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를 구성하는 요소에 포함시키는 것들

빈스 윙 2012. 4. 20. 07:30

요즘에는 골프가 골프스윙만이 다가 아니라는 입장에서 글을 많이 쓰게 된다. 주위의 골퍼들과 얘기를 해도, 골프 연습장을 가 봐도, 골프레슨을 받아도 거의 모든 주제는 골프스윙에 관한 것이다.

 

물론 골프가 클럽을 휘둘러서 한번 만에 공을 홀에 넣으면 가장 좋은 운동이니, 많은 골퍼들이 골프스윙을 정확하게 익혀서 공을 멀리 그리고 정확히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왠지 골프스윙에만 매달리면 골프가 다 되는 것처럼 공을 쳐대는 골퍼를 보면 골프의 한쪽 단면만 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생각하는 골프를 구성하는 관점은 골프스윙을 포함하여 네 가지 정도다.

 

첫째, 누구나 연습장에서 땀을 흘려가며 노력하는 골프스윙이라는 메커니즘적인 부분이다.

이 부분은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단지 골프가 골프스윙만 잘해서 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정도만 언급하고 싶다. (골프가 스윙만으로 이루어진 운동인가요? - http://blog.daum.net/beanswing/654)

 

둘째, 골프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자신만이 사용하는 장비다. 그래서 장비의 활용이 중요한 부분이 된다. 축구는 공 하나로 양팀 22명의 선수가 즐기고, 야구도 공 하나로 모든 선수가 게임을 즐기고, 농구도, 배구도 모두 하나의 공으로 게임을 한다. 공 이외에 다른 장비를 사용하는 종목은 대부분 공용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골프가 유독 심하지 않나 생각된다.

 

골프는 공부터 시작해서 팀원이나 상대방과 같이 사용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장비는 아니지만 캐디만 같이 사용한다.) 아이스 하키의 스틱, 야구 배트,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라켓들도 해마다 메이커별로 신제품이 나오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선수용으로 나올 것 같은데, 골프처럼 선수용으로 나온 장비를 아마추어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아마추어가 기성제품을 자신의 신체적인 특성이나 운동 스타일에 맞게 고쳐서 사용하는 경우도 골프 외의 종목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부분을 메이커의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골프에서 장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셋째, 골프에는 심리(멘탈)적인 부분을 포함한 인생이 있고 철학이 있다. 그것이 바로 골프 인문학이다. 골프에서 멘탈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골프가 문화와 철학까지 어우르는 운동이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골퍼 스스로가 골프에 대한 문화와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경쟁의 마지막에서도 인간미 있는 골퍼로 남을 수 있고, 자신의 골프에 대한 철학이 골프멘탈에 힘이 되어 극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휴머니즘은 인간적인 철학을 담고 있어야 하고 극도로 긴장된 상태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내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골퍼 자신이 미술을 한다면 미술과 접목된 골프를 즐기고, 음악을 한다면 음악과 접목된 골프를 즐기는 것이 생활 속의 골프로 마음의 안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고 자연스럽게 골프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골프가 나의 생활과 혹은 나의 문화와 이질적인 운동이어서는 골프로 인해 행복해질 수 없고, 오히려 골프가 마음의 짐이 되어 오래 즐기지 못하게 된다. 나의 인생과 골프를 이질감이 없도록 동기화시켜 나갈 때 골프가 즐거워지고 쉬워지고 오래 즐길 수 있게 된다.

 

넷째, 골프 라운드에는 작전도 병법도 관리도 필요하다. – 코스 매니지먼트

코스운영전략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코스운영전략은 고지를 점령하는데 쉽게 가느냐 어렵게 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골퍼가 추구해야 할 것은 효율적으로 쉽게 가는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골퍼들은 쉬운 길이 아니라 빠른 길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코스에서의 전략은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른 길인 경우가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실제로는 최악이 되거나, 차선책이 오히려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코스를 공략하는데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언급한 네 가지 사항이 적당한 비율로 서로 어우러지고 잘 반죽되어야 골프라는 큰 틀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네 가지 사항 중에서 어느 한 가지가 빠져도 안 되며, 어느 한 가지의 비율이 과다하게 높거나 낮아서도 안 된다. 그러고 보니 골프는 중용의 도를 따라야 하는 운동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