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결과와 과정 사이에서 일희일비하는 골프

빈스 윙 2012. 6. 11. 07:30

 

라운드를 하다 보면 연속으로 행운의 샷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비가 나야 할 티샷이 나무나 바위를 맞고 페어웨이 안쪽으로 들어온다든지, 톱볼이 나서 데굴데굴 굴러간 공이 예상치 못하게 그린에 올라가는 것은 물론 홀에 근접한 곳에 멈춰 서는 경우 말입니다.

 

그런 행운의 샷이 여러 개 나온다 하더라도 반드시 스코어도 그에 상응하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운의 샷이 나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물론 내기골프를 하는 경우에 동반자들은 배가 아플지도 모르지만요.

 

그런데 그러한 행운의 샷은 라운드 할 때마다 나오지는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매번 라운드 할 때마다 그러한 행운의 샷이 나온다면 억세게 운이 좋은 골퍼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운의 샷은 빨리 잊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왜냐하면 과정은 제켜놓고 결과가 좋았던 것만 기억하면서 그것이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처럼 골프를 하다 보면 행운의 샷이 여러 개 나오면서 과정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경우도 있고, 정말 잘 맞아서 거리가 너무 나가는 바람에 오비가 나거나, 정확한 스트로크로 거의 홀에 들어가야 할 공이 홀 앞에서 멈추는 등 과정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골프를 하다 보면 결과와 과정 사이에서 일희일비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여러분은 어떤지요?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입장이신가요? 아니면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요?

 

저의 경우에는 행운의 샷이 나온 그 시점은 비록 미스샷이 행운의 결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아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골프를 그러한 행운의 샷에만 의지해서 할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당장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미스샷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나온 좋은 결과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결과는 좋게 나왔지만 엄연하게 그것은 잘못 친 샷이 맞으니까요.

 

그럼 반대로 과정은 좋았는데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경우는 어떨까요? 과정이 좋았는데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만약 그런 라운드를 하게 된다면 과정이 좋았던 것을 마음의 위안으로 삼을 수는 있겠지만, 그 역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도 좋아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과정이냐 결과냐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과정을 선택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과정이 좋다면 좋은 과정에 대한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기 쉽겠지만, 결과만 좋고 과정이 좋지 않은 라운드는 뭔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좋은 과정은 좋은 결과를 내는 원인이 되지만, 좋은 결과는 항상 좋은 과정 속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과정과 결과에 대한 얘기는 골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목표를 정해두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했다면 그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과정보다 결과가 우선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한 것을 꼭 잘못되었다고만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저는 과정을 우선시 하고 싶고,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으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수 많은 연습장에서 수 많은 골퍼들이 땀을 흘려 연습하는 것은 그 과정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함이 아닌가요? 그리고 과정을 아름답게 만드는 이유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겠죠. 과정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항상 그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정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모여서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좌절과 골프에 대한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골퍼들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여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소기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골프를 즐겨보시는 것이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하면서 오늘 글을 맺습니다. 신나는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