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연습장 스윙과 달라지는 필드에서의 스윙

빈스 윙 2012. 6. 7. 07:30

골프관련 서적을 읽거나 레슨을 받으면서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보냈던 말들이 많이 있다. 귀를 기울여 듣지 않고 건성으로 들었던 이유는 그 내용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예를 들면 이미지 트레이닝이 골프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나, 리듬과 템포가 중요하다는 말이나, 백스윙은 아무리 천천히 해도 나쁠 것이 없다는 말 등이 그것이다.

 

이런 류의 레슨은 주로 레슨프로에게 배우기 보다는 골프관련 서적이나 유명한 투어프로 혹은 세계적인 골프 지도자들의 말을 통해서 듣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초보시절(지금도 초보지만)에는 그런 말들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을 맞히기에 급급하여 리듬이고 뭐고 안중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프를 하면서 그렇게도 귀에 들리지 않았던 말들이 하나씩 생각도 나고 이해도 되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최근에는 스윙템포에 신경을 쓰면서 연습을 했는데, 지난 주말 라운드를 통해서 그 동안 거의 무시하다시피 한 내용의 레슨들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런 레슨들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주말의 라운드는 골프 라운드의 단적인 결과로 나오는 스코어 카드에 적힌 숫자도 그렇고 실제 라운드의 내용도 너무 형편없는 라운드였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2년 전에 쓴 글 중에 초보골퍼에게는 세 가지 스윙모드가 있다 - http://blog.daum.net/beanswing/173라는 글이 있다. 여기서 세 가지 스윙모드는 연습장 모드, 스크린 모드 그리고 필드 모드이다.

 

그 동안 나는 필드에서의 샷이 연습장에서의 샷과 다른 가장 큰 이유를 공과 두 발의 라이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필드에 자주 나가는 골퍼가 공을 잘 치는 것이 당연하고, 나는 필드에 그리 자주 나가지 못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하고 말았다. 물론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 그것은 필드에서의 미스샷을 공과 두 발의 라이 탓으로 돌리는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필드에만 나가면 달라지는 스윙의 또 다른 원인으로 조급함을 꼽았다. 그래서인지 라운드를 하면서 스윙이 너무 급하다라는 얘기를 종종 듣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동반자나 캐디가 내 스윙을 얼마나 안다고 스윙이 너무 급하다고 말하는지 반문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내 스스로 필드에서 스윙이 달라지는 원인으로 조급함을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스윙의 템포가 빨라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느껴본 일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스윙템포에 신경을 쓰면서 연습을 하다 보니 실제 라운드에서는 연습장에서보다 급하게 스윙을 하는 내 자신을 어렴풋이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백스윙의 템포를 예전보다 최대한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막연히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 샌가 백스윙 템포가 예전처럼 빨라져 있는 것을 수시로 발견하곤 한다. 연습을 할 때도 이렇게 백스윙 템포가 빨라지는데 필드에서 백스윙 템포를 제어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다.

 

어드레스를 하면서 백스윙을 천천히 해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클럽을 뒤로 빼는 순간 이미 급하게 백스윙을 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직은 스윙템포에 대한 연습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백스윙 템포만 조금 죽일 수 있다면 필드에서의 샷도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습장에서의 스윙이 필드에만 나가면 달라지는 이유를 단순하게 스윙템포만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스윙리듬도 원인이 될 수 있고, 심리적인 부분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스윙을 하면서 스윙리듬에 대해 주의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므로 여기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많이 언급했고, 앞으로도 따로 포스팅할 날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스윙템포와 관련한 것을 느끼면서 지금 내가 골프스윙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어쩌면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구력이 좀 더 쌓이고 더 연습을 하다 보면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스윙동작에 많은 오해가 있음을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골프클럽을 휘두른다는 것 그리고 스윙궤도를 유지한다는 것 등도 예전에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는데 어느 날 내가 클럽을 휘두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왜곡된 스윙궤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골프는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주 조금씩 발전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시행착오는 연습과 라운드를 통해서 얻을 수 있으니, 연습과 라운드를 소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골프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