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골프스윙이 훅을 내지 골프채가 훅을 내나?

빈스 윙 2012. 5. 7. 07:30

내가 만일 오늘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로 올해 최고의 스코어를 냈다면 아마도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는 최고의 드라이버로 등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는 실제보다 더 미화된 표현으로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 내가 최고의 스코어를 내지 못한 것이 다행스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각종 미사여구로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를 칭찬하지는 않을 것이고,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후기를 쓸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사실 골프채의 사용후기는 다분히 개인적인 느낌을 동반한 것들이 많아서 객관적이기 힘든 부분이다.)

 

지난 번 테스트 (나도 나의 골프스윙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 http://blog.daum.net/beanswing/721) 에서 생각과는 다르게 그리고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한 것과는 다르게 훅이 많이 났다는 얘기를 했다.

 

일단 구질()에 관한 것은 내가 훅을 내는 것이지 클럽이 훅을 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은 구질에 관한 얘기는 가급적 자제하고 그 동안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종합적으로 얘기하려고 한다.

 

첫째, 클럽 디자인

헤드커버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은 첫 번째 후기(맞춤클럽, 선수들만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 http://blog.daum.net/beanswing/706) 에서 이미 언급했으므로 생략하고, 다음 사진의 헤드커버는 얼마 전에 지인에게 선물 받은 것인데, 이런 식으로 고급스러운 흑룡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클럽 전체의 디자인에 대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은 그저 클럽헤드의 색깔 정도가 아닐까 한다. 몇 년 전에 출시된 사각 드라이버처럼 모양이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드라이버의 디자인은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 특징을 알아내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측면에서는 아주 무딘 감각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드라이버와 비교하여 크게 모나지 않고 무난한 디자인을 채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전문가들이 모두 알아서 했겠지만, 클럽의 솔(sole) 부분에 음각으로 새겨진 용이나 시그마 모양처럼 파여진 부분들이 공기의 저항을 크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약간은 있다.

 

둘째, 어드레스 자세에서 바라보는 헤드

 

어드레스 자세에서 바라보는 클럽헤드는 클럽의 길이와도 관계가 된다. 길이가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버보다 약간 짧아서인지 어드레스 자세에서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클럽헤드 윗부분의 색깔에 대해서는 처음에 다른 메이커에서 출시한 흰색 헤드를 보았을 때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강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사용한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는 전혀 그런 이질감은 없었다.

 

그리고 헤드 윗부분에 그려진 용이 멘탈적인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을 보면서 어드레스를 하니 스윙에 약간의 자신감이 생기고, ‘스윙을 어떻게 할까하는 잡념보다는 용이 유유히 헤엄치는 동작을 떠올리면서 그것을 나의 스윙패턴에 맞추는 연습을 한다면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골퍼의 생각과 믿음에 따라서는 헤드 윗부분에 그려진 용이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낼 수 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그립감

이번에 지급받은 드라이버의 그립은 내가 쓰는 그립보다는 약간 굵다. 하지만 첫 번째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그립감은 나의 개인적인 성향과 잘 맞는다.

 

쫀득쫀득한 찹쌀떡 같은 느낌(찹쌀떡을 손으로 쥐었을 때의 느낌이 아니라 먹을 때의 쫀득한 느낌)과 약간의 쿠션이 있는 듯한 느낌은 아주 좋았다. 약간의 쿠션이 있다는 느낌은 결국 손과 클럽의 일체감이 좋았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넷째, 클럽길이

클럽의 길이는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클럽보다 다소 짧았는데 다분히 멘탈적인 부분과도 관계된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클럽의 길이가 짧으면 왠지 쉽게 컨트롤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짧은 길이 때문에 거리가 덜 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립을 길게 잡게 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클럽의 길이가 짧지만 거리가 덜 나가지 않는 것은 클럽의 조작성이 용이해지는 것으로 커버가 되는지 아니면 다른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상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한 문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섯째, 타구감과 타구음

타구음은 생각보다 요란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고, 타구감은 처음에는 딱딱하다는 느낌이었던 것이 클럽이 점점 손에 익을수록 딱딱하다는 느낌에서 부드럽다는 느낌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딱딱하다는 느낌은 여전했지만 컨트롤할만하다혹은 처음보다 그리 버겁지는 않다정도로 느낌의 변화가 있었다.

 

최근에 느낀 또 다른 타구감으로는 강한 임팩트를 느낄 수 있었다. 딱딱한 타구감과 매치되는 그런 강한 임팩트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쉬울까?

 

여섯째, 조작성과 제어력

내가 클럽을 제어하여 원하는 구질을 만들 정도의 실력은 못 된다. 그저 평소에 내가 하던 스윙대로 조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만 따졌을 때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보다는 약간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 샤프트 강도 ‘A’를 쓰다가 ‘R’을 쓰니 당연한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클럽 메이커마다 샤프트의 강도를 표시하는 기준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면 같은 ‘R’ 이라고 하더라도 메이커마다 실제 강도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점으로 볼 때 MFS 골프의 샤프트 강도 ‘R’은 다른 메이커보다 강한 것이 아닌지 생각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보다 길이가 짧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오는 조작성과 제어력의 우수한 부분은 틀림없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한 달간 스윙을 하면서도 처음의 어색한 느낌은 많이 없어졌고, 점점 편안한 느낌이 더 강하게 전해져 왔다.

 

일곱째, 비거리와 방향성 그리고 관용성

 

방향성은 위에서 구질과 관련하여 말했듯이 나의 스윙이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지 클럽이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슬라이스가 나도록 스윙을 했는데 공이 앞으로 똑바로 나가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도둑놈 심보가 아닐까? 행여 그런 클럽이 있다면 약간의 고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관용성에 관한 내용으로 얘기를 하면 비교적 좋은 편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공이 약간 잘못 맞았을 때도 거리 손실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공이 스윗스팟을 벗어난 지점에 맞았을 때 샤프트가 뒤틀리는 느낌이 조금 강하게 전해져 온다는 것이다.

 

비거리는 10~20야드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 정도의 거리는 기존의 클럽으로도 잘 맞았을 때와 잘못 맞았을 때의 편차 내에 드는 거리이므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라운드에서 평균거리를 측정해본 결과 약 10미터 이상 비거리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었다.

 

결론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결론은 이루다 드래곤 드라이버 챌린지 체험단의 해단식을 앞두고 한 달간 이루다 드래곤을 체험한 소감으로 대신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