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윙, 그 분이 오셨다 가셨다 하는 이유

많은 골퍼들이 그 분이 와서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했던 날을 잊지 못하고 있다. 라운드뿐만 아니라 연습을 할 때도 그 분이 오신 날이 있는 반면, 그 자리를 그 놈이 차지하고 있는 날도 있다. 그럼 그 분은 왜 머물러 계시지 않고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걸까?

 

그 이유를 알려면 먼저 우리의 스윙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골퍼들의 스윙을 미분하면, (‘어이쿠 머리야 골프를 하는데 미분까지 동원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말하면) 즉 스윙의 변화를 분석하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스윙동작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스윙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그 수 많은 스윙동작들에게 대표성을 가지게 하여 추려놓은 것이 어드레스, 테이크 백, 백스윙, 다운스윙 등등의 구분동작이다. 하지만 그 분이 오셨다 가셨다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스윙동작의 대표성을 띄는 몇 가지 구분동작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한 명의 골퍼가 100개의 동작을 가지고 있는데 스윙을 할 때는 그 100개의 동작 중에서 10개 정도의 동작을 추려서 사용하게 된다고 하자.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100개의 동작 중에서 10개 정도의 동작들이 모여서 하나의 스윙을 이룬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 100개의 동작 중에는 긍정적인 요소의 동작도 있고 부정적인 요소의 동작도 있다. 그런데 스윙동작을 하는데 필요한 10개의 동작이 모두 긍정적인 요소의 동작으로만 이루어져서 스윙을 했다면 멋있는 스윙이 되는 것이고, 100개의 동작 중에서 부정적인 요소의 동작을 위주로 스윙을 하면 미스샷을 남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100개의 동작 중에서 긍정적인 요소의 동작을 많이 가진 골퍼의 경우에는 그 분이 자주 오실 확률이 높아져서 스윙이 안정적으로 되지만, 아직은 스윙에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은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그 분이 오실 확률이 그 만큼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100개의 동작 중에서 90개의 긍정적인 요소의 동작을 가진 골퍼라 하더라도 스윙을 하면서 나머지 10개의 부정적인 요소의 동작을 중심으로 스윙을 하게 되면 좋은 스윙이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다만, 그럴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가 연습을 하는 것은 100개의 스윙동작을 긍정적인 동작으로 바꿔가는 과정이 아닐까?

 

좀 더 쉽게 설명한다면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다. 두 개의 부정은 하나의 긍정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100개의 동작이 모두 부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두 개의 부정적인 요소가 만나서 하나의 긍정적인 동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이너스 X 마이너스 = 플러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듯.)

 

아마 이런 부분이 없다면 초보골퍼들은 골프를 할 맛이 안 날 것이다. 아무리 골프를 처음 친다고 하더라도 굿샷이 하나 정도는 나올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위의 예에서처럼 스윙의 긍정적인 요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두 개의 부정으로 하나의 긍정을 만들어내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구력이 오래된 골퍼들 중에는 부정적인 요소를 잘 활용하여 자기만의 스윙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 부정적인 요소들을 절묘하게 결합시켜서 하나의 훌륭한 스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런 골퍼들의 스윙동작은 그야말로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아니면 잠시 부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스윙을 했는데 오히려 그 스윙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고 공도 잘 맞아서 그대로 눌러 앉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실 여기서 언급하는 긍정적인 요소나 부정적인 요소의 경계를 무 자르듯이 단칼에 잘라서 확정 지울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스윙동작이 다른 골퍼에게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만의 스윙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100개의 스윙동작 중에서 주로 사용하는 10개의 스윙조합이 바로 나만의 스윙이 될 확률이 높다.

 

빗방울이 당신의 얼굴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구름 너머에 있는 태양이 변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듯이, 잠시 남의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한 스윙으로 당신의 샷이 엉망이 되어도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100개의 스윙 중에서 평소에 별로 사용하지 않던 스윙조합으로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태양이 변하지 않듯이 당신의 좋았던 샷도 잠시 구름에 가리워져 있을 뿐 곧 좋아질 것이다.

 

요즘 그 놈이 그 분의 자리에 버티고 있어서 고민이 많으신 골퍼 분들 힘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