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이루다 드래곤, 용이 승천하는 샷이 나올까?

빈스 윙 2012. 4. 19. 07:30

지난 주 실내연습장에서의 테스트를 마치고, 라운드를 하기 전에 드라이빙 레인지로 나왔다. 최근에는 비록 약간의 훅 구질이기는 하지만 드라이버 샷을 안정적으로 칠 수 있게 되면서 주로 어프러치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 덕분에 드라이버 샷을 연습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면서 샤프트가 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매일 빈스윙으로 연습을 했더니 이제는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하다. 오히려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이 너무 낭창거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거리가 조금 늘어난 것으로 보아 스윙스피드가 조금 빨라진 것 같기도 하고, 훅이 많이 나는 이유가 슬라이스 방지용 클럽으로 페이스가 많이 닫혀져 있기 때문인 것도 같고, 샤프트가 너무 약해서 훅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것 저것 머리가 좀 복잡하다.

 

여기가 오늘 시타할 장소다. 캐리로 200미터는 날려야 그물 끝까지 보낼 수 있으니 나의 캐리로는 그물 끝까지 보내기 힘든 곳이다.

 

 

[비거리가 문제가 아니다]

원래는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로 몸을 좀 풀고서 10개 정도씩 번갈아 가며 테스트를 해 볼 계획이었는데, 이루다 드래곤의 성능이 궁금하여 나도 모르게 그냥 몇 개를 쳐 버렸다.

 

처음에 친 샷은 약간 낮은 탄도로 지대지 미사일처럼 똑바로 날아갔는데 탄도가 낮아서 런이 많이 생겨 평소보다 거리가 많이 나갔다.

 

로프트 각도 0.5도 낮춘 것이 탄도를 이렇게 낮추지는 않을 것이고, 클럽 페이스의 약간 아랫부분에 맞았는데, 거리는 스윗스팟에 맞은 것이나 거의 다름없이 나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 몇 개를 더 쳤는데 칠 때마다 방향이 제 각각이다. 평소 훅성 구질이었지만, 이루다 드래곤으로 칠 때는 푸쉬성이나 슬라이스가 많이 나왔다. 다운스윙에서 클럽 헤드가 따라 내려오는 속도가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에 비해 많이 늦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일단은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와 이루다 드래곤으로 10개씩 번갈아 가며 쳐보기로 했다. 기존 드라이버는 단 하나가 오비성 훅 구질이 나왔고, 이루다 드래곤은 그야말로 난을 친다. (주로 슬라이스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이래서는 테스트의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잠시 고민을 했다. 결론은 이루다 드래곤으로 연습을 좀 더 하고 다시 한 번 비교 테스트를 하기로 했다.

 

[공의 초속도가 확실히 빠르다]

그런데 이루다 드래곤으로 연습을 하면서 느낀 것이 공의 초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임팩트 후에 시선이 공을 찾는 위치가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보다 더 멀리 날아간 지점에서 시야에 들어온다. 그래서 샷을 하고 난 뒤에도 시야에서 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공이 떨어지는 위치를 보니 거의 그물망 끝에 가서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거리로 따진다면 최소한 10미터 정도는 더 나가는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연습을 하고 나니 공이 페어웨이 안쪽으로 떨어질 정도로 구질이 비교적 안정되었다. 그리고 공이 날아가는 모양이 예전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데, 낮게 깔려서 날아가다가 약간 떠 오르면서 날아가는 공이 마치 2단 로켓이 날아가면서 두 번째 추진체에 점화하여 떨어지는 속도를 유지시켜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로프트 10도 선택은 잘한 일]

 

로프트 각도가 낮아진 것이 타구감이 딱딱하게 여겨지거나 샤프트가 강하다고 느껴지는 원인일 수도 있으나, 그 동안 탄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비거리에서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가졌었는데, 이루다 드래곤의 탄도는 아주 마음에 든다. 그야말로 지대지 저탄도 미사일이 날아가는 느낌이다.

 

이루다 드래곤은 리얼 로프트라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기존의 드라이버는 10.5도 이상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샤프트 강도도 ‘A’ 이고, 클럽 자체가 시니어용으로 나왔기 때문에 실제 로프트를 조금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클럽의 탄도를 비교해 보면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의 로프트는 최소한 11도 이상은 되어야 할 것 같이 탄도가 높으므로 리얼 로프트가 아닌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

 

[짧은 클럽길이가 심적인 안정감을 준다]

 

 

클럽의 길이가 45인치로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보다 짧아서 컴팩한 스윙을 하게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클럽길이 1인치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45인치 클럽은 스윙의 제어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스윙의 제어력이 뛰어나면서 거리도 더 나간다면 굳이 컨트롤하기 힘든 길이가 긴 클럽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드레스 자세에서 클럽의 길이가 짧은 것이 스윙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편안함을 주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로도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클럽헤드의 색깔이 기존에 검은 색에서 흰색을 바뀐 것에 대해서는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

 

[기존의 클럽과는 반대방향으로 에임을 해야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은 약간의 훅성 구질이기 때문에 약간 오른쪽으로 에임을 했는데, 이루다 드래곤은 푸쉬성 또는 슬라이스성 구질이 많아서 약간 왼쪽으로 에임을 해야 한다.

 

이것은 클럽 페이스가 닫혀있는 기존 드라이버와의 차이와 샤프트 강도에 의한 구질 변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아직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의 구질을 확실하게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는 훅성 구질이기는 하지만 그 구질과 나의 스윙을 확실하게 믿기 때문에 에임을 조절하여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릴 자신이 있는데 반하여 아직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루다 드래곤으로는 자신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나 나의 스윙과 클럽을 믿느냐에 따라 샷의 성공확률은 달라질 것이다.

 

[결론]

아직은 나와 궁합이 맞는 클럽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거리는 좀 더 나가는 것 같지만, 방향성을 제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타구감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 나는 부드러운 타구감을 좋아하는데 여전히 딱딱하게 느껴진다.

 

타구감이 딱딱하게 느껴지는 원인으로는 제품 자체의 특징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상대적인 원인으로 로프트가 변경된 점과 샤프트 강도가 강해진 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가 조금씩 손에 익어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나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실제로 라운드를 하면서 흑룔의 기운을 받아 멋진 샷을 날릴 수 있기를 기대해보며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만난 이루다 드래곤과의 데이트 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