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나도 나의 골프스윙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빈스 윙 2012. 4. 26. 07:30

 

좀처럼 라운드 계획을 잡기 힘들었던 4월이었다. 모두들 바빠서 서로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골프장에 나 혼자 조인해서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와의 동행여부를 가늠하는 라운드를 갖기로 했다.

 

지금까지 실내 연습장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경험한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는 비교적 부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크게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냥 이렇게 헤어짐을 준비한다는 것이 왠지 조금은 아쉬웠다.

 

내가 선택한 골프장은 의령에 있는 퍼블릭 골프장이다. 여기서 비거리를 테스트하기 좋은 이유가 있는데, 내가 가끔씩 가는 곳이기도 하고 페어웨이 200미터 지점에 나무를 심어 놓아서 비거리를 확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앞 팀이 플레이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에서 큰 나무 왼쪽에 보이는 작은 나무가 200미터를 표시한 IP지점인 셈이다. 오른쪽 사진은 세컨샷 지점에서 바라본 그린.

 

[방향성과 샤프트 강도]

1번 홀은 티박스 앞쪽으로 헤저드가 있고,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렉 홀이다. 오히려 왼쪽이 위험하고 오른쪽이 안전한 지역이다. 그래서 조금 슬라이스가 나도 용서가 되지만, 훅이 나면 쉽사리 용서가 되지 않는 홀이다.

 

 

그런데 요즘은 약간의 훅이 나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연습장에서의 이루다 드래곤은 슬라이스 혹은 푸쉬성 구질을 보였기 때문에 안심하고 티샷을 날렸다.

 

아주 잘 맞았다는 느낌과 함께 공이 날아간 방향은 훅성 구질로 헤저드를 넘기지 못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훅이 난 적이 없는 이루다 드래곤이 웬 심술을 부리는지 알 수가 없었다.

 

2번 홀은 파3였고, 3번 홀에서 다시 잡은 이루다 드래곤. 1번 홀에서의 훅은 어쩌다 한 번 있는 우연이라 생각하고 약간의 슬라이스를 감안하여 왼쪽으로 에임을 했는데 이번에는 1번 홀에서의 훅보다 더 심한 악성 훅이 나고 말았다. 도대체 왜 이러지?

 

4번 홀부터는 아예 오늘의 구질이 훅임을 인정하고 오른쪽으로 에임을 하고 샷을 했는데 그게 정답이었다. 난생 처음 드라이버로 드로우 구질을 날리는가 하면 약한 훅으로 대부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의 구질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렇게 라운드를 하는 동안에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훅이 많이 났다. 샤프트가 딱딱하다는 느낌은 여전했지만, 그 동안의 연습으로 손에 많이 익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만났을 때만큼 부담스럽지는 않고 그저 사용할만하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샤프트가 조금만 더 약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임팩트의 느낌이 조금 부드러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훅이 많이 났던 것은 연습을 하면서 푸쉬성 구질이 많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당겨 치는 스윙을 구사했던 것 같다. 라운드를 마치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평소와 마찬가지로 스윙을 한 결과 약간의 드로우가 걸리면서 멋진 탄도로 멋지게 날아가는 구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거리와 관용성]

평소에 나는 한 라운드에 많아야 한두 번 정도 200미터 지점에 있는 나무까지 공을 보낸다. 하지만 그 날은 악성 훅으로 헤저드에 빠지거나 OB가 난 샷을 제외하고는 모두 200미터 지점에 있는 나무까지 공을 보냈다. 그리고 그 날의 오잘공은 200미터를 훌쩍 넘기기도 했다.

 

 

숨은 공 찾기 : 왼쪽의 나무가 200미터를 표시하는 거리목이고, 그 오른쪽에 공이 한 개 있고, 더 오른쪽으로 공이 하나 더 보인다. 그 날 가장 잘 맞은 샷이다.

 

최근에 연습을 통해서 비거리가 조금 늘어난 것도 있지만 이루다 드래곤이 어느 정도 비거리 증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로도 티샷을 해 보았는데 이루다 드래곤이 조금 더 나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로 아주 잘 맞은 샷이 200미터를 약간 더 넘긴다면 이루다 드래곤은 평균적으로 200미터에 육박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드라이빙 레인지와 필드에서 확인한 거리를 종합적으로 말하면 10~15야드(최고 20야드) 정도는 늘어난 것 같은데 좀 더 지켜봐야겠다.

 

하지만 스윗스팟에 맞지 않은 샷에 대한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리 심각한 거리 손실은 없었지만, 샤프트를 타고 전해오는 느낌과 샤프트가 뒤틀리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전달되어 왔다. 훅이 난 샷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샷이 스윗스팟에 맞는 바람에 클럽의 관용성 역시 몇 번 더 라운드를 해봐야 알 것 같다.

 

[결론]

처음보다는 많이 친해졌는데, 아직도 내가 다루기에는 버거운 야생마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립을 조금 더 가는 것으로 교체하면 조작성이 더 좋아질 것 같기도 하고, 내게 맞는 클럽이 아니라 내가 지금 클럽에 맞춰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체험기간을 통해서 한 번 더 라운드를 해보고 마지막 후기를 올릴 예정인데 나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느낌이나 평가가 이 글을 읽은 골퍼들에게 부정적인 느낌으로 전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