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아하! 이게 슬라이스 방지용 클럽이었구나!

빈스 윙 2012. 4. 14. 07:30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 시타 실내 연습장]

MFS골프에서 출시 예정인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 시타를 위해서 드라이빙 레인지와 라운드를 하기 전에 실내 연습장을 먼저 찾았다.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과 비교하면서 시타를 했고, 그 스펙은 다음과 같다.

 

이루다 드래곤 : 로프트 10, 길이 45인치, 강도R

요넥스 나노 스피드 : 로프트 10.5, 길이 45.25인치, 강도A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는 슬라이스 방지용]

샤프트 강도, 클럽 길이, 로프트 각도 모두 달라졌다. 그리고 두 개의 클럽을 이리 저리 살피기도 하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면서 그 느낌이 어떤지 확인하던 중에 내가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이 말로만 듣던 슬라이스 방지용 클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클럽 페이스를 공과 스퀘어하게 놓았을 때,

검정색 헤드는 페이스가 많이 닫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정색 헤드가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

 

혹시 슬라이스 방지용 클럽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는 골퍼가 있을지도 몰라서 잠깐 설명을 하면 클럽 페이스를 약간 닫히도록 제작해서 임팩트 순간에 클럽 페이스가 열리는 것을 어느 정도 보상시켜서 슬라이스를 방지한다는 것인데 이론적으로는 일리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랬다.

 

처음에 골프를 시작하면서 난 슬라이스 대마왕 이었으니까 말이다. 슬라이스 방지용 클럽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슬라이스 방지용 골프장갑에서 골프공 그리고 골프티도 있다. 이렇게 많은 슬라이스 방지용품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초보골퍼들에게 최대의 고민거리이자 최대의 적이 슬라이스 맞나 보다.

 

구력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나로서는 클럽을 다양하게 경험해 볼 기회가 많지 않았으므로 그 동안 별 생각 없이 사용했고, 원래 모든 클럽의 페이스가 안쪽으로 조금씩 닫혀 있는 것으로 생각을 했었는데, 두 개의 드라이버를 비교해 보니 그 차이가 적지 않게 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개의 클럽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것은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으로는 훅이 많이 나는 편이니까, 이루다 드래곤은 페이스 각이 별로 닫혀 있지 않으니까 훅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실내 연습장에서 훅이 났는지 슬라이스가 났는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그것은 다음에 드라이빙 레인지와 라운드를 돌면서 확인하도록 한다.

 

[샤프트 강도가 너무 딱딱하다]

 

실내 연습장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것이 타구음, 타구감(손맛) 정도가 아닐까? 먼저 빈 스윙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런데 클럽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샤프트 강도가 강해졌으니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점점 스윙 스피드를 높여 가면서 빈 스윙을 하는데 샤프트가 휘어지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타사 제품의 경우에는 샤프트 강도R이면 그래도 조금은 휘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루다 드래곤의 샤프트는 더 딱딱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몸은 다 풀었고, 1구를 칠 차례다. 연습장에서의 스윙이지만 그래도 이루다 드래곤과의 첫 대면식이니 약간의 긴장감도 감돈다. 첫 번째 샷은 페이스 하단에 맞은 것이 느껴졌다. 샤프트가 연습스윙을 할 때보다 더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클럽헤드가 너무 뒤늦게 따라 내려오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영락없이 슬라이스일 것이라는 감이 온다.

 

 

[좌측 사진 설명 : 초보골퍼의 현실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클럽 페이스]

 

몇 개의 공을 더 쳐 보았지만 샤프트가 너무 딱딱하다. 오히려 스윙이 엉망이 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상체와 허리의 회전을 죽이고 몸 앞에서 임팩트를 본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하면 비교적 정확하게 맞는데 원래 스윙 하던 대로 허리가 먼저 돌아가면 왼쪽 어깨가 약간만 열려도 클럽 페이스가 열려 맞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루다 드래곤으로 치다가 기존의 드라이버를 잡으니 클럽이 너무 가볍다. 마치 쇠몽둥이로 휘두르다가 클럽을 잡은 기분이다.

 

기존의 드라이버는 평소대로 아니 무거운 드라이버로 미리 연습을 해서인지 스윙 스피드가 더욱 빨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평소보다 샷감이 더욱 좋다.

 

[그립감이 조금만 더 푹신했으면 좋겠다]

 

그립감은 쫀득쫀득한 느낌이 아주 좋다. 조금만 더 푹신하면서 쫀득했으면 더욱 좋을 뻔 했다. 개인적으로 딱딱한 그립보다는 탄성이 강한 푹신거리는 그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두 손으로 그립을 감싸 쥐는 밀착감은 아주 좋다. NO.1 그립을 처음 써 보는데 엘라스토머 소재를 사용했다면 그것은 탄성을 위한 것일 텐데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조금만 더 탄성이 좋았으면 좋겠다.

 

[타구감의 정보 전달력이 우수하다]

샤프트가 딱딱하다는 생각이 드니 타구감 역시 딱딱하다는 생각뿐이다. 하지만 임팩트 순간의 어떤 정보들이 샤프트를 타고 나의 뇌에 전달되는 것이 느껴진다. 공이 클럽의 어느 부분에 맞았다는 느낌이 비교적 정확하게 전달되어 온다.

 

 

다른 클럽에서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비교적 느낌이 확실하게 전달되어서 타구감으로 공의 구질까지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위에서 슬라이스가 날 것이라는 감이 온다고 말한 것도 타구감에 의한 정보 전달을 통한 판단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가 클럽 페이스와 공이 만나는 순간이 가볍게 느껴진 것과는 달리 임팩트 순간의 타구감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타구감이 비거리의 증대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루다 드래곤이 아직은 몸에 익지 않아서 만족할만한 스윙이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럽 페이스의 어느 부분에 맞아도 대부분 묵직한 느낌이 드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스윗스팟을 모르겠다. 스윗스팟이 그렇게 넓을 리는 없을 텐데 말이다.

 

[가장 좋았던 타구음]

일반적으로 고반발 드라이버의 특징은 깽깽거리는 듣기 싫은 타구음이다. 내심 기대반 걱정반 했던 부분이 타구음이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깽깽거리는 타구음을 아주 싫어한다.

 

연습장에서는 주위 골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싫고, 라운드를 할 때는 그 소리가 혼자 잘났다고 너무 튀는 것 같아서 싫었는데, 다행히도 이루다 드래곤은 깽깽거리거나 깡깡거리는 고음이 아니어서 좋다.

 

실내 연습장에서의 타구음과 필드에서의 타구음은 또 다른 차이가 있다. 필드에서는 어떤 느낌으로 타구음이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실내 연습장에서 들은 타구음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하다.

 

 

[결론]

샤프트가 너무 딱딱하다는 것은 그 동안 사용했던 드라이버의 샤프트와 비교되어 상대적으로 더욱 딱딱하게 느껴진 것 같다. 그래서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는 가방에 넣어 두고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로 연습을 하면서 그 감을 익히는데 주력하면서 드라이빙 레인지나 라운드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남에는 두 가지 만남이 있다. 한 눈에 반하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만날수록 점점 끌리게 되는 만남이 있다. 이루다 드래곤은 나에게 한 눈에 반하는 만남은 아니다. 그리고 만날수록 점점 끌리게 될지 여부도 아직은 미지수다.

 

이루다 드래곤이 드라이빙 레인지와 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올지, '골프장비에 대한 신뢰로 실력향상을 꾀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405' 에서 언급했듯이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신뢰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어느 정도로 궁합이 맞을지 약간의 흥분 섞인 기대를 해보며 실내 연습장에서의 시타기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