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클럽과 궁합이 맞으면 스윙이 쉬워질까?

빈스 윙 2012. 4. 16. 07:30

아마추어 골퍼 특히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스윙과 얼마나 궁합이 맞는 클럽을 사용할까? 대부분 기성제품을 피팅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의 체형이나 스윙에 가장 적합한 클럽을 선택한 다음에 그 클럽에 자신의 스윙을 맞추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주변에 골프를 즐기는 지인들이 많아서 서로의 클럽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그 만큼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워낙 스윙이 엉망이다 보니 내가 사용하던 클럽이 아니면 제대로 된 스윙궤도를 그리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사람의 클럽으로 스윙을 해 보면 나에게는 샤프트 강도가 좀 강하다거나 S임에도 다른 메이커의 R보다도 약하게 느껴진다거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클럽의 무게와 길이 그리고 스윙 웨이트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스윙을 하게 된다.

 

기성클럽 메이커들이 추구하는 클럽은 초보자들에게는 치기 쉽고 편한 클럽일 것이다. 그리고 거리와 방향성이 아닐까? 순서에 관계없이 초보자들에게 치기 쉽고 편한 클럽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아이언의 경우는 보편적으로 캐비티백이 머슬백보다 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그것 외에도 초보골퍼들이 모르는 뭔가로 인해서 치기 쉬운 클럽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아마도 관용성이라고 하는 부분일 것인데, 관용성이 좋은 클럽은 관용성이 좋아서 치기 쉬운 것도 있지만, 관용성이 골퍼에게 주는 클럽에 대한 신뢰성이 골퍼의 스윙에 자신감을 불어 넣는 심리적인 측면도 있다.

 

지난 주에는 예정에 없던 스크린을 갑작스럽게 치게 되는 일이 있었는데, 마침 클럽을 가지고 온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의 클럽으로 스크린을 쳤는데, 클럽 자체의 관용성도 좋았지만 나의 스윙과 너무 잘 맞는 클럽이었다고 느껴졌다.

 

드라이버는 일본 D사 제품으로 연식은 3~4년 정도 된 것으로 생각되며, 샤프트 강도는 SR이지만 A를 사용하는 내게 전혀 강하다는 느낌이 없었고 오히려 더 부드럽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샤프트 길이는 내가 사용하는 45.25인치보다 긴 45.5인치였으나 어드레스에서 느껴지는 길이는 오히려 내 클럽보다 짧게 느껴졌다.

 

아이언은 일본 Y사 제품으로 캐비티백 초보자용으로 출시된 제품인 것 같았다. 후지쿠라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사용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클럽헤드가 떨어지는 감이 좋았으며, 임팩트 순간의 느낌은 공이 마치 클럽페이스에 철썩 늘러 붙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처음 쳐보는 클럽이 이렇게 마음에 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클럽의 주인은 나와 체형이 비슷하고 스윙이 그리 빠른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리가 적게 나가는 편도 아니었다어째든 그 동안 골프장비와 궁합이 맞아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내가 직접 이렇게 궁합이 맞는 클럽을 만나고 보니, 편안하고 쉬운 스윙이 되는 것을 느꼈다.

 

거의 스윙이 저절로 된다는 표현이 절대 과장된 표현이 아닐 정도로 쉬운 스윙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클럽을 구입할 때는 충분하게 시타를 해 봐야 한다는 것과 피팅은 오히려 초보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가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골프클럽을 수시로 바꿔가며 골프를 즐기기에는 골프클럽이 너무 고가의 장비이고, 그런 경제적인 여건이 되는 골퍼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맞는 클럽으로 피팅을 하는 것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피팅을 하려는 골퍼는 단순하게 피팅 비용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의 구입비용에 추가적인 비용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피팅 비용이 비싸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나는 피팅에 대한 약간의 불신도 있다. 손가락이 짧아서 그립이 굵다고 여겨지기는 했지만, 초보가 그립이 조금 굵다는 핑계를 대는 것 같아서 그대로 사용하다가 스윙을 하면서 그립을 자꾸 놓치는 일이 발생해서 몇 달을 망설이다가 약간 가는 그립으로 교체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기존 클럽에 사용된 그립의 무게를 문의했더니 48g 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런데 교체를 하고 나서 보니 오히려 약간 더 굵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문의를 했더니 굵은 게 맞긴 맞는데 교체한 그립이 남자용 그립으로는 제일 가는 그립이라는 말과 함께 더 가는 것으로 하려면 여자용 그립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대꾸를 하지….

 

피팅을 하더라도 성의 있고 제대로 아는 피터에게 피팅을 받고 싶다. 결국은 더 가는 남성용 그립을 찾아서 교환을 했고, 그립 무게가 48g이라는 그 피터의 말은 믿을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같은 스펙이라도 제조사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은 다르므로 자신과 잘 맞는 클럽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핸디를 줄일 수 있는 조건이 될 것이다. 나와는 궁합이 잘 맞는 클럽이라 하더라도 다른 골퍼와는 상극일수도 있는 것이 골프클럽이다.

 

하지만 기성클럽이 모든 골퍼의 스윙을 만족시키는 스펙으로 골프클럽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이것이 피팅이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동안 어느 정도 스윙이 안정되면 피팅을 해 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몸에 맞지 않는 클럽으로 스윙을 하면서 스윙이 안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스윙이 망가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골프클럽이 자신의 스윙과 궁합이 맞으면 스윙이 쉬워진다는 것은 확실하게 체험했는데, 나와 궁합이 맞는 클럽을 갖추려니 돈이 문제다. 골프, 이래저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임에는 틀림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