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트레스 받으려고 골프를 하는 건 아닌데

빈스 윙 2012. 6. 13. 07:30

 

골프 라운드를 하다 보면 의외로 골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골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초보골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골프가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싱글을 치는 고수들은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안 받을까? 예상과는 달리 80타 전후를 치는 골퍼들 중에도 상당수가 초보골퍼와 같이 골프가 잘 안 되는 것에 기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아직 초보골퍼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 나는 최소한 80대 초, 중반 타수를 유지하는 골퍼들은 골프가 잘 안 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 치도 못했다. 하지만 그들도 90타를 넘기는 일이 있고, 깨질 듯 말 듯 깨지지 않는 80타라는 장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그럼 골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안 받고는 실력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 때문이란 말인가? 내 생각에는 성격이나 마음가짐의 문제가 더 클 수도 있겠지만, 실력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한다.

 

그 동안 나는 블로그에 즐기는 골프를 하자는 취지의 글을 많이 써 왔다. 그런데 즐기는 골프의 전제조건 중에 하나가 실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하는 고수들이 많이 있다. 내 생각에도 80대 타수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즐겁게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80타 전후를 치는 골퍼들도 골프가 잘 안되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골프실력과 골프를 즐기는 것은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인다.

 

반대로 100타를 넘겨 치면서도 바보같이(?) 즐겁게 골프를 즐기는 친구도 있었다. 바보 같다고 표현한 것은 나 같은 범인이 보았을 때 100타를 넘겨 치면서도 그렇게 즐겁게 치는 것이 정상적인 골퍼의 행동으로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친구의 행동을 보면서 두 가지 느낀 점이 있다. 하나는 골프를 즐기는 것과 실력은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후에 그 친구가 90타 내외를 치는 보기플레이어가 된 것을 보고 즐기는 골프가 그 친구의 실력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공익광고에 이런 문구가 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집니다.’

골프도 마찬가지로 실력이 좋아서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즐기다 보면 실력도 향상되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처음 골프를 접하면서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골프를 시작한 골퍼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골프를 하다 보니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럼 그 스트레스는 누가 주는 것일까? 골프가 골퍼에게 주는 것일까? 아니면 골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일까?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스트레스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받는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라는 글을 읽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누군가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직장상사나 자녀들이 스트레스를 준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그것도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는 것의 착각이라는 것이다.

 

특히, 골프는 골퍼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골퍼에게 스트레스를 줄 리가 없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 골프를 시작한 골퍼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간에도 전국적으로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골퍼들이 열심히 땀을 흘려 가며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무슨 이런 해괴망측한 일이 있단 말인가?

 

초보골퍼가 행복하게 골프를 즐기는 법 - http://blog.daum.net/beanswing/680에서도 언급했듯이 골프에 대한 조급증이나 단기간에 이루기 힘든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정생활이나 직장에서도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많은데, 골프를 하면서까지 스트레스를 생산해 내서야 되겠는가? 이 글을 읽는 모든 골퍼들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한 골프를 했으면 좋겠다. 골프를 통해서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그런 골프를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