 나 역시 드라이버 티샷이 안정적으로 되면서 어프러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어프러치 샷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을 했던 것이 공을 띄울 것이냐 아니면 굴릴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었다. 처음에 내가 시도 했던 방법은 같은 웻지로 띄우는 샷과 굴리는 샷을 연습하려고 했던 것이다.

 

로프트 각도를 조절해서 띄우거나 굴리는 것이 가능하기는 했는데, 그렇게 되면 스윙이 두 가지로 나뉘는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지 않았다. 거리까지 감안하면 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스윙으로 나뉘게 되어 스윙의 일관성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을 굴릴 것이냐 띄울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은 공이 놓여진 상태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할 문제다. 그리고 하나의 클럽으로 띄우거나 굴리려고 하기 보다는 클럽의 로프트 각도에 의해서 공이 저절로 뜨게 만드는 것이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결국 골퍼의 의지로 공을 띄울 필요도 굴릴 필요도 없고, 공을 띄우고자 하면 공이 뜰 수 있는 로프트를 가진 클럽을 선택하면 되고, 굴리고자 하면 굴리기 쉬운 로프트를 가진 클럽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골퍼가 자신의 의지로 공을 띄우려고 하다 보면 클럽이 스윙궤도를 벗어나면서 미스샷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공을 띄울 것인지 굴릴 것인지는 클럽이 할 일이지 골퍼가 할 일은 아니다. 골퍼가 할 일은 클럽을 선택하는 일이다.

 

 

골프를 하면서 지금까지 헛갈리는 것이 있는데, 피칭과 치핑이다. 마치 학창시절에 치킨과 키친이 헛갈렸듯이 말이다.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피칭과 치핑을 모르면 골프를 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굴리는 샷이 따로 있고 띄우는 샷이 따로 있다면 그게 더 골치가 아파질 것 같다.

 

손목 코킹을 이용해서 가파른 다운스윙으로 공을 띄우는 샷, 퍼팅을 하듯이 그냥 지면을 쓸어 주는 샷, 약간 공을 콕 찍는다는 느낌으로 하는 샷 등등. 어프러치 샷을 연습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샷들 이다.

 

어떠한 샷을 하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가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어프러치 샷을 실수하는 요인 중에 가장 큰 이유가 다운스윙을 하면서 멈칫거리는 것이다. 백스윙 크기가 너무 크거나 작다고 생각되면 다운스윙에서 잘못된 백스윙 크기를 보상하기 위한 동작으로 멈칫거리거나 급가속을 해서 스윙의 리듬을 깨뜨리곤 한다.

 

드라이버 티샷은 아무리 연습해도 프로선수들을 따라갈 확률이 지극히 낮지만, 어프러치 샷과 퍼팅은 프로선수들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어프러치 샷과 퍼팅을 프로선수들만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절대적인 연습량의 부족이라고 확신한다.

 

어프러치 샷은 드라이버 샷처럼 힘을 이용하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아니 힘을 이용하는 기술이 전혀 다르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얘기일 것이다. 티샷을 10~20미터 더 멀리 보내려는 노력을 하는 것보다 어프러치 샷을 좀 더 정교하는 만드는 것이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티샷이 20미터 늘어나봐야 스코어를 줄이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단지 세컨 샷을 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오히려 방향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거리가 20미터 늘어난다면 오비가 날 확률만 높여서 스코어를 잃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프러치 샷은 골프의 본질이 그렇듯이 스코어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게 된다. 롱게임에서의 실수는 치명적인 실수만 아니라면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숏게임에서의 실수는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없음은 물론이고 1타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롱게임에서 잘 친 샷 하나는 그저 굿샷소리 한번 듣는 것으로 끝나지만, 숏게임에서 잘 친 샷은 굿샷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 스코어를 줄이게 된다.

 

골프는 즐기는 자가 잘 치는 자를 이기고, 숏게임을 잘하는 자가 롱게임을 잘하는 자를 이기는 법이라고 했다. 어프러치에 대한 유명골퍼들의 레슨을 몇 개 소개하면서 글을 맺는다.

 

숏 게임을 잘하는 자는 롱게임을 잘하는 자를 이기는 법이다. – 보비 존스

그린 위의 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클럽을 사용한다. – 톰 왓슨

백스윙의 크기와 팔로스루의 크기가 항상 같도록 한다. – 닉 팔도 / 톰 카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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