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가까이 안경을 착용한 나는 평소에 시력과 골프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6월 17일자 스포츠조선에 야구선수와 시력에 대한 기사가 실린 것을 보고 시력이 골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았다.
야구선수의 경우는 시속 140km 내외의 빠른 공을 정확하게 때려 내기 위해서는 시력이 다른 어떤 신체조건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안경을 착용하는가 하면 라식이나 라섹수술을 받는 선수들이 많다고 한다.
골프선수의 경우 신지애 선수, 노승열 선수, 박세리 선수, 타이거 우즈, 로라 데이비스, 비제이 싱 등의 선수들이 시력 교정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의 경우는 1999년 라식 수술을 받고 그 다음 해인 2000년에 9승을 올리며 상금왕이 됐고, 박세리 선수도 라식수술을 하고 2001년에 5승을 했으며, 로라 데이비스는 라식 수술 후에 바로 출전한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고 한다.
타이거 우즈와 로라 데이비스 그리고 박세리 선수의 경우만 보고 시력이 좋으면 골프가 잘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시력이 나빠지면서 두통도 있었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타이거 우즈 역시 시력 때문에 두통을 호소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력이 좋아지면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도훈 선수는 “집중력도 집중력이지만 티샷을 한 후에 공이 어디에 떨어지는지 잘 알아야 한다. 러프를 깊게 조성하는 대회에서는 공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지 않으면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아무래도 시력이 좋으면 공을 놓치는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고, 자신감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라식수술 이후에 공과 홀이 커 보인다고 했던 타이거 우즈의 말은 의학적으로 볼 때 안경알 도수가 1디옵터 올라갈 때마다 물체의 크기가 약 1%씩 작아진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5디옵터의 근시안을 가진 사람은 실물보다 약 5% 정도 작게 사물을 인식한다니 라식수술 이후에 공과 홀이 커 보이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한때 골프공이 야구공 정도의 크기만 되어도 공을 맞히기가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골프공과 홀이 커 보이면 무엇보다도 심리적인 안정감 속에서 샷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시력이 나쁘면 그린의 경사도나 굴곡을 읽는데도 어려움이 뒤따른다. 나의 경우는 안경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린의 굴곡을 반대로 읽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거의 대부분 캐디가 알려주는 대로 스트로크를 한 뒤에 내가 잘못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내가 그린을 잘못 읽는 것도 시력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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