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거리를 포기하는 순간 거리가 늘어난다

빈스 윙 2012. 4. 29. 07:30

주위에 있는 골퍼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골프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면 대부분의 골퍼들은 비거리에 대해 상당한 집착내지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드라이버 티샷의 거리가 많이 나가면 세컨샷을 하는데 상당히 수월해진다. 숏아이언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웨지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골프에서 비거리라는 것이 운동적인 능력이 부족해서 늘어나지 않는다기 보다는 마음의 문제로 인해서 비거리를 늘리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거리를 내기 위해서 있는 힘껏 스윙을 한다. 있는 힘껏 스윙을 하는 것도 좋다. 이진명, 앤소니 킴, 미셀위 그리고 이번에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참가한 호주선수 스콧 핸드 등 많은 프로 선수들이 어려서부터 있는 힘껏 스윙 하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물론 한국과는 연습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골프를 배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한국과 달리 오비 지역이 많지 않은 외국에서는 스윙을 마음껏 지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있는 힘껏 스윙을 하라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은 대부분의 골프장이 산악형 골프장이다 보니 오비가 날 걱정에 마음껏 휘두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힘껏 휘두르려면 오비를 각오하든지 아니면 오비를 내지 않을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스코어와 직결되는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비와는 관계없이 무조건 거리가 많이 나야 체면이 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골프, 오비가 나더라도 멀리 보내야 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699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특히 남성 골퍼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거리를 포기하면 거리가 더 난다는 사실을 이미 체험한 골퍼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골프에서의 파워는 힘을 빼는데 있다는 것을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다. 그런데 거리에 대한 욕심이나 환상을 버리지 않고 힘을 빼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항상 나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180미터 남짓 혹은 200미터가 채 안 된다고 말한다. 물론 200미터를 넘기는 티샷을 자주 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재수 좋게 아주 잘 맞았거나, 내리막이거나, 뒷바람이 강하게 불었거나 하는 나의 실력과 평균적인 스윙 외적인 요소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나 역시 평균적으로 200미터를 훌쩍 넘기는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싶다. 하지만 공을 멀리 보내려고 하면 할수록 스윙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힘이 들어가면 갈수록 거리가 덜 나간다는 것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 200미터 정도만 날리면 보기플레이를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세뇌시키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스윙을 하면서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게 되어 자연스럽고 편안한 스윙을 하게 되어 최대한의 비거리를 낼 수 있는 나의 방법이다. 자신이 낼 수 있는 거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장타를 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여기서 자신이 낼 수 있는 거리란 어쩌다 한 번 뒷바람에 내리막에 잘 맞은 샷에서 나온 거리가 아니다. 평소에 평균적으로 낼 수 있는 오차범위 10야드 이내의 비거리를 말한다.

 

거리는 많이 나면 많이 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한, 스윙을 하면서 힘이 많이 들어가게 되고 실제 거리는 더 안 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거리를 포기하면 멀리 보내기 위해서 힘을 줄 필요가 없으므로 힘을 빼게 되어 거리가 더 나오게 된다.

 

아마도 거리를 포기하면서 힘을 빼고 스윙을 해서 비거리가 늘었다는 골퍼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초보골퍼들이 거리를 내는 것은 골퍼의 우람한 신체의 근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포기하는 마음의 근육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공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골프, 정말로 아이러니하다. 멀리 보내기 위해서 멀리 보내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니 말이다. 그리고 공을 멀리 보내는 것은 육체의 근육이 아니라 마음의 근육이라는 말은 골프가 스포츠라기보다는 무슨 철학에서나 나오는 설명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골프가 스윙연습만으로는 잘 할 수 없는 운동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